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고향 잘 가꾸는게 바람이예요"
"소중한 고향 잘 가꾸는게 바람이예요"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8.03.08 15:31
  • 호수 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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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부면 구암리 김상배 이장

보통 마을회관에는 어르신들이 많지만, 탄부면 구암리 마을회관을 풍경은 사뭇 다르다.

농한기를 맞아 하루저녁을 거르지 않고 젊은 청장년들이 모이는 것. 그리곤 민속놀이 내기게임을 한다. 심심한가? 아니었다.

"어르신들이 점심은 경로당에서 드시는데, 홀로 지내시는 분들이 많아 점심 한끼라도 제대로 드셔야 건강을 유지하죠"라며 탄부면 구암리 김상배 이장은 '구바우길 경로당 간식표'를 보여준다.

촘촘한 칸에 매일 순번을 정해 콩나물과 고기, 두부 등을 내기를 해서 구입하고 있으며 겨울철이면 김장도 마을에서 담근다.

현재 보조되는 경로당 운영비로는 어르신들의 영양을 갖춘 식사를 차릴 수 없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모여 친목도 다지고 어르신들의 건강도 챙기는 구암리만의 훈훈한 모습이다.

"올해로 17년째 이장일을 보고 있어요" 동네의 각종 민원과 서류, 행정업무 외에도 최근 들어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이 사각지대에 놓인 독거노인이다.

"하루에도 수시로 도시에 사는 자녀분들의 연락을 받곤 하죠" 부모님과 잠시라도 연락이 안될 때에는 어김없이 김 이장의 전화로 연락이 오기 마련이다.

"그래도 이장 초창기에 동네 도로와 농로, 마을회관 준공 등 큰일은 다해서 지금은 조금 나은 편입니다(웃음)"

그는 구암리 토박이로 잠깐의 도시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다시 돌아와 부모님으로부터 땅 870평을 받아 농사일을 시작했다.

부인 위점숙씨와 결혼해 4남매를 키우며 어느새 3만5천평의 농경지를 경작하고 있다.

"젊어서부터 각종 단체 대표를 맡거나 동네일, 탄부면일, 보은군일 등 일복은 타고 났나봐요" 탄부면체육회장과 탄부면이장협의회장, 학교운영위원장, 동문회장, 생활안전협의회장, 남보은농협이사 등 그의 감투는 나열하기에도 숨이 가빴다.

"탄부면의 특징은 화합과 단결이 잘된다는 겁니다" 때문에 굵직한 역할도 많이 맡았지만 큰 어려움없이 모두 순리대로 일이 착착 진행됐다.

"그러나 가축분뇨퇴비공장이 들어서려고 했을 때에는 좀 힘들었죠" 실제로 주민들에게 어떠한 피해가 가는지 직접 경험하기 위해 다른 지역에 방문해 마을주민과 인터뷰도 진행하고 밤늦도록 지켜보면서 문제해결을 위해 대책위원장을 맡아 발벗고 나서서 쉽진 않았지만 결국 막아냈다.

"탄부면은 넓은 뜰이 형성돼 있고, 가축사육시설도 밀집돼 있어 퇴비공장이 들어섰을 때, 축분수송 차량으로 전염병이 확산될 우려가 심각하죠. 또한 골프장과 쉼터 등도 있어 악취의 우려도 만만치 않죠"라며, 또한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농촌에 귀농귀촌인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 자식들도 꺼려하는 곳에 누가 들어와 살겠냐며 반대이유를 다시한번 강조했다.

"이제는 잘 정리가 돼 주민들도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고 지내고 있습니다"라며 큰숨을 내쉬었다.

"조상 대대로 지켜온 소중한 고향, 아름다운 추억이 어린 고향을 앞으로도 잘 가꾸고 어르신들 큰 불편함없이 잘 보살펴드리고, 동네 주민들 모두가 화목하게 잘 지내는 것이 바람이죠" 라며 그는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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