Jelling 프리스콜레(자유학교)②
Jelling 프리스콜레(자유학교)②
  • 편집부
  • 승인 2018.09.19 21:44
  • 호수 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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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환욱(판동초 교사)

우리나라도 매년 갈등을 겪듯이 시험이나 커리큘럼에 대한 갖가지 변화가 덴마크에도 생기고 있었습니다. 프리스콜레의 모든 커리큘럼이나 과목이 자율이지만 결국에는 공립학교와 똑같은 목표의 일정한 수준에 도달해야 합니다. 즉 가는 길이 자유이기는 하나 그 자율을 얼마나 가져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늘 있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교육시스템 자체에서 수치화에 대한 필요성이 예전에는 없었지만 최근 들어 수치화된 학력에 대한 이슈화 때문에 교육시스템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고민하는 전환기라고 하였습니다. 물론 PISA 성적이 세계 22위라는 이유 하나로만 이런 개혁이 논의되는 것은 아닙니다. 전 세계적으로 세계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다른 나라에 비해서 지금 덴마크 국력의 수준이 어느 정도이며 미래에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논의, 선진국이라는 위상을 언제까지 가져갈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 등에 대답하기 위한 것이죠.

관점을 바꾸어서 이런 상황에서 여러 가지 다양성을 존중하는 학교가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점수 하나로만 학생을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고, 이 학교처럼 특성화된 학교, 그리고 그곳에 맞는 학생들은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양한 가치를 가져가는 프리스콜의 중요성이 훨씬 높게 느껴집니다. 성적으로 줄 세우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것입니다. 학부모님들에게 자녀의 등수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성적은 아이가 지금 행복한지,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지를 측정할 수 없다는 거죠. 또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공립학교와의 비교인데 진학률과 사회적응 측면에서 결국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요식업에 관심이 많았던 학생이 미슐랭 레스토랑에 취업을 하였는데 막상 취업을 하니 행복하지 않아서 지금은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졸업생이 미슐랭 레스토랑에 취업을 했다는 것이 남들이 보기에는 뿌듯할 수 있겠지만 더 뿌듯한 것은 이 학생이 자기 삶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었다는 점이라고 하더군요. 이렇듯 덴마크에서 좋은 삶이란 남들이 부러워 할 직업을 갖거나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학부모가 더 많다고 합니다. 가족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사람이 행복할 수 있으며, 본인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원하는 삶을 사는 것. 이것을 좋은 삶이라 강조하는 교장선생님과의 대화였습니다.

강환욱(판동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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