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FC 사태, 누구의 책임인가?
보은FC 사태, 누구의 책임인가?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8.03.22 14:22
  • 호수 4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은FC 유소년축구팀은 지난해 7월 보은군체육회(회장 정상혁) 산하 가맹단체로 창단해 활동 6개월만에 올 1월 공식해체됐고, 보은중 축구부 학생들은 모두 전학과 편입학을 했다. 그러나 그 유령(?)은 여전히 우리 주위에 존재하고 있다. 보은중교감이 보은FC 학생들 전학과 관련해 최근 형사입건돼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보은FC 사태는 보은군이 스포츠마케팅을 통한 지역경제활성화라는 명목으로 무리하게 창단한 데에서 기인한다. 정상혁 군수는 예산을 지원할테니 학교 축구부를 만들어라고 보은군내 중학교와 고등학교까지 협조를 구했지만 응한 학교가 단 한곳도 없었다. 결국 보은군체육회 가맹단체로 창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대해 한 관계자는 "체육회 산하로 창단할 때 무리수도 따랐지만 방법이 없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결국, 외지에서 전학온 18명의 축구선수들은 운동과 학습을 병행하던 중 학교폭력이 발생하고, 이에대해 학교측은 집단합숙과 위장전입의 문제점을 학부모 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축구부 학부모는 '당초 전학을 받지 말았어야지 운동만 하던 얘들을 어디로 보내느냐'며 강한 반발을 샀고 축구단 관계자와 지역단체, 동문, 일부언론까지 가세해 갈등이 증폭돼다가 종국에는 축구단해체와 전학으로 귀결됐다.

이에대해 지역의 한 학부모는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 선진체육의 변화 바람 속에서 떠도는 유소년축구단 관계자들과 보은군의 졸속행정으로 보은군과 학교 명예만 실추됐다"며 군행정을 꼬집었다.

결국 '성급한' 군행정으로 축구부 학생들은 떠돌이(?) 신세, 보은을 기반으로 한 축구부 양성이 아니었기에 보은교육에도 혼란이 가중된 것으로 보여진다.

이처럼 보은FC사태는 학교가 아닌 군행정의 책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며, 더구나 보은중교감 개인에게 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에 대해 주민들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에대해 참고인 조사를 받은 A씨는 "경찰에서 수사방향과 결론까지 모두 내놓고 수사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까지 진행하는 것을 보면서 지역의 거대한 힘이 작용되고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교감이 보은중으로 부임한 시점은 작년 9월이며, 이는 축구부 학생들이 전학 온 3월보다 훨씬 뒤의 일이며 보은FC도 이미 창단된 상태였다. 교감이 부임한 같은 시기의 9월, 지역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성급하게 창단된 보은FC의 예견된 문제들이 발생했다. 만약, 보은중의 단호한 조치가 아니었다면 올해는 외지 학생선수(그것도 학부모 없이 학생들만 집단합숙)들이 40여명, 내년에는 60여명, 그다음과 다음에는?

보은중교감은 평생을 교육자로 전념해온 정년이 얼마남지 않은 교육자로, 이번 보은FC사태와 관련해서도 어떠한 타협과 때로는 막강한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교육적 신념과 원칙에 따라 한길을 걸어왔을 뿐인데 누가 그에게 돌을 던지고 있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