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와 나뭇가지는 역시친구이고...
새와 나뭇가지는 역시친구이고...
  • 편집부
  • 승인 2018.07.04 23:35
  • 호수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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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인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지난 월요일부터  226곳의 기초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들의 새로운 4년 임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보은군도 3선에 성공한 정상혁 군수가 다시 4년의 임기를 시작하였고 군의회도 개원을 했습니다.

이제 정상혁 군수는 3선을 채움으로서 앞으로 있을 선거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에서 오직 군정에만 전념할 수 있는 귀한 임기를 군민으로부터 부여받았습니다. 군 의회 또한 '견제와 균형'이라는 군 의회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이른바 '여소야대'의 황금의석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지방선거의 이러한 결과가 보은군의 진정한 발전을 우한 절묘한 조화라고 생각하며 군민들의 탁월한 선택에 스스로 뿌듯함을 느낍니다.

선거가 끝나고 20여일이 지난 이 시점에서 다시 선거와 관련된 소회를 밝히는 것이 낙선한 여러분들의 아픈 상처를 다시 헤집는 행위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4년 후 우리 모두는 또 선거를 치러야 합니다. 4년마다 치루는 지방선거가 풀뿌리민주주의의 꽃으로 피어나도록 스스로를 진화시키고, 선거가 진정한 민주주의의 축제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담담한 평가와 솔직한 느낌 그리고 진지한 당부를 밝히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1로 당선자 모두에게 부탁드리는 것은 임기 끝날 때 까지 초심을 유지해달라는 것입니다. 당선자들은 선거에서 상대방보다 더 많은 민심을 얻어 당선의 영광을 얻은 것입니다. 흔히 민심을 '물'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물'은 배로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침몰시킬 수도 있습니다. 공익에 봉사하겠다는 초심을 망각하는 순간 민심은 당선자의 삶을 침몰시키는 거대한 파도로 변한다는 것을 늘 가슴에 간직하셔야 할 것입니다.

지방선거의 꽃은 기초단체장 선거 보은군의 경우에는 곧 군수선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군수선거와 관련하여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가장 큰 아쉬움은 민주당 군수 후보를 결정하는 경선과정이 증발된 것이었습니다. 보은군민에게 아주 친숙한 후보와 보은출신으로서 기업가로 성공한 후보 간에 공명정대한 경선이 실시되고 그 결과에 승복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기대했던 보은군 유권자들은 실망이 컸습니다. 그리고 이 실망은 당내 경선과정을 관리하는 민주당 충북도당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자 합니다. 정당이 정당의 뿌리인 당원들의 의사를 결집하는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진행하지 못한다면 정당으로서 존재할 가치가 없습니다.

또 하나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후보자가 직접 상대 후보자의 어두운 개인사를 들추어내는 것입니다. 적어도 한 지역의 수장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상대방의 개인적 흠결을 공격하는 낮은 수준의 선거운동은 자제해야 할 것입니다.

"신령스런 용은 맛있는 먹이를 탐내지 않고 거품 있는 봉황은 새장이 예쁘다고 들어가지 않는다."는 중국의 격언은 앞으로 선거에 출마할 뜻이 있는 분들에게는 꼭 기억해야할 귀한 말씀입니다.

얼마 전에 골동품 경매장에서 서예작품 한 점을 구입했습니다. 그 작품에는 이와 같은 구절이 적혀 있습니다. "好鳥枝頭亦朋友(호조지두역붕우)요, 洛花水面皆文章(낙화수며내문장)이라." 새와 나뭇가지를 친구사이로 보는 시인의 마음이 부러웠습니다. 혹시 이번 선거에서 지지한 후보가 다르다고 해서 이웃을 차갑게 보는 일은 없으신지요?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습니다. 승리의 환희도, 패배의 통탄도 모두시(詩)가 될 수 있습니다. 4년의 세월이 흘러 새로운 물결위에 다시 꽃잎이 질 때 오늘의 통탄이 승리의 환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당선자에게는 겸손을, 낙선자에게는 용기를, 유권자에게는 평상심을 전하는 의미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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