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두리봉사회 집수리 봉사
곰두리봉사회 집수리 봉사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8.09.06 08:40
  • 호수 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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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맛비만 내리면 배수가 안돼 마당물이 마루까지 들이치는 보은읍 죽전리 한 어르신 집을 수리하고 있는 곰두리 봉사회원들.

장애인을 후원하는 봉사단체인 곰두리봉사회(회장 김기남)가 집수리봉사에 두 팔을 걷어부쳤다.

폭염의 기운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한 낮 기온은 30도를 육박,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에도 아랑곳 하지 않은 회원들은 깨끗하게 수리된 집에서 생활할 할머니 생각에 심신의 고됨은 모두 날려 버렸다.

지난 9월 2일 꿀같이 단 주말 휴식을 뒤로하고 회원들은 아침 일찍 보은읍 죽전리 구순이 넘는 할머니가 홀로 거주하는 집으로 모였다. 할머니를 돌보는 요양보호사의 추천을 받고 도착한 집 형편은 입이 벌어져 다물어지질 않을 정도로 열악했다.

@@@뜨락은 온갖 잡쓰레기로 가득 차 사람이 집안으로 들어가기도 힘들 정도였고 도로보다 집이 한 질(길) 이상 낮아 배수가 걱정됐는데 아니나 다를까 홍수가 나면 마당에 떨어지는 빗물이 빠져나가지 못해 마루까지 차고 올라오는 집이었다. 마당이 흙이어서 시간이 지나면 땅속으로 스며드는 것이 오히려 다행스러울(?) 정도였다.

집안의 습한 기운은 벽으로 스며들어 곳곳에 곰팡이를 피웠다. 나무로 된 마루문은 물기를 많이 먹어 썩고 열고 닫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주거환경이 열악했다.

회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달려들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뜨럭의 쓰레기를 모두 치운뒤 그 자리에 벽돌을 쌓고 콘크리트를 쳐서 제대로 뜨락을 만들었다. 곰팡이가 핀 벽지는 뜯어내고 전선이 보일 정도로 벗겨진 전선 피복을 다시하고 전등은 엘이디 등으로 교체했다. 한 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어서 회원들은 손발이 착착 맞았다. 도배, 장판, 전기, 보일로, 콘크리트, 페인트 등 회원들이 전문 기술자여서 집수리가 더욱 수월했다.

열고 닫기 힘든 나무로 된 마루문도 새시 문으로 교체해 새 집으로 만들었다. 물건 하나도 버리지 못하게 했던 구순이 넘는 할머니는 그제야 참 좋다며 고마워했다.

이날 집수리하는데 드는 비용은 대추축제 때 떡을 만들어서 판 수익금을 모아 보탠 것이다. 김장 1천포기 하는 비용을 제외하고 1년에 상하반기 두차례 집수리 봉사를 하는데 소요비용이 워낙 크기 때문에 회원들은 축제 때 떡 파는 행사를 설렁설렁 할 수가 없다. 회원들이 노력해서 모은 수익금이 이렇게 좋은 주거환경을 만드는데 사용되고 또 깨끗하게 단장된 집을 선물받은 당사자들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고마워할 때 회원들은 그동안 쌓인 하루의 고단함이 모두 가신다.

"먼지 묻은 옷은 빨면 돼요. 하지만 우리가 이일을 하지 않으면 열악한 환경의 어르신들이 생활하기는 더욱 힘들겠죠. 그래서 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하고 있어요."

김기남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은 서로에게 고생했다며 격려하고 봉사자로서의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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