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억원 투자된 스포츠파크, 선택과 집중에서 실패
350억원 투자된 스포츠파크, 선택과 집중에서 실패
  • 편집부
  • 승인 2018.03.22 14:20
  • 호수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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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보은 삼산, 전 보은군 민원비서)

지방자치제에 지방자치단체는 제대로 된 가능성있는 사업을 선택해 미래의 먹거리를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구체적인 전략과 비전을 제시하고 선택과 집중의 문제를 심사숙고하여 결정할 때 성공할 수 있다.

보은군의 스포츠파크 사업은 정군수의 공약사항에는 없었던 사업이었고 투우장 건립이 공약사항이었다. 당시 민원비서인 필자도 도통 모르던 사업이었고 왜 이 사업을 시작하는지도 알지 못했다. 전혀 소통이 없었기 때문이다. 훗날 필자가 이열모 미술관 반대 1인 시위를 하는 도중에 속리산의 모 숙박업자가 필자에게 고백한 내용을 듣고 정 군수의 스포츠파크 사업선택의 배경을 알게 되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너무 어이가 없고 통탄스러워 밝히고 싶지 않다.

나는 여기에서 정상혁 군수가 선택한 보은군의 스포츠파크 사업을 객관적이고 냉정한 시각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안타깝게도 보은군의 스포츠파크 사업은 군수독단으로 결정한 사업이다. 적어도 보은군의 미래를 담보하여 설계하는 거대한 메인사업을 추진하려면 주민들과의 소통이 전제돼야하고 그 소통위에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치열한 논쟁과 토론이 필수적인 사항 이라고 본다. 그렇게 해야만 주민들의 공감대를 기반으로 지역의 메인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보은군의 스포츠파크 사업은 선택에서 실패했다고 본다.

그 이유는 첫째 우리 보은은 기후적으로 혹한기·혹서기가 6개월 이상 지속되기 때문에 스포츠시설의 활용도 측면에서 환경적으로 맞지 않는 사업이다. 둘째, 우리나라의 스포츠시설은 이미 포화상태이다. 올림픽과 월드컵 등 국제행사와 각 지자체마다 국내 스포츠행사를 유치하기 위한 스포츠시설은 공급과잉을 보이고 있다. 즉 수요보다 공급이 넘쳐나는 스포츠시설사업을 정 군수가 보은의 메인사업으로 선택한 것은 사업의 방향이나 장래성을 고려해볼 때 명백한 실패작이다. 셋째,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복지수준이 향상됨에 따라서 체육시설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보은군에 요청한 정보제공 자료에 의하면 정 군수는 350억원을 투자해 스포츠파크를 건립했고 각종 스포츠팀을 유치하기 위하여 보은군이 지급한 지원액이 100억여원에 가깝다는 사실은 스포츠파크 사업의 선택이 실패했음을 입증하는 증거이다. 즉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만 보은의 스포츠시설을 이용하는 구조는 분명히 사업성이 떨어지는 비경제적인 사업구조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의 선택에서 실패했다는 주장이다.

물론 혹자는 지역의 경제적 효과를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대비 경제유발효과가 미미하고 시설의 유지보수비 등을 고려할 때 장래성이 암울하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자체의 성장과 발전에 있어서 지자체장의 마인드와 선택의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전남 구례의 자연드림파크에서 그 사례를 찾을 수 있다.

구례의 자연드림파크는 무너져버린 시골의 농공단지에 구례군이 소비자생협, 생산자협동조합, 클러스터협력 업체 등의 독립법인들이 결성한 아이쿱생협을 유치해 대성공을 거둔 사례다. 현재 530명의 청년일자리를 창출했고 연 1천4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구례군 발전의 중심이 되었다. 구례군에서 생산되는 고품질의 농축산물을 가공해 소비자 조합은 물론이고 전국의 유통망을 통해 판매수익을 올리고 있다. 또한 작년기준 이곳을 찾는 체험견학생이 연간 15만명이 달할 정도로 전국적인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구례군의 자연드림파크는 농업군 지자체가 사업을 선택함에 있어서 지리적, 환경적 측면을 무엇을 어떻게 고려해서 선택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모범답안이다.

보은군이 350억원을 쏟아부은 스포츠파크는 미래는 어떤가? 과연 미래는 있는가? 불투명해 보인다. 불투명하기 때문에 절망스럽다. 언제까지 군비를 들여 대회를 사와야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하지만 절망스러울수록 그 현실을 제대로 바라봐야 한다. 현실을 냉정하게 평가해야만 미래를 볼 수 있다. 그 안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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