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 한 번 뱉은 말 지켜라
군의회, 한 번 뱉은 말 지켜라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8.03.29 09:29
  • 호수 4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은군의회가 지난 3월 21일 1회 추경예산안 총 310억8천800만원을 심의하면서 1차 삭감의견을 냈던 금액은 21억5천200만원이다.

 삭감분은 △군부대대체시설 부지매입 계약금 4억5천만원 △군유지 매각대체 취득 9억원 △관용차량(업무용) 구입 4천만원 △오장환 일대기 판소리 창작 공연 1천200만원 △오장환 흉상제작 3천만원 △다큐멘터리 기록영화 제작(신미대사) 5천만원 △회인면 버스정류장 및 주차장 확충사업 4억원 △A야구장 조명 보강공사 1억500만원 △여자축구 선진행정시스템 견학 560만원 △알프스 속리산배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 5천만원 △결초보은 전국 유소년 야구대회 2, 3차 각 3천만원 총 6천만원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 클럽 챔피언십(2018) 5천만원 등이다.

 예산이라는 것이 모두가 만족하게 편성할 수 없고 일부는 즉시 대응하는 사업을, 일부는 미래 수요를 예상하고 저축하는 셈치고 편성할 수도 있지만, 위의 1차 삭감된 예산을 보면 주민 대다수가 원하는 사업이라기보다는 군수가 하고 싶어 하는 사업, 특정 단체가 바라는 사업임을 알 수 있다. 편성 효율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군의회는 1차 삭감조서를 바탕으로 2차로 계수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대부분 부활시키고 5개 사업 2억4천60만원만 삭감했는데 부활된 예산을 보면 본 기자가 염려했던 사태, 7대 보은군의회가 본회의장에서 했던 발언을 스스로 부정하는 결과를 그대로 드러냈다.

 지난해 12월 보은군의회는 올해 집행할 본예산을 의결하면서 총 21억9천만원을 삭감한 바 있다. 여기에는 1회 추경에서 살아난 군부대이전대체시설 부지매입 계약금 4억5천만원과 군유지대체취득 9억원도 삭감예산에 포함됐었다.

 해가 바뀌었다고 해도 시간이 흐른 지 불과 3개월 밖에 안됐는데 집행부가 이 두개의 사업예산을 1회 추경에 다시 편성해 의결을 요청하자 군의회는 예산의 부분삭감도 없이 두 개 사업 전액을 의결, 순수 군비13억5천만원을 확보해줬다.

 군부대이전대체시설 부지매입계약금 4억5천만원이 확보된 것은 지역주민들의 목소리와 전혀 다르게 진행됐다. 당초 주민들은 군부대 이전은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고 또 국방부 시설이기 때문에 국방부가 할 일인데도 재정자립도 전국 최하위의 보은군이 무슨 돈이 그리 많다고 땅을 사서 건물까지 지어서 주는 게 말이 되는가 하는 것이 주민들의 목소리다. 단돈 몇 푼이 아쉬운 보은군민들이 상황을 받아들일 정도로 마음의 여유, 경제적 여유가 있을지, 정서적으로도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대의기관인 군의회가 이를 통과시키라는 군민들의 요구가 있었는지, 통계를 갖고 있는지 묻고 싶다.

 지난해 본예산에서 이 사업비가 삭감됐을 때 군의회를 방문한 장안면 이장 등 면내 단체장들은 그럴 돈이 있으면 도로가 좁아 성수기 교통지옥으로 변하는 도로를 확장 개설하던지 서원계곡 수질 정화부터 하라고 강력하게 쓴소리를 하기도 했었다.

 의원들 앞에서 거침없이 쏟아낸 발언으로 보면 군부대이전비용을 군비로 대는 것이 주민들의 대체적인 의견은 아니었다. 주민들은 군부대 이전은 국방부가 하도록 보은군수가 촉구하고 부대이전 비용은 지역주민을 위해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뿐만 아니라 군의회가 예산을 심의하는데 대의명분, 원칙이 부실하다. 2016년도 말에 의결한 2017년 본예산에서 대거 삭감된 스포츠예산의 부활을 위해 체육단체들의 항의방문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기존 대회의 유치비용은 인정하되 결산검사를 제대로 해서 군비가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꼼꼼히 단속하도록 하는 주문을 하고 대신 신규대회 예산은 제한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 또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집행부가 요구한 신규대회 유치 및 보은군 개최건이 계속 늘고 있다. 이번 1회 추경에도 신규 스포츠대회 유치 및 개최비용을 세워 스포츠대회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같이 7대의회는 자신들의 발언내용을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고 있다. 이러다간 양치기소년처럼 신뢰를 얻지 못해 주워 담을 수 없는 불신이 쌓일 수도 있다.

 7대 보은군의회 상반기인 2016년 11월 마로면 세중리에 자연장지를 조성하겠다고 집행부가 계속해서 예산을 편성해 의결을 주문하자 의회가 삭감한 예산을 또다시 편성하는 것은 의회의 권위에 도전하고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력하게 질타한 바 있다.

 본회의장에서 집행부를 강력하게 질타하며 주의를 준 것은 삭감한 예산을 상황 변화 없는데도 그대로 편성하면 안된다고 경고한 것이다. 그러나 이 경고에 대한 약효는 불과 3개월도 채 안돼 군의회가 스스로 내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내다버렸다.

 본보가 지난 2월 기사를 통해 이번 1회 추경의결대로 진행될 수 있음을 예측하고 사전 엄중 경고했지만 의회는 수용하지 않았다.

 7대의회, 4년의 영화도 곧 지나간다. 불과 3개월 밖에 남지 않은 7대 의회도 조만간 주민들의 심판을 받게 된다. 무능, 유능, 중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