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람도 소외됨 없는 아름다운 동화리
한사람도 소외됨 없는 아름다운 동화리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8.05.24 01:27
  • 호수 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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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외면 동화리 이민수 이장님

동화리 마을 어귀에 다라랐을 때 영화 '동막골'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아늑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가꿔진, 무엇보다 옛날 시골인심이 먼저 떠오를 만큼 사람사는 냄새 가득한 정이 넘치는 동네이다.

이마을 이민수 이장은 "동화리는 깨끗한 자연환경과 이웃 간의 정이 넘치는 동네입니다"라며 자신감에 넘쳐 말했다.

돈이 최고인 요즘, 동화리처럼 순박한 마을 사람들도 찾아보기 힘들다. 온갖 특용작물과 대규모로 농사지어도 품값조차 건지기 힘든 농촌에서 경쟁력 있는 축산업은 구미가 당기는 농산업이다. 그렇지만 마을 주민들은 조상 대대로 이어온 소중한 마을을 지키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살리면서도 살기좋은 동네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과 소박한 마음으로 이들은 자발적으로 동네의 약속을 하나씩 만들어 간다.

"조상이 물려준 소중한 동네를 후대에게도 계속해서 물려줘야 하지 않겠어요?" 때문에 이민수 이장을 비롯해 동네 주민들은 마을사업으로 소류지에 물고기를 양식하고 있다. 참붕어와 향어, 동자개(항빠가사리) 등의 치어 8천마리를 방류해 이제는 수확과 판로개척으로 마을살림을 탄탄히 가꿔가려 한다.

산외면의 다른 동네 사람들은 동화리 인구가 많은 줄 착각하기도 한다.

"면행사 때에 동화리 주민들이 많이 참여하고 늘 활력에 넘치는 모습에 큰 동네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러나 26가구가 전부인 작은 동네이다. 때문에 이들은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하다.

"매월 1일은 마을총회가 있는 날이에요" 연중 12회 마을총회를 하는 곳은 보은군에서 동화리가 유일무이하지 않을까?

"저녁식사 후 커피타임을 가지면서 크고 작은 일들은 논의하죠" 때문에 동네 전체 주민들은 서로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부터 마을에 생긴 문제들, 누구하나 소외됨이 없이 같이 결정하고 함께 추진한다.

"아무리 동네가 작더라도 전체 총회를 매월 정기적으로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리마을이 가능한 이유는 마을일을 제일처럼 여기고 이웃을 소중히 여기며 생활하는 모습이 몸에 밴 이유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동화리 주민들이 만들어가는 마을은 '마을가꾸기 사업'을 모범적으로 펼치고 있으며 많은 지역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요즘 가장 고민되는 것은 마을입구 농자재 폐비닐 수집장 문제에요" 동화리 주민들은 분리수거를 잘하고 깨끗한 마을 가꾸기, 꽃길 조성하기, 폐비닐 수집장도 덩굴식물로 아름답게 가꾸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러나 길가에 위치해 그 길을 지나는 사람들이 허가되지 않은 폐비닐과 온갖 가전제품까지 버리는 불법투기장이 되고 있다.

"동네 어르신들까지 모두 나와 분리수거를 하고 마을회비를 들여 트럭으로 불법쓰레기를 처리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고, 무엇보다 어르신들게 어려운일 시키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아요"그는 여느 동네와 마찬가지로 불법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보다 깨끗한 마을을 조성하고 싶은데 마을 주민의 역량을 넘는 어려움에 요즘 마음이 착잡하다.

"이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아름다운 환경가꾸기에 많은 이들이 동참하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며 그는 호소했다.

이민수 이장은 부인 박영미씨와의 사이에 3남매를 두고 85세의 노모를 모시며 3대가 함께사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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