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보은군 육아맘들이 느끼는 어려움
②보은군 육아맘들이 느끼는 어려움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8.07.12 10:04
  • 호수 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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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박육아 끝, 공동육아에서 행복길 찾다

엄마라면 누구나 한번 즈음 찾아오는 우울증. 독박육아 스트레스로 엄마의 우울감은 나날이 증가한다. 내 자식이라 예쁘고 덧없이 행복하지만, 남편이 없는 시간에 찾아오는 스트레스, 사회적 기반이 열악한 보은군, 가부장적인 문화가 팽배한 보은군의 엄마들은 고립되기 마련이다. 견디다 못해 칭얼대는 아이에게 모든 스트레스를 풀어버렸을 때 뒤늦게 찾아오는 자괴감에 홀로 눈물로 보낸 날이 얼마일까? 본보는 보은군의 보육환경을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사회적 기반 형성, 공동육아를 통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보은의 아이들은 행복한 환경에서 성장하고 있을까?
② 보은군 육아맘들이 느끼는 어려움
③ 공동육아의 선진사례1. 경남 김해시의 바라COOP
④ 공동육아의 선진사례2. 세종시를 가다
⑤ 공동육아의 선진사례3. 서울 은평구 숲동이 놀이터
⑥ 공동육아의 선진사례4. 부천 공동육아협동조합 산어린이집
⑦ 보은지역에 실정에 맞는 공동육아의 출발 1.
⑧ 보은지역에 실정에 맞는 공동육아의 출발 2.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본보는 지난 6월 30일 '보은맘(리더 김상미)' 밴드 회원과 보은교육지원청(교육장 류인협)이 주최한 플리마켓 행사장에서 육아맘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독서동아리 '가온누리' 회원들이 유치원과 어린이집 학부모를 대상으로 추가 설문조사를 진행해 총 116명이 참여했다. 현재 미취학 아동수 1천259명을 감안했을 때, 영유아가 있는 가정이 최소 6~700여 가정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116명이 응답한 것은 20% 가까운 수치이며 보은군의 육아환경을 파악하는 객관적 자료로 손색이 없다 여겨진다. 이러한 자료가 모아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보은맘 김상미 대표를 비롯해 가온누리 이민영 대표 및 회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보은 육아맘 80%가 독박육아

누구나 예상하겠지만 이번 설문조사 결과 보은군의 엄마들이 차지하는 육아분담 비율은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5~60%를 엄마가 담당한다고 대답한 사람은 13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11%를 차지했다. 7~80%의 응답자는 52명으로 45%이며 9~100%는 41명으로 35%, 기타 친정부모나 시부모, 부부가 동등하게 분담하는 경우는 10명으로 9%로 집계됐다. 결론적으로 일명 '독박육아'라 볼 수 있는 70~100%의 응답률은 80%로 나타나 보은 육아맘들의 고충이 느껴지는 결과를 보였다.

 

연령대별로는 2~30대 육아맘들의 70~100%의 응답자는 45명으로 독박육아 비율이 67%인 반면에 40대 여성은 87%가 독박육아에 해당됐다. 더구나 40대 여성들은 자영업이나 직장근무 비율이 젊은층보다 높게 나타났음에도 육아부담은 젊은층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3자녀 한달 육아비용, 대부분 90만원 이상

한달 평균 육아에 드는 비용에 대한 조사결과는 20만원 이하가 4.1%, 3~40만원 26.0%, 5~60만원이 34.2%, 7~80만원이 19.2%, 90만원 이상이 전체의 16.4%를 차지했다. 가장 많은 비율을 보인 5~60만원과 3~40만원의 육아비용의 응답자 중 대부분은 자녀 2명을 기르는 사람들의 답변이 많이 차지했으며 3자녀 이상일 경우에는 70~80만원 사이와 90만원 이상 비용이 들어간다고 답변했다.

 

 

주말 갈곳 없다. 엄마들 가장 큰문제로 꼽아

보은 육아맘들의 보은군 육아환경에 대해 '주말에 갈 곳이 없다'라는 응답이 전체의 32.2%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병원문제가 21.7%로 나타났다. 최근 한양병원에 소아청소년과가 생겨 이후 엄마들의 체감도는 줄어들 수 있겠지만 여전히 주니어 치과 부재로 큰병이 났을 때의 문제 등으로 엄마들은 불편함을 나타냈다.
다음을 차지한 것은 '365일 엄마와 아이가 맘편이 갈 수 있는 공간이 없다'에 14.7%, 독박육아와 파트타임 돌봄서비스는 각각 11.9%로 공동4위, 기타순으로 나타났다.

 

아이는 놀고 엄마 공부하거나 쉴 수 있는 키즈카페 원해요

현재 보은읍 중심지 활성화사업 추진위에서는 유아를 위한 공간마련을 준비중에 있다. 건평 60여평의 2층 건물로 보은도서관 맞은편에 계획되고 있는 가운데, 엄마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보육서비스에 관련된 질문에 대한 결과이다.
엄마들이 가장 원하는 시설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 노는 키즈카페'였으며 30.9%에 달했다. 다음으로는 오감발달, 독서놀이 등 영유아를 위한 교육프로그램과 엄마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22.1%가 원했다. 현재 보건소와 도서관에서 영유아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한정된 수와 주1회라는 교육시간에 엄마들은 목말라 하고 있었다.
다음으로 파트타임 아이돌봄 서비스를 엄마의 19.8%가 응답했다. 이는 갑자기 급한일이 생기거나 자기계발이나 취미생활로 배우고 싶은 교육이 있어도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포기하는 엄마들의 심정을 대변한 결과였다.
다음으로는 15.4%가 장난감 도서관을 원했는데, 짧은 기간만 사용하는 장난감이 너무 비싸 마음껏 사주지 못하는 엄마들의 심정이 엿보이는 결과였다. 이어 상시적 벼룩시장의 필요성을 10.3%가 응답했다. 기타의견으로는 수유공간, 엄마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의 의견도 나타났다.
이는 지난호에 잠깐 소개한 서울시 은평구 숲동이 놀이터의 엄마들처럼 아이는 옆에서 놀고 엄마는 뜨개질을 배우는.. 엄마들에게 쉼터가 필요하다는 응답이었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보은군 엄마들 자연과 놀고 싶다?

원하는 교육놀이 프로그램 설문조사 결과 33.6%가 '자연과 함께하는 바깥 가족 프로그램'을 선택했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보은군에 살면서도 보은맘들은 자연 가족프로그램을 첫순위로 꼽았다. 이는 보은 보육환경 질문에 대해 '주말 갈곳이 없다'라는 답변이 1등을 차지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결과였다. 다음으로는 17.5%가 오감발달, 주말가족프로그램이 16.8%의 결과를 보였다.

특이한 것은 일명 '아빠 어디가' 아빠와 자녀만 하는 캠프에 15.3%의 엄마들이 응답했다. 많은 엄마들이 절대적 휴식이 절실함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기타 독서놀이, 요리, 놀이치료 등의 의견이 나타났다.

아이와 엄마를 위한 사랑방 절실

엄마들이 보은군에 바라는 공공시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아이와 엄마가 자유롭게 모일 수 있는 사랑방, 문화공간' 답변이 27.7%로 1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유아전용 야외 놀이터가 26.2%로 근소한 차이로 2위, 물놀이 시설이 22.7%, 실내놀이터 19.9%, 기타 겨울 설매장 등 3.5%를 차지했다. 실내 놀이공간이 생겼을 때 어떤 시설을 원하는가에 대한 답변으로는 방방놀이시설과 미로 미끄럼틀, 숨바꼭질의 재미를 느끼는 놀이시설, 장난감 등 골고루 답변이 나왔다.

 

함께 아이키워요. 엄마들 공동육아 긍정적
최근 전국적으로 마을이 함께 아이를 키우는 공동육아에 대한 관심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필요성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대한 보은맘들은 공동육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79%가 공동육아의 필요성이 공감했다. 공동육아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면 품앗이 육아, 숲체험놀이, 가족참여놀이, 벼룩시장 등 상시적으로 열리는 것을 희망했다.

 

엄마들의 힘을 보여주자?
보은군에서 보다 좋은 육아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사회적 기반 개선에 엄마들의 관심과 참여의지는 어떻게 나타났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응답자 대부분이 사회적 기반 개선을 위해 적극 참여하겠다고 답했다. 이들은 육아에 지장만 가지 않는다면 서명운동과 토크콘서트, 군청면담, 홈페이지 의견개진 등을 적극하겠다는 답변이었다. 또한 기타 의견란에 "아이와 엄마의 행복을 위해 힘을 모아 꼭 이룹시다"라는 의견이 쇄도했다.

설문지를 바라보면...
이번 설문에 응답한 대부분은 30대가 과반이상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40대 였고,  20대 의견은 많이 반영하지 못했다. 이유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기 전의 아이들을 데리고 엄마가 외출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보은지역에도 직장이나 자영업, 농업을 하면서 육아를 전담하고 있는 엄마들이 많았음을 알게 됐다. 그러나 독박육아 비율에 전업주부와 직장맘의 비율을 구분할 필요가 없었다. 거의 비슷한 수치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보은은 엄마들이 육아하기 힘든 곳이었다. 가부장적인 전통문화, 열악한 객관적 환경, 어느것 하나 엄마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곳은 없었다. 그렇지만 엄마들은 체념하지 않고 무엇인가 해봐아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엄마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가정, 사회가 되길 기대해본다.

김선봉/김경순/박옥길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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