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모니터링단, 의회 조력자로 기대하는 것이 과한가
의정모니터링단, 의회 조력자로 기대하는 것이 과한가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8.09.06 09:03
  • 호수 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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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정이나 의정을 감시하는 활동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활동이다, 주권을 찾는 활동이기도 하다.

선거 때마다 공직자들을 선출만 해놓았지 이들에 대한 평가는 물론 국회든, 도의회든, 지방의회든, 그리고 군수든, 도지사가 주민들을 위해 무슨 활동을 하고, 무슨 일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들이 벌인 일들이, 활동이 나 개인에게 이익을 주는 것인지에만 관심을 가졌다. 이렇게 주민들이 제대로 감시하지 않는 상태에서 지방자치는 27년 역사, 민선자치단체장 23년의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그 긴 세월동안 우리는 농익은 지방자치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얼마 전 의원들에게 당근도 주고 채찍도 가해 의회의 성숙도를 높이겠다는 보은군의정모니터링단이 결성됐다. 의정활동을 제대로 평가해보겠다는 의욕을 갖고 청주의 NGO센터의 지원을 받아 관련 교육도 수강했다.

9월 10일 창립총회를 통해 본격 출범하면 8대의회 임기 개시 후 첫 군정질문부터 행정사무감사까지 모니터링을 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주민들이 목소리를 내겠다는 용기와 관심에 대한 박수를 보내기도 전에 모니터링단 참여자들의 면면이 알려지면서 곱지 않게 보는 부정적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정치 참여, 자치활동에 특별한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니고 누구나 가능한 것이지만 지난 지방선거 때 정 군수 선거운동에 관여했거나 지역에서 친 정 성향으로 분류하는 사람들이 많이 포진해 의회를 압박하기 위해 조직된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8대군의회 의원 중 군수와 같은 한국당 소속은 3명에 불과해 숫자적으로 5명인 민주당에 밀리기 때문에 군수가 하려는 사업을 제동 걸 것이라는 짐작에 친 정 성향으로 분류되는 다수가 의정 모니터링단에 참여해 군의원들을 조정하는 압력단체로 변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의 평가다.

이는 7대의회에서 군의원 8명 중 군수와 같은 한국당 의원이 6명이나 돼 군수가 하고 싶은 사업은 거의 제동없이 통과됐으나 8대 의회는 정반대로 정 군수 소식의 한국당의원은 3명에 불과해 위와같은 분석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같은 지적에 보은군의정모니터링단의 한현수 회장은 부정적으로 보는 주민들도 있지만 진정성을 설명하고 있고 절대 군수를 위한 친위부대가 아니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지역이 발전하고 주민들의 잘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편으로 의정모니터링을 하는 것이며 활동을 하면서 군정에 대해 비판할 것이 있으면 서슴지 않을 것이고, 대안도 적극적으로 제시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본격 시작하기도 전인데 이같은 불편한 시선, 부정적 선입견으로 활동이 위축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순수한 모니터링을 하는 기능에 충실하면 오해는 오해로 끝나고 해소될 것이다. 한현수 회장의 포부대로 의정모니터링단이 제대로 활동하길 희망하면서 의정못지 않게 제왕적 민선군수로 대별되는 집행부에 대해서도 매의 눈초리로 감시활동을 할 것을 주문한다.

사실 지방의회와 민선군수는 지방자치의 양대 수레바퀴라고 하지만 실거주 3만명이 채 되지 않는 보은군에서 의회는 통과의례 거수기에 불과했던 게 사실이다.

파워면에서 군의회는 군수에게 절반의 유효도 따내지 못하고 항상 한판 패를 기록해왔다. 군의회가 의결기관으로서 조례를 재개정하고 예결산 심사의결, 군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  군과는 기관대립형 관계이지만 이는 명목일뿐이다.

집행부는 물론 의회 공무원의 인사권과 조직권까지 모두 군수가 쥐고 30년 경력의 실과장들이 포진해있는 군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는게 만만치 않다.

이렇게 의회가 힘이 없는데 군민들이라고 힘이 있는 것은 아니다. 보조금을 받아야 하는데 나를, 그리고 내 사업을, 우리 단체를 평가하는 주체가 군수로 대별되는 군이다. 대상자를 선정하는 키도 군수로 대별되는 군이 쥐고 있다. 군민들은 혹시라도 트집잡힐게 있을까봐 노심초사하기도 한다. 불합리성을 보고도 말문을 닫는다.

이같은 구조만 봐도 막강한 권력을 가진 군정감시가 의정감시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의정모니터링단은 의회와 대립, 의원 망신주기가 아니라 주민을 위한 군정, 더 나은 지방자치,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협조자가 되면 좋겠다. 그리고 출범 당시에 가진 의욕과 지향점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모니터링단 스스로를 곧추 세우는 일도 잊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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