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하다는 것
충분하다는 것
  • 편집부
  • 승인 2018.05.31 13:56
  • 호수 4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환욱(판동초 교사)

팔이 안으로 굽듯이 제가 살고 있는 이 곳, 보은이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충북 전체에서 학생이 가장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현재의 상황을 차츰 이겨내길 바랍니다.

어찌되었든 지역의 미래성장동력은 젊은 세대입니다. 그들의 입에서 "살기 좋다." "아이 키우기 좋다."와 같은 이야기가 저절로 나와야 합니다.

특히 요즘의 부모들은 교육환경에 민감합니다. 그 중 물리적 교육환경과 정주여건은 재정의 투입과 밀접할 수밖에 없으며, 이것은 학교의 것만으로는 매우 부족하고 기업의 논리로도 대할 수 없습니다. 기업은 이익을 내다보고 투자하지만 시골의 교육은 회생을 내다보고 투자해야 합니다.

학교에 활기가 넘치면 마을도 그러하게 됩니다. 학생수가 급감하는 학교일수록 뒷받침을 든든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말이지요.

미세먼지가 대기를 가득 채우는 이 시대에 강당조차 없는 학교가 훨씬 많다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 맘껏 뛰놀 권리를 외면해온 것입니다. 아이들은 알고 있습니다. 서운해하고 있습니다.

지역은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고 부모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으며 반영해야 합니다. 그런 소통은 지역의 살림과 인구정책을 담당하는 공무원, 교육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역할이겠죠.

소통의 지름길은 공감대 형성이고 공감대 형성의 지름길은 지역에의 '삶'입니다. 지역에 산다는 것만큼 큰 유대감과 의무감 및 애정을 갖게 되는 길이 있을까요. 저는 그랬습니다. 타지에서 출퇴근할 때는 지역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낮았습니다. 퇴근하면 집에 가기 바빴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힘들어 군민이 된지 5년 정도가 되어갑니다. 가족이 살고 아이가 오래도록 자랄 이 지역이 잘 되기를 바라게 되더군요. 어느덧 보은의 장점들이 눈에 들어오고 거주를 권유하고 있습니다. 보은은 살만한 곳입니다. 좀 더 나아가 '충분히' 살만한 곳이 되길 기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