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주의 봄나물 이야기 'E-마트 따돌리기'
정은주의 봄나물 이야기 'E-마트 따돌리기'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8.03.14 23:46
  • 호수 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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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움추렸던 만물이 기지개를 펴고 생동하는 봄의 기운이 만연하지만, 나른해지는 봄날 오후는 피로감을 준다. 이러한 가운데 피로를 확~ 풀어주는 봄나물 특강이 귀농귀촌협의회 보은지회 사랑방에서 3월 18일 열린다. 보은군청 민원과에 근무하는 정은주 주무관이 이날 강사로 활동하게 된다. 정 주무관을 만나 봄나물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언땅이 막 녹기 시작해서 냉이를 캐면 뿌리 끝이 살짝 끊어질듯 할때 먹어야 제맛이죠" 정은주씨가 말하는 냉이캐는 시기이다.

 "냉이를 먹으면 눈이 좋아진다는데, 봄향기를 제대로 맡을 수 있는 냉이는 갈색빛을 띠고 있어 눈에 보이질 않죠. 아이러니 하죠? 웃음"

 대부분의 야생 봄나물은 가을에 씨가 번져 눈얼음 땅속에서 한겨울을 나고 이른 봄 생명을 틔운다.

 인고의 시간을 견딘 봄나물이 우리 몸의 생기를 더해주는 자연의 이치가 느껴지는 설명이다.

 "150여종에 달하는 야생나물 중 현재 20여종이 재배유통되고 있는데 야생과 재배의 차이가 크죠" 야생나물은 비바람과 병충해에 저항하며 자신의 삶을 사는 동안 억세고 질기며 단단하게 더딘 성장을 보인다.

 반면 재배나물은 병충해에 약하고 경제성을 맞추기 위해 크고 연하게 다량 생산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녔다.

 "때문에 야생나물은 아주 어린 순을 제때에 채취하지 않으면 먹을 수가 없게 돼죠. 수확량도 적구요. 하지만 향과 맛을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고유의 나물마다 특징이 있어요. 하지만 반드시 주의할 점도 있죠" 바로 독성이다. 또한 논밭 주변에는 제초제와 같은 농약으로 야생나물이 오염될 수도 있다.

 "야생나물은 생으로 먹는 방법부터 묵나물까지 다양합니다" 생나물은 맛이 순하고 독성이 없어 즉석 시식이 가능하다.

 대표적인 나물로는 벼룩나물을 들 수 있다. 쓴맛과 약한 독성을 품고 있는 나물은 데쳐서 먹고, 아린맛과 약한 독성을 지닌 나물은 데친 후 우려서 먹어야 한다.

 옛날 어머니들이 흔하게 먹는 방법 중 하나가 묵나물이다. 이는 맛이 독하거나 독이 제법 강하게 있는 나물을 삶아서 건조하는 과정을 통해 독성을 약하게 하고 조리할 때 다시 한번 삶게 되는 종류의 나물이다.

 "또한 독초와 나물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라며, 채취할 때에도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다음에 다시 서식할 수 있도록 잘 보존하는 것을 강조했다.

 "들나물은 일년생이 많고 식용이 많은 반면, 산나물은 여러해살이로 독초가 많아 조심해야 합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우산이끼와 삿갓나물, 둥글레와 애기나리/윤판나물, 원추리와 여로, 곰취와 동이나물은 서로 비슷하지만 전자는 식용이고 후자는 독초다.

 "야생나물은 전통의 맛을 볼 수도 있지만, 우리 조상들의 삶이 담겨 있기도 하죠. 지장보살은 대표적인 구황나물로 춘궁기에 굶어죽지 않도록 민초를 지켰다고 해요. 오죽하면 풀 이름에 보살이 붙었겠어요" 이렇듯 그녀가 소개하는 봄나물은 냉이를 시작으로 취나물, 참당귀, 다래순, 혼닙, 물냉이, 쑥부쟁이, 씀바귀, 두릅, 고사리, 청미래덩굴 등 헤아릴 수도 없었다.

 "봄나물을 제대로 알면 건강에도 좋지만 무엇보다 자연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는 거죠"라며 그녀는 자랑이 한창이다.

 정은주씨는 때때로 지인들과 생태체험을 떠난다. 오는 17일 청주 내암리 계곡으로 생태산행을 떠난다.

 또한 그녀의 봄나물 강의가 궁금하신 분들은 18일, 보은읍 대야리로 가면 봄나물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또는 그녀가 운영하는 다음카페 '산들바람여름'을 방문하면 보다 전문적 지식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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