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사랑 한글학교 할머니의 일기
흙사랑 한글학교 할머니의 일기
  • 편집부
  • 승인 2018.05.17 00:54
  • 호수 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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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오늘은 학교를 갔더니 친구들이 반갑다고 환영을 하면서 왜 그렇게 안 왔느냐고 하면서 반가워했다. 집에만 있으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할머니가 된 거 같아서 오늘은 학교를 갔더니 받아쓰기하는데 참 재미있었다. 학교를 반년 만에 갔더니 박옥길 선생님 말소리에 정신이 번쩍 나면서 학교 온 맛이 났다. 학교를 오면 마음도 젊어지고 용기도 생기고 희망이 생기는데 집에만 있으니 세상을 다 잃은 것 같았다. 옷도 입을 일 없고 머리도 파마도 안하고 있으니 완전히 폐물이 따로 없었다. 이제 학교도 다니고 미장원도 가서 파마도 하고 마트에 가서 화장품도 사고하다 보니 돈도 써 보고 콧바람을 세니 패물이 아닌 것 같았다.

임재선(75, 수한 질신, 흙사랑한글학교)

2018년 5월 11일

오늘 나는 세무서에 가서 소득세 신고를 했다. 세금에 해당이 안 되서 기분이 좋았다. 도마도 모를 사고 근대씨도 사고 아욱씨도 샀다. 집에 와서 책가방을 가지고 학교를 갔다. 금요일은 수학공부를 하는 날이다. 더하기를 했는데 이해가 잠깐 안 돼서 실수를 했다.

2018년 5월 15일

5월 15일은 스승의 날입니다. 나는 오늘 선생님에게 편지를 쓰려고 했는데 못 써서 미안합니다. 선생님 고맙고 감사합니다. 답답한 할머니 학생을 공부가르쳐 주시느라고 고맙습니다. 내가 아직도 받침을 잘 못하지만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전갑순(74, 보은 삼산, 흙사랑한글학교)

2018년 5월 10일

오늘은 학생들과 함께 공부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보은에 대해서 알게 됐다. 보은 지도도 보았어요. 충북 보은이 중심에 있다는 것 알았다. 박일규 선생님의 자세한 설명과 지도를 보니 정말로 중심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부가 하면 할수록 많은 것을 궁금하게 합니다. 그리고 학생들과 공부하면 전부 가족같은 마음이었어요. 보은의 삶의 역사도 보았다. 또 옷 유행이 대해서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칠판을 바꿔서 감사합니다. 공부할 때 흐려서 불편했어요.

2018년 5월 14일

학교 가려고 보니 너무나 힘이 들었어요. 그래도 갔어요. 계단을 올라가는데 옥길 선생님이 반갑게 맞아 주셨다. 우리 선생님은 항상 “다녀오세요" 하신다. 그래서 좋아요. 수업을 하다보면 피곤하던 게 없어져요. 시간이 금방 지나가요. 공부 끝나고 나면 계단 앞에서 인사를 한다. 또 “다녀오세요" 하십니다. 그래서 흙사랑 학교가 좋아요

서연식(54, 속리산 북암, 흙사랑한글학교)

2018년 5월 13일

우리 동네 아저씨, 아주머니 부부가 살았는데 아저씨가 모진 병에 걸려서 날마다 병원을 갔다 왔다 하더니 한동안 차를 세워 놓고 보이지 않아서 궁금해 했더니 갑자기 더 위중해서 병원을 가서 하루 밤을 자고 돌아가셨다고 한다. 홍성이 고행이여서 홍성으로 가 장례식을 치르고 왔다하면서 아줌마 혼자서 집에 왔다. 그래서 우리들이 가 보았더니 혼자 앉아서 울고 있는걸 보니 너무 불쌍해서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자식을 두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옥순(76, 보은 교사, 흙사랑한글학교)

2018년 5월13일

지난 주말에 청주에 사는 작은 딸 부부가 어버이날 못 왔다고 다녀갔다. 작은 딸이 집도 깨끗하게 청소도 해 주고 맛있는 요리도 해 줘서 맛있게 먹었다. 같이 잘 먹었다. 또 가면서 맛있는 것 사서 먹으라고 돈도 주고 갔다, 지난 주말 작은딸 대문에 행복했다.

조성분(75, 보은 죽전, 흙사랑한글학교)

2018 5월 8일

오늘 평택에서 큰 아들이 어버이날이라고 아침 일찍 왔다. 부모님 생각 해 주어서 고맙다. 딸 사위도 고맙다. 딸아 몸 건강해라. 우리 작은 아들 며느리 영준이 여진이 온 가족이 행복하리라 일을 하고 왔다. 열심히 살자.

김상남(70, 보은 교사, 흙사랑한글학교)

5월 15일

오늘은 날씨가 참 더웠어요. 오늘은 학교에서 선생님 말씀을 재미나게 들었어요. 공부가 이런 재미군요. 선생님의 살아 온 세월 너무 씩씩했어요. 앞으로도 그 마음 가지고 훌륭한 사람이 될거예요. 선생님 씩씩해요. 감사합니다.

박동춘(흙사랑한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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