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의 날개짓과 바람, 햇빛의 자연숙성 벌꿀
벌의 날개짓과 바람, 햇빛의 자연숙성 벌꿀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8.05.10 0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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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허니팜 벌꿀농장(수한면 산척리. ☎544-5689)
▲ 장수허니팜의 장학수.장수경 부녀

봄꽃향기 가득한 수한면 산척리 산골, 꿀벌들의 잔치가 열리고 있는 지난 5월 3일 '장수허니팜'을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장학수·장수경 부녀를 만나 벌꿀과 얽힌 귀농이야기를 들었다.

#'장수허니팜'의 특별한 꿀

귀농 7년차를 맞은 장학수·장수경 부녀는 양봉업계에서는 그다지 길지 않은 경력이지만 양봉기술과 꿀의 품질에는 자신감이 넘친다.

"토종꿀과 거의 흡사할만큼 오랜 시간 자연에서 숙성된 꿀이에요" 장학수 농장지기의 딸 수경씨의 말이다. 토종꿀은 벌들이 일년내내 온갖 종류의 꽃에서 딴 꿀을 100% 자연숙성으로 만들어진 꿀을 말한다.

"일반적 양봉은 3~4일만에 꿀을 걷어 물처럼 주르르 흐르는 꿀을 기계로 농축시키는데 반해,  우리농장의 꿀은 벌의 날개짓과 바람, 햇빛의 자연속에서 한달간의 숙성과 농축과정을 거치죠" 때문에 꿀을 걷을 때마다 그들의 벌통은 무겁고 꿀판이 깨질정도로 단단하게 굳어있고 빼곡이 차있다.

"사람들은 설탕을 섞지 않은 꿀이 좋은 꿀이라고 흔히 말하는데, 양봉의 방법에 따라 큰 차이가 있죠. 사람에게 보다 좋은 꿀을 생산하는게 농부의 마음이 아닐까요?" 그들이 자연에 가까운 꿀을 생산하게 된 까닭은 귀농의 이유와도 같다.

"엄마가 암 말기였어요. 좋은 공기와 좋은 음식으로 건강을 찾고 싶어 서울살이를 접고 고향 보은으로 오게 됐죠" 그렇게 귀농한지 5년만에 수경씨의 어머니는 생을 달리하게 됐지만 자연속에서 오래도록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었다.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이 먹을 꿀이잖아요. 몸은 힘들지만 좋은 꿀을 생산한다는 자부심으로 힘든줄 모르고 지내고 있죠" 이렇듯 장씨 부녀의 남다른 땀과 노력으로 장수허니팜만의 아카시아꿀과 밤꿀, 비폴렌(꽃가루), 프리미엄완숙꿀(일년동안 벌들이 모은 온갖종류의 꿀)이 탄생한다

#탄탄한 준비로 성공적 귀농

서울에서 제법 큰 규모의 사업체를 경영하던 장학수씨와 이화여대를 졸업해 골프를 비롯한 스포츠계에서 화려한 경력을 가진 수경씨가 귀농에 성공적 정착을 하게 된 것은 탄탄한 준비 덕이다.

"전국의 벌꿀로 유명한 양봉농장은 다 다녔죠" 장학수씨는 전국을 다니며 양봉기술을 터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는 연구로 그만의 노하우를 터득했다.

"지난해에는 양봉학교를 열기도 했죠" 양봉학교에는 이미 양봉을 하고 있는 이들과 새로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그가 가진 모든 기술을 전수하고 좋은 꿀이 보다 많이 생산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하는 양봉보다 시간과 노동이 몇배로 들어가지만, 꿀가격은 그에비해 저렴하죠. 때문에 저희농장처럼 하는 곳을 찾기 힘들죠" 장학수씨는 자신만의 철학으로 좋은꿀 생산에 대한 고집을 꺾지 않는다. 또한 혼자만의 성공적 귀농이 아닌, 모두가 함께 사람을 생각하며 좋은꿀을 생산하기를 희망한다. 이를 가능케 한 또다른 힘은 수경씨이다.

"일반 시중꿀보다는 비싸서 소비자들이 부담스러워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소포장 중심으로 판매하고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꿀의 생산과정을 여과없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요" 또한 주말양봉학교를 열어 양봉업자는 물론 도시에서 직접 체험을 와 농장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으며 오는 6월에 열리게 될 주말양봉 프로그램에도 벌써부터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올해는 벌집꿀도 색다른 방법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벌집을 잘라서 유리병에 넣고 밀납해서 판매했는데, 올해는 유리병에 벌들이 직접 집을 짓게 하고 꿀을 따서 숙성시키는 처음부터 벌들에 의해 모든 것이 되는 벌집꿀을 생산하려고 해요"

#산속 놀이터

부모님을 따라 귀농할 당시 수경씨는 임신한 상태였는데 어느덧 6살된 큰딸과 4살된 둘째 아이가 함께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산속은 훌륭한 놀이터에요" 봄이면 진달래꽃 따먹고 여름이면 산딸기와 물놀이, 가을이면 알록달록 단풍놀이, 겨울에는 산속 눈썰매타기로 계절과 함께 성장한다.

"해가뜨고 지는 것이 아이들이 잠자고 일어나는 시간이에요" 때문에 수경씨에게는 시간이 많단다. 아이들이 자면 블로그 관리부터 그날 생산일지를 기록하고 아버지가 고안해낸 수많은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는 것이 그녀의 몫이다.

"아버지는 손자들을 위해 산속 수영장을 만들고 안전한 눈썰매타기도 가능케 했죠. 포크레인으로 직접 산길을 내고 작업장과 농장쉼터도 손수 지었죠" 귀농하면서 그들은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그들의 힘으로 일궈냈다.

"이후 보은의 많은 양봉농가와 힘을 합쳐 보은만의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 꿀하면 보은을 떠올릴 때가 오길 바랍니다" 장학수씨는 혼자만 잘사는 것은 의미가 없고 이웃이 함께 잘 살아야 행복하다며 힘주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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