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수레바퀴는 보은 땅을 구른다 ④
역사의 수레바퀴는 보은 땅을 구른다 ④
  • 편집부
  • 승인 2018.09.19 21:43
  • 호수 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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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용 시민기자(보은어암, 글·그림 작가)

조헌 의병의 단 세 번의 전투, 즉 수리티, 청주성, 금산성 전투로 조헌은 친구인 이순신이 지키는 남해의 배후 전라도 곡창지대를 보전했다. 이로써 7년 동안 이순신은 등 뒤 걱정없이 바다에서 왜적을 섬멸하며 조선을 지켜낼 수 있었다. 조선의 명줄은 전라도에서 보내는 곡식에 매달려 있었다.

조헌은 보은의 수리티를 승리의 꼭짓점으로 여겨 이 땅 보은현감을 자청했던 것이다. 수리티 승리의 여세를 몰아 청주성을 탈환, 그 힘을 모아 들이친 금산성 싸움! 정문일침, 최후의 일격에 왜적은 치명상을 입고 도망쳤다. 실로 '의'를 위해 죽은 조헌의 결기가 조선을 구했던 것이다.

그런데 잘 보면 조헌 의병들이 높이 내걸고 다니던 깃발들에 쓰여진 글자는 '척왜', '창의', '보국', '근왕'이라고 돼 있었다.

바로 300년 후 보은 땅 동학의 장안집회 곳곳에 나부끼던 깃발들의 내용과 똑같지 않은가? 놀라운 역사의 반복과 보은 땅의 연결고리는 우리에게 이토록 시사하는 바가 많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우리 보은 땅에 깊은 자국을 남기고 지나갔던 것이다.

현재 보은의 수리티 아래 차정리에는 '후율사' 사당이 있다. 스승 율곡의 뜻을 따라 백성을 사랑하고 그들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 현실의 온갖 부조리와 '경장'하고자 했던 '의(義)'로운 사람, 조헌! 그 뜻을 같이 해 순국한 20위의 의사들이 모셔져 있는 곳이다.

임란발발 300년 후 1894년인 고종 31년. 군국기무처는 김홍집을 총재로 하여 17명의 의원 명의로 내정개혁안을 의결, 발표했다. 조선 민중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던 많은 폐정들이 개혁된 내용으로 신분제 철폐, 과부 개가 등 봉건제도가 이로써 완전히 폐기됐다. 이것이 바로 갑오경장(甲午更張)이다.

율곡의 백성사랑을 위한 '경장', 조헌의 백성사랑을 위한 '의(義)', 동학농민군의 민민평등한 정의로운 새 세상 '광제창생', 그들이 염원했던 '사람이 하늘'이라는 이 모든 뜻이 이곳 보은 땅에서 일어나고 이 나라에서 차츰 이뤄져 가고 있다.

율곡과 조헌이 이 땅을 다시 보게 된다면 "음, 백성을 위한 '경장'이 잘 이뤄지고 있군." 이렇게 생각하며 흐뭇해 할까?

그리고 우리는 선조들의 그 뜻을 이루기 위해 제대로 잘 해 나가고 있는 것일까?

얼마 전 필자는 보은동헌을 지나면서 건물을 보수하는 분들이 무더위 속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 옛날 조헌 선생이 현감으로 일하시던 보은동헌!. 이곳을 잘 본존하고 있구나 하고 속으로 기뻐했다.

독도만큼은 죽어도 자기네 땅으로 만들겠다는 일본! 웅대한 기상으로 한족의 중국에 굴하지 않고 도전했던 고구려 발해의 한민족의 역사를 중국역사의 지방정부로 폄하하고 유사시 북한을 점령하려는 동북공정을 진행하고 있는 중국!

우리는 훌륭한 선조들의 높은 기상을 배우고 민족적 자긍심과 강인한 정신력으로 역사를 지키고 민족의 비전을 정립해 미래로 나가야 한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지금도 끊임없이 구르고 있으므로. 바로 보은 땅에서도….(끝)

이주용 시민기자(보은어암, 글·그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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