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객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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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승인 2018.06.07 11:55
  • 호수 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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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산외면 탁주리)

다시 선거철이 다가왔습니다.

선거철이 되면 모든 정치인들은 바른 자세를 가지는 듯합니다.

평소에는 국민이, 군민이, 주민이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체감하는 우리국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일단 당선된 정치인들의 태도는 자신이 권력의 주인인양 행동하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선거철에는 다시 국민들에게 군민들에게 주민들에게 허리를 굽히며 자신의 위치를 잠시 깨닫는 듯합니다.

정치인들이야 예부터 그러했으니 그러려니 하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과 같이 생활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단체, 봉사단체의 활동가들이 정치인과 같은 행동을 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 행동의 결과는 우리의 생활과 마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옛것을 지키고자 하는 '보수'와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만들고자 하는 '진보'라는 통념에 따라 시민 활동가들은 스스로를 '진보'라 칭하는 듯합니다. '진보'란 국어사전에 “①정도나 수준이 나아지거나 높아짐 ②역사발전의 합법칙성에 따라 사회의 변화나 발전을 추구함."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 어느 뜻을 따르더라도 결국 현실 세계의 발전적 변화를 추구함에는 변함이 없겠지요. 지나온 역사를 보면 사회의 변화 발전의 중심적 명제는 그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들의 권리가 조금씩 조금씩 더 보장받음으로써 구성원 스스로가 헌법 제 1조 2항에 명시된 것처럼 주인으로써 자리 잡아 가는 것과 비례해서 사회가 발전하는 것에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모든 정치는, 모든 사회활동은 바로 이 사회 구성원 한명 한명을 주인으로 세우는 데 목적이 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단체의 사업 속에서,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는 사람 한분 한분이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주인의식을 가지도록 한다는 것은 그저 사업에 참여시킨다는 것도, 그저 같이 활동한다는 것도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함으로써 사업을, 활동을 통해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생활 속에서 자신감을 갖도록 하여 스스로 주체적 삶을 살아가게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루, 하루의 생활 속에서 스스로의 권리도 인정받지 못하고 감히 주장하지도 못하고 살아가는 수많은 국민들은 참으로 우매하고 미약해 보입니다. 도움 없이는 주체적 삶을 살아가지 못할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은 거대 야당도 진보 정당도 어떤 단체도 하지 못한 일을 해내었습니다. '2016년~2017년의 광화문 촛불 집회'가 그것이었습니다. BTS가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하며 세계 젊은이들을 열광시켰지만 우리국민들은 세계 모든 나라의 국민들 가슴에 '희망'을 심어주었습니다.

국민은 진보 활동가들이 이끌어 주고 일깨워 주어야 하는 수동적 존재가 아닙니다.

2014년 6월에 있었던 지방선거가 생각납니다. 그해 2014년 4월 16일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난 때입니다. 채 두 달이 되지 않은 6월 지방선거에서는 세월호 사고에 대한 전 국민의 슬픔과 아픔이 가시지 않았기에 자유한국당(당시 한나라당)을 위시한 대부분의 당과 선거후보자는 노래와 율동을 자제하여 전국적으로 가장 조용한 지방선거를 치렀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보은에서는 '진보'를 자처하는 활동가들이 노동당 도의원 선거를 위해 동다리 사거리에서 노래와 율동을 선보였습니다. 국민의 슬픔보다는 그들의 도의원 당선이 우선시 되었던 걸까요? 보은의 발전과 진보는 그렇게 주어지는 것일까요? 어떤 모습으로 보은군민에게 비춰졌을까요?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문제는 아직도 그 활동가들의 단체와 개인은 크게 그때의 모습에서 벗어난 것이 없는듯하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진보', '희생', '봉사', '사랑'…이라는 가면 뒤에 모든 것을 합리화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한번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저는 이번 글을 마지막으로 '결고운 글'을 끝맺으려합니다.

지금까지 부족한 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박성진(산외면 탁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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