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평생교육진흥원 시낭송대회 전갑순 어르신 장려상 수상
충북평생교육진흥원 시낭송대회 전갑순 어르신 장려상 수상
  • 편집부
  • 승인 2018.09.12 22:09
  • 호수 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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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길 시민기자

지난 9월 13일 충주에서는 충청북도의 문해교육기관들이 모여 한마당 잔치를 열었다. 

시낭송대회와 운동회, 그리고 시화전시회 및 노래자랑과 동아리 활동으로 꾸준히 익힌 실력들을 보여주었다. 특히 진천의 연극동아리 어르신들이 보여준 '금도끼 은도끼'는 인기가 최고였다.

시낭송대회에 참가한 전갑순님은 평소에 말도 잘 안하고 무뚝뚝한 남편이 '떨지 말고 잘 하고 오라'는 말에 고마워서 떨지 않고 잘할 수 있었다고 자랑하셨다. 

태어나서 상을 처음 받아 본다는 전갑순 님은 영어와 한자도 으뜸이시다. 함께 응원 간 서연식, 황예순, 이옥순 님은 자신들이 그린 시화 앞에서 사진도 찍고 자신들이 쓴 글이 책으로 인쇄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계기도 되었다.

충북평생교육진흥원 주최 시낭송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전갑순 님의 글이다.

아들에게

1966년 2월 25일 날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도 못 갔다.

그날부터 일 많이 하게 됐다.

시아버님은 위암이라 식사도 못하시고

남편은 군인을 갔다.

시어머니가 재취로 오셨다.

남매가 있었다.

그 해 8월

시아버님은 돌아가시게 됐다.

집 한 채 두고

시어머니가 재산 분리를 하자고 하여

나는 그 집을 시세대로 덥석 사 버렸다.

걱정이 많았다,

돈 버는 것은 다 했다.

영동 세무서에 가서 하숙 허가를 내고 하숙도 했다.

빚도 많고 살기가 힘들었다.

그러다 첫딸을 낳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렇게 기르고, 장사하고 정신이 없었다.

4남매를 교육 시키고 나니

큰딸이 시집을 가고

아들도 장가를 가서 참 많이 좋았다.

손자 형제도 두었다.

이제는 사는 보람을 느끼고 있다.

못해 본 공부를 하고 있다.

흙사랑 앞까지 몇 번을 갔다.

결심하기가 어려웠지만 입학하고 보니 잘했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편지 쓰기도 한다.

아들, 딸한테 써 본다.

엄마는 다리가 많이 아프다.

일요일, 아들 집에 가려고 한다.

손자 박연재, 박용재 보고 싶다.

사랑한다.

잘 있거라.

- 엄마 전갑순 -

박옥길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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