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상황적으로 이건 좀 아니지 않나요?"
농민들, "상황적으로 이건 좀 아니지 않나요?"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8.08.09 09:19
  • 호수 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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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해보험 홍보도 좋지만 가뭄·폭염기에…

우리나라에서 근대적 방식의 기상관측은 1907년 10월 1일 시작됐다고 한다. 서울에 대한제국 농상공부 산하 관측소가 세워져 기관 차원의 공식적인 기온 측정이 시작된 지 111년째다. 기상청에서는 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되면 폭염주의보를, 35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되면 폭염경보를 발령한다.

기상관측 이후 폭염경보가 발령된 적은 몇 차례 있지만, 올해처럼 역사적인 폭염으로 기록됐던 시기는 1930~40년대가 처음으로 평가된다. 1939년은 폭염일수가 19.3일을 기록, 111년의 기상관측 역사상 2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1942년 8월 1일에는 최초로 대구의 기온이 40도를 넘어섰는데 이 기록은 76년간 깨지지 않았다. 이후폭염은 있었지만 올해 폭염의 역사를 갈아엎었다. 올해는 특히 밤에도 30도를 보이는 초열대야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보은은 성주리에 있는 관측소에 기록되는 자료를 기준으로 하는데 여기에 잡힌 보은군은 올해 최고기온은 7월 24일에 세운 37.3도다. 이후에도 매일 35, 36도를 넘나들고  있다.

여기에 가뭄까지 계속되는 바람에 대지는 타들어 가고 있다.

7월28일 35미리 가량 내리긴 했으나 기온이 워낙 고온이어서 모두 중발해버렸다. 물기 한모금 먹지 못한 농작물은 마르고 생육이 어려울 정도다. 가축들도 더위로 인한 스트레스에 식음을 거의하지 않을 정도다. 지하수도 점차 고갈돼 관정물이 딸리고 있다. 마실 물을 구하기 위해 양동이를 머리에 이고 수십리길을 걷고, 물웅덩이는 오염돼 식수로 사용하지 못하는데도 살기 위해 마시는 아프리카의 대재앙이 우리에게 다가오지 말란 법이 없다.

이같이 폭염과 가뭄은 한반도 전역을 뒤덮었다. 이런 시기에 풍수해 보험을 홍보한다고 한다.

각 읍면 이장회때마다 풍수해보험을 설명하고 있는데 회의에 참석한 이장들이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가뭄으로 농작물이 배배돌아가서 태풍을 기다릴 정도로 비가 아쉬운 상황인데 풍수해보험을 들라고 홍보하는 것은 농민들의 화를 돋구는 것이라며 발끈하고 있다.

지난 8월 7일 열린 장안면 이장회의에서도 풍수해 보험관련 홍보가 있었는데 이 설명을 들은 모 이장이 반발이 있었다. 농민들은 가뭄과 폭염으로 농작물 작황이 안좋아 올해 수확할 게 있을지 걱정이 태산인데 풍수해 보험을 들라고 홍보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홍보를 하더라고 상황을 참작해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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