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밖 학교 탐방
우물 밖 학교 탐방
  • 편집부
  • 승인 2018.05.24 10:37
  • 호수 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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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환욱(판동초 교사)

경기도에 위치한 대안학교에서 3일간 있었습니다.

새로 터전을 마련하여 둥지를 옮긴지 얼마 되지 않은, 야트막한 산 속의 학교였습니다.

학교의 건물은 3가지의 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따스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모든 교실에는 TV와 교사용을 포함한 컴퓨터가 없었고 칠판은 동화같은 그림이 그려져 있었으며 성스러운 장식물들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1,2학년 교실은 아예 책·걸상도 없고 대신 부드러운 방석이 있었습니다. 복도의 색은 1층과 2층이 달랐습니다.

1층은 저학년이고 2층은 고학년인데 복도의 색을 정하는 것도 근거가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눈에 보이는 색 이면의 보완색이 잔상으로 남는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흥분하기 쉬운 아이들은 불그스름한 노란색으로 주변 환경을 만드는데 이것의 보완색이 초록이기 때문입니다.

초록을 잔상으로 받아들이며 차분한 기운도 스며들겠죠. 이들 학교는 학부모가 보다 적극적인 주체가 됩니다.

학교의 부지를 학부모가 마련하고 건물 공사 또한 그들이 맡을 정도입니다. 학부모들의 숙제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아이의 가방을 직접 만들기도 하고, 자필로 아이를 위한 동화책을 써야 할 때도 있습니다.

마침 아이들 몇몇이 단기 방학 중임에도 부모님과 학교로 놀러왔습니다. 텃밭의 작물에 물을 주기도 하고 운동장과 교실을 오가며 깔깔거리는 모습이 예뻤습니다. 이 아이들이 방학기간 동안 지켜야 할 주의사항은 단 한 가지입니다. TV나 컴퓨터, 핸드폰 등 해로운 매체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자유로워보였고 놀거리를 잘 찾는 듯 했습니다.

학비는 다소 비쌌지만 학원을 보내지 않기에 도리어 경제적이라고 하더군요. 아이들은 가정과 학교의 울타리 안에서 몸뿐 아니라 영혼도 안전히 보호받고 있었습니다.

강환욱(판동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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