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음식물 쓰레기 비료 유입, 보은 몸살
청주 음식물 쓰레기 비료 유입, 보은 몸살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8.05.24 10:47
  • 호수 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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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폐기물인가 비료인가 주민들 아리송
▲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비료에서 침출수가 흘러나와 악취는 물론 지하수 오염의 우려까지 낳고 있다.

청주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주원료로 만든 비료가 삼승면 달산리 농경지로 반입되면서 침출수 유출의 의혹과 심한 악취로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비료는 청주시에 소재한 A업체가 음식물 쓰레기 70%와 톱밥, 코코피트, 석회 등을 섞어 수분 50% 이하, 염분 2% 이하의 석회처리된 비료이다. 이와같은 비료는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과립형태의 비료가 아닌 슬러지처럼 오니형태로 수분함유량이 많아 악취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또한 침출수 유출로 지하수 오염의 우려까지 낳고 있다.

실제 비료가 반입된 해당농경지와 달산2리의 상수도와는 300여 미터의 근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주변으로는 과수농가들이 관정을 파서 농경수로 이용하고 있어 근심이 커지고 있다.

이와같은 제보를 받고 지난 5월 22일 현장에 나가 확인한 결과 해당 농경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심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가까이 다가가자 동물사체가 썩는 듯한 역한 냄새와 질퍽한 땅으로 더 이상의 접근이 힘든 상태였다.

더욱 놀라운 점은 A업체의 비료가 달산리 이전에 이미 회인면 용곡리에도 반입됐다는 사실이다. 용곡리는 야적을 해놓은 상태이며 심한 악취로 인해 현재 비닐을 덮어 두고 있는 상황이다.

전 한농연 보은군 회장이자 달산1리 이장인 이달혁 이장과 달산2리 김용해 이장은 "이것을 비료라고 말하는데 음식물 폐기물에 가까울 정도로 역한 냄새가 난다. 축분으로 만든 비료도 이런 냄새는 나지 않는다. 인근에서 모내기와 과수작업을 하는데 냄새 때문에 도저히 농작업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비료라면 곧바로 농경지에 뿌려도 될 것을 굳이 땅을 파서 매립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며칠간 중장비로 논을 파내고 25톤 트럭으로 비료를 반입한 다음 흙으로 덮는 작업과 섞는 작업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 정확히 몇톤의 비료가 반입됐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A업체가 작성한 문서에 따르면 지난 5월 4일에 생산한 비료 총 381.81톤이다.

이들은 "염분은 식물에게 치명적이다. 또한 달산리는 다른 지역보다 유독 지하수가 얕게 형성돼 있어 지하수 오염이 빨리 될 소지가 높다"고 말했다.

이와같은 내용의 민원을 접수한 군은 지난 5월 17일 현장점검을 통해 비료유입을 잠시 중단시키고 현재는 A업체의 비료생산에 관련해 합법적 공정과정을 거쳤는지에 대해 확인과정에 있다.

이에대해 A업체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석회처리로 만든 비료로 수분함유량이 많아 다른 비료보다 냄새가 많이 나는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비료를 받은 농가에서는 비닐로 포장해 잘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며 톤당 2천원에 판매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료를 받은 달산리 해당농가는 "수백만원이 드는 중장비를 동원해 비료를 매립하고 흙과 섞는 작업을 할 수 있는 농민이 어딨느냐. 논이 깊어서 흙을 메우고 있었는데 모자라서 고민하던 차에 아는 지인이 중개를 해줘서 공짜로 비료를 주고 흙과 섞어서 농사지을 수 있게 해준다고 해서 받았을 뿐이다"라며 A업체와 다른 증언을 했다.

이에대해 이달혁 이장은 "청정 보은이라는 말만 앞세우지 말고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 신속한 처리가 이뤄져야한다. 지난주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여전히 역한 냄새로 농작업을 할 수가 없으며, 특히 지하수가 오염될 경우 주민들의 식수와 농작물에도 염분으로 인해 영향을 줄 수 있다. 재발방지 대책과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행정처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A업체의 비료는 인근 영동군과 진천군에도 반입돼 주민민원이 발생한 바 있다. 또한 전북 완주군은 충남의 비료업체로부터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비료를 받은 바 있는데 악취와 침출수가 우수관로로 흘러들어 농수로가 오염되는 등 농민들의 각별한 주의와 행정당국의 철저한 감시가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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