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경남 김해시의 바라COOP
③경남 김해시의 바라COOP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8.07.18 23:33
  • 호수 4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함께 아이 키워요"

독박육아 끝, 공동육아에서 행복길 찾다

엄마라면 누구나 한번 즈음 찾아오는 우울증. 독박육아 스트레스로 엄마의 우울감은 나날이 증가한다. 내 자식이라 예쁘고 덧없이 행복하지만, 남편이 없는 시간에 찾아오는 스트레스, 사회적 기반이 열악한 보은군, 가부장적인 문화가 팽배한 보은군의 엄마들은 고립되기 마련이다. 견디다 못해 칭얼대는 아이에게 모든 스트레스를 풀어버렸을 때 뒤늦게 찾아오는 자괴감에 홀로 눈물로 보낸 날이 얼마일까? 본보는 보은군의 보육환경을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기반 형성, 공동육아를 통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보은의 아이들은 행복한 환경에서 성장하고 있을까?
② 보은군 육아맘들이 느끼는 어려움
③ 공동육아의 선진사례1. 경남 김해시의 바라COOP
④ 공동육아의 선진사례2. 세종시를 가다
⑤ 공동육아의 선진사례3. 서울 은평구 숲동이 놀이터
⑥ 공동육아의 선진사례4. 부천 공동육아협동조합 산어린이집
⑦ 보은지역에 실정에 맞는 공동육아의 출발 1.
⑧ 보은지역에 실정에 맞는 공동육아의 출발 2.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남 김해시는 20년전 인구 32만에서 매년 증가해 10년전 50만을 넘기고 올해 55만에 이른다. 인구가 증가하는 김해시는 상대적으로 젊은인구가 많고 아이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렇지만 엄마들의 '독박육아'는 농촌인 보은과 매한가지였다.

이에 엄마들이 뭉쳤다.

'공동육아협동조합 바라COOP(이하 바라쿱)'의 신정연 이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평범한 엄마들이 모였다

바라쿱 신정연 이사장은 아이를 기르며 이유식 가게를 운영하는 평범한 주부였다.

"유아관련 가게를 운영하다보니 같은 직종의 엄마들을 알게 됐죠" 오감발달 전문강사, 베이비 스튜디오, 산후조리원 등. 모두 유아관련 자영업을 하는 엄마들로 당시 그녀들에게는 3~7세의 아이들이 가정마다 있었다.

이렇게 모인 8가정의 엄마들과 아이들이 모여 동화책을 읽거나 놀이도 즐기고 급한 일이 있을 때에는 서로 아이를 돌봐주는 품앗이 육아도 진행했다. 이후 정기적 모임과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보다 체계적인 엄마들의 모임으로 가꿔갔다.

"그렇게 시작하다가 김해시의 모든 엄마들이 우리처럼 육아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정보를 나누며 소통의 공간을 필요로한다는 것을 알게 됐죠"

엄마들의 로망, 맘카페를 열다

가정마다 돌아가며 모임을 하다보니 불편함이 많았다. 자기집 순서가 되는 엄마는 전쟁을 치르는 기분이었다.

"자기 애보랴, 손님 대접하랴, 다 가고나면 뒷정리 하랴..." 이래서는 공동육아는커녕 엄마들이 골병들게 생겼다.

"그래서 맘카페를 열자고 생각했죠" 그러나 공간을 구하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그녀가 운영하고 있는 이유식 가게가 모임의 거점이 됐다. 이후 그곳에서는 엄마들이 자유롭게 얘기를 나누며 아이들은 안전하게 놀며 정기적 영유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행복한 공간이 됐다.

육아커뮤니티 '맘바라'

신 이사장과 회원들은 2015년 4월 인터넷 소통공간 '맘바라'를 개설했다.

"맘바라를 개설하고 어린이날을 맞아 회원모집을 위해 공원에서 작은 행사를 하게 됐어요" 크고 화려하진 않지만 솜사탕을 나눠주고 페이스페인팅, 네일아트 등 작은행사에 많은 엄마들이 모였고 당일 200명의 회원이 모집됐다.

"엄마들이 이렇게 까지 목말라 하고 있을지 미처 몰랐고 폭발적 반응에 놀랐죠" 엄마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공동육아, 함께육아를 꿈꾸고 있었다.

이후 맘바라는 프리마켓인 '바라마켓'을 열고 읍면동별 정기모임, 체육대회, 아빠 어디가?(아빠와 아이만 떠나는 감성여행), 영유아 오감발달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특히 바라마켓은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6월 22일(금)에 열린 바라마켓에는 판매와 체험부스가 104개나 됐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있을 시간인 낮시간대에 엄마들은 쇼핑을 즐기며 7080세대의 추억을 상기하며 이벤트에 참여하고 즉석 경매를 통해 사회적나눔과 맘껏 웃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또한 경제바라마켓도 매월 진행한다. 경제마켓은 토요일에 개최해 벼룩시장을 열고 엄마와 아빠, 아이가 함께 하는 프리마켓이다.

또한 '아빠 어디가?'는 아이와 아빠만 1박2일 캠프를 떠다는 여행인데, 엄마들의 커다란 호응을 받고 있다. 올 가을에는 '엄마 어디가?'를 열어 아이는 아빠에게 맡기고 엄마들의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공동육아협동조합 바라COOP

신 이사장은 맘바람 회원이 3천명을 넘었을 때 협동조합을 설립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회원들과 서울 성미산 마을공동체와 모기동마을을 방문하고 마을공동체를 위한 공부와 협동조합 관련한 공부도 부단히 했다.

3년간의 준비를 마치고 올 1월 바라쿱 협동조합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갔다.

'시민시장' 사업을 통해 경력단절 여성들의 취업과 창업을 유도하며, '손주보듬'을 통해 어르신 일자리 창출과 세대공감, '안심간병'은 맞벌이 부부들이 병간호 고충을 해결하고 젊은 엄마들의 일자리 창출, 오감발달 교육, 품앗이육아, 전문인력양성, 조합원 교육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렇게 맘바라를 기반으로 한 바라쿱 협동조합의 활동이 플러스 되면서 맘바라 회원은 현재 6천200명으로 늘었고 조합원도 계속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공동육아에 성공하려면?

공동육아, 모든 엄마들이 바람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맘바라에서 바라쿰까지. 쉽지 않았죠" 처음에 엄마들과 아이들이 어울려 놀때까지는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역공동체를 지향하며 공동 육아, 함께 육아를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회원들의 생각의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됐다.

"진짜 많이 울었어요. 그렇지만 포기할 수가 없었죠"라며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

공동육아를 하다보니 내아이가 행복한 만큼 이웃집 아이가 행복했고, 엄마들이 함께 웃고 우는 과정에서 정이 넘치는 우리동네가 되는 것을 조금식 체감했다.

"김해시 삼계동은 바라쿱 엄마들이 모이는 문화심터와 교육공간이 있는 곳이죠" 그녀가 말하는 삼계동은 가야대학교와 초중고 17개 학교가 있는 김해에서도 젊은 동네이다. 그러나 최근 김해시에는 신도시 조성을 위한 난개발과 뉴타운 건설 등으로 새로운 환경이 조성되게 된다.

"마을주민 모두가 육아에 동참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육아에 지친 엄마들의 일상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고 싶어요" 그녀는 아이를 키우는 것은 가정에만 맡겨져서는 안되며 엄마에게만 독박을 씌워서도 안된다고 강조한다. 아이는 마을이 키우는 것으로 동네 할머니가 아이의 할머니가 되고 이웃집 아주머니가 동네 이모가 되며 동네 형, 오빠가 우리 아이의 형제자매로 돼야 함을 강조한다.

"공동육아는 엄마들의 고민에서 작게 시작됐지만 결론은 마을로 귀결됐죠"라며 그녀는 새로운 길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내 환한 미소를 보였다.

김선봉·김경순·박옥길 공동취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