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 토끼와 계수나무
달나라 토끼와 계수나무
  • 편집부
  • 승인 2018.08.23 09:05
  • 호수 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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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옥

짜증 낼 기운도 빼앗아간 무더위가 계속되었다. 우리나라만 더웠던 건 아니었다는 것에 위안을 삼기에는 심상치 않은 더위였다. 얼마 전 뉴스에는 스위스 알프스의 가울리 빙하가 녹아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 악천후로 불시착한 미군 전투기의 잔해를 발견했다고 한다. 전투기 잔해 발견과 불시착 당시에 생존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대단하지만, 빙하를 녹일 정도의 더위가 지속하였다는 것이 더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또 새끼 북극곰이 플라스틱을 먹이인 양 뜯어먹고 있는 모습도 환경단체에서 촬영해 공개했다. 사람이 사는 곳과 수백 킬로미터가 떨어진 곳에서도 사람들의 쓰레기가 있다는 것에 놀랐다.

산업과 과학의 발달로 사람들의 생활은 편하고 풍요로워졌다. 사람은 하늘을 나는 것을 열망했고 비행기를 만들어 하늘을 나는 데 성공했다. 더 많은 물건을 빠르게 만들기를 원했고 그에 맞는 기계를 만들어 생활의 편안함을 느끼며 산다. 자동차는 생활의 필수품이 되었고, 더 빠르게 외치며 여러 형태의 이동 수단을 만들었다. 이런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공장은 더 지어졌고, 빠르게 물건을 소비하며 사람들은 만족했다. 도시는 더 화려해졌고 볼거리와 먹을 것들이 넘쳐나는 풍요로운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이런 풍요로움을 느끼지 못하는 곳이 많고, 이 풍요로움에서 소외된 사람도 많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기후, 종교, 이념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고 그 사이를 각 나라의 이익과 충돌로 상황은 더 악화하며 가는 듯하다.

이렇게 각각의 이해관계로 각자의 이익만을 위해 살아왔고 또 살아갈 것 같다. 힘 있는 자들의 논리 속에 약자들은 원하지 않아도 그 소용돌이 속에서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사람을 위해 만들어지고 행해지는 것들이 사람뿐만이 아니라 동물, 바다 등 자연을 해치고 있다. 또 우주 쓰레기라는 말도 있다.

가끔은 달나라에 토끼와 계수나무가 있을 것 같은 생각을 한다. 1924년 윤극영의 반달이라는 동시를 생각하면 아폴로 11호가 밉기만 하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은하수를 건너서 구름 나라로

구름 나라 지나서 어디로 가나

멀리서 반짝반짝 비치이는 건

샛별이 등대란다 길을 찾아라

어릴 적 마당 평상에 앉아 달을 보며 혹시나 토끼가 계수나무 아래에 있지 않을까 달을 뚫어지라고 본적이 있었는데 이제 그런 여유도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태풍이 우리나라를 관통한다고 한다. 그렇게 왔으면 하는 바람을, 깊은 인연이 아닌 살짝 스치는 인연이기를 바랐으나, 깊고도 너무 깊어 깊은 상처를 줄 것 같아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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