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FC 사태,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보은FC 사태,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8.08.09 08:25
  • 호수 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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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참교육의 한길을 걸으며 교육적 신념을 지켜온 보은중 권오창 교감이 보은경찰서와 인권위,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의 각종 조사결과 무혐의로 귀결되면서 보은FC 사태가 종지부를 찍게 됐다.

스포츠마케팅과 지역경제활성화라는 명목으로 지역을 기반으로 하지 않은 보은FC 창단은 무리수가 뒤따랐다.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성장기 청소년에게 집단생활은 남성만의 서열문화와 체육계통의 조직문화 등으로 갈등의 소지가 많았고 안정적 가정의 돌봄 하에 운동생활과 학교생활이 조화를 이뤘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해 결국 학교폭력 사건이 2차례 반복되면서 창단 6개월만에 해체돼 상처투성이로 일단락 됐다.

그러나 그도 잠시, 공권력과 국기기관이 권오창 교감에 대해 형사입건 등 각종 법의 잣대로 굴레를 씌우려 했다.

여기에 지역사회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다. 당시 취재원 보호차원에서 기사화 하지는 않은 여러 사건들 중 대표적인 사례 하나를 든다면 지역 유력 인사모임 자리에서 '학교에서 사과하면 형사입건된 사건을 무마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보은중에 지역인사들의 항방, 방송국의 기습취재 등이 이뤄졌다. 또 초등학생 6학년 추가로 위장전입 전학시도가 좌절되자 군수비서관과 지역단체장이 초등학교를 방문하는 압력행사(?)와 체육단체들의 기자회견 등. 보은FC 사태 관련해 상상을 초월하는 지역사회의 움직임과 학부모 사이의 갈등이 이어졌다.

보은FC가 창단되기 까지는 정상혁 군수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2016년을 시작으로 학생 선수들이 2017년 3월 전학을 하고 7월에 창단, 권 교감은 뒤늦은 지난해 9월에 부임했을 뿐이다.

정년을 앞두고 고향에서 후배인재양성에 아름다운 마무리를 짓고자 청사진을 들고 온 그의 눈앞에 위장전입과 학교폭력 등의 문제가 그를 맞이했다. 눈감고 모른척 할 수도 있지만 보은교육과 고향을 걱정하는 그의 양심은 침묵할 수 없었다. 그런 그에게 지역사회는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버거운 짐을 지게 했지만 굴하지 않았다. 여기에 지역의 행동하는 양심적 인사들과 청주와 충북 전체로 구명운동이 확산되면서 진실이 승리하는 결과를 얻었다.

교육적 관점과 지역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스포츠마케팅의 한계를 보며 행동하는 양심이 작용하지 않았다면 향후 보은교육의 미래는 어떠했을까.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지역사회의 거대한 힘이 소수의 행동하는 양심에 의해 무너졌다.

보은FC 사태는 작은 지역사회에 커다란 경종을 울리는 대표적 사건으로 회자될 것이다. 또 머지않은 미래에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갈림길, 선진국형 체육변화의 바람 속에서 희대의 웃지못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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