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을 지켜볼 것이다
당신들을 지켜볼 것이다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8.03.08 15:24
  • 호수 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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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가 1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예비후보등록은 4월 1일부터이지만 광역단체장 및 의원은 예비후보등록을 하는 등 본격 선거전이 시작됐다.

지난 3월 2일에는 보은군이 공무원 선거중립 결의대회를 가졌다. 공무원들이 선거중립 의무를 준수하고 업무 추진 때 공직선거법을 위반하는 사례를 예방하고자 마련한 것이다.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영향력 행사 금지', '특정 후보자의 업적 홍보 및 선거운동 기획 참여금지', '인터넷, SNS를 이용한 일체의 선거관여 금지 및 선거 시기별 제한·금지 규정 준수' 등의 내용이 담긴 결의문에 직원 대표로 실·과·소·단장 및 읍·면장이 서명했다고 한다. 공무원들이 왜 이런 결의대회를 하고 선서를 하는 것일까? 그동안 떳떳하지 못한 공무원이 있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군민들은 특히 유권자들은 공무원들이 선거중립을 하겠다고 해도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구두선에 그칠 뿐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안다.

사실 선출직 공직자를 뽑는 선거가 있을 때마다 공무원들의 선거 중립은 늘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자신들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군수와 업무의 추진여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군의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에서는 더욱 그랬다.

선거 기간 중 공무원들이 줄을 서는 모습을 보이고 또 그의 부인들이 남편의 승진, 승진할 수 있는 좋은 자리로 영전토록 하기 위해 벌이는 선거운동은 종신보험과 같았다. 선거 후 실시되는 인사를 보면 그들이 얼마나 '저 죽을지 모르고 빡 세게' 선거운동을 했는지 잘 말해줬다. 줄선(선거 운동을 한) 공무원이 승진하고, 승진할 수 있는 중요부서장으로 전보된 것을 봐왔다.

공무원들의 선거운동의 결과가 그대로 반영되어 왔기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공무원들의 선거 중립이 아닌 선거운동은 적어도 보은군에서는 더 이상 금기시가 아니었다.

이곳에서아주 많은 기간 기자생활을 하면서 이같은 결과를 계속 지켜봐왔던 기자로서 이번 공무원 선거중립 결의대회를 순수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특정 의원을 낙선시키라는 특명(?)을 내려 전방위 적이고 주도면밀한 낙선운동으로 실제 해당 후보자가 낙선되는 사례까지 만들었던 공무원들이니 선거중립 결의대회를 개최한 진정성에 의심을 갖게 된다.

자력으로, 능력으로는 결코 그 자리를 갈 정도가 아니고 오로지 줄을 잘 서서 그 자리에 간 공무원들을 볼 때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존경심이 아닌 거부감이고, 세금으로 지급되는 급여에 대해 도둑질을 맞는 심정이 들 정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공무원의 선거관여행위를 매우 위중하게 처벌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천 관련 금품수수행위, 비방·허위사실 공표 행위와 함께 3대  중대선거범죄로 정했다. 공무원의 선거관여행위는 무관용의 원칙에 따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고발조치하는 등 엄중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심증으로는 확실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확실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정말 안타깝지만 매번 그냥 넘어가고, 그냥 넘어왔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엄포가 위력을 발휘할지 의문이다.

동시지방선거를 6차례나 거듭해왔지만 공무원들의 선거 중립은 지켜지지 않았고 선거개입은 사라지지 않았다. 이번 7회 동시지방선거라고 해서 그동안 해온 제 버릇을 그만둘 리가 만무하다. 물론 이는 일부 그릇된 행동을 하는 공무원들에 한한다.

묵묵히 일하는 다수의 공무원들이 더 이상 싸잡아 비난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공무원 당신들이 위법 공무원을 고발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신들의 움직임을 지켜볼 것이라는 경고를 양심이 있다면 엄하게 받아들일 것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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