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대서마늘작목회, 논에 타작물 재배 '우수사례' 선정
보은대서마늘작목회, 논에 타작물 재배 '우수사례' 선정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8.02.08 11:34
  • 호수 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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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재배 때보다 5, 6배 높은 수입올려
 

논에 타작물 재배? 과거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논에 재배하는 작목은 당연히 벼였다. 하지만 밥 대신 빵 섭취량 증가 등 주식의 변화로 인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수요가 높은 대신 공급량이 적어야 천석꾼, 만석지기가 큰소리를 칠 수 있었으나 쌀 수요는 줄고 공급이 늘어나니 벼값은 계속 추락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벼는 소득작물이 아니다.

그래서 농민들은 실질적으로 감소하는 수입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는 대체작목으로 논에 대추나무를 식재하고 인삼밭으로 바꾸고 콩이나 채소를 재배하고 마늘을 심고, 축사를 짓고 있다. 쌀 재배면적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논에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재배하니 벼 재배할 때보다 단위면적당 소득이 훨씬 높았다.

보은군의 대표적인 소득작물로 손꼽히는 논 마늘재배 면적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보은대서마늘작목회(회장 심경용)는 논에 타작물 재배 우수사례로 선정돼 지난 1월 25일 충청북도농업기술원에서 발표했을 정도다.

■불과 3년만 매출 15% 이상 껑충

대서마늘은 지난 2013년 작목전환을 고민하던 탄부면 고승리 임영빈씨가 마늘주산지 창녕에서 대서마늘 종자를 확보해 지역에 보급하면서 재배가 시작됐다. 당시 탄부면내 10명으로 작목반을 조직해 4㏊(1만2천여평)에 대서마늘을 식재했다.

과거 한지형 마늘을 재배했던 농민들은 보은에서는 대서마늘을 처음 재배하는 것이어서 "벼보다는 소득이 높다고 해도 그렇지 소득이 얼마나 되겠어?"라고 생각했는데 수확 첫해 19톤을 판매해 1억2천300만원의 조수익을 올렸다. 꽤 높은 매출에 놀란 작목회원들은 농사에 재미가 붙었다. 이듬해에는 27톤을 수확해 3억3천400만원으로 조수익이 늘었다.

그러자 2015년에는 회원도 26명으로 늘고 재배면적은 30㏊로 확대됐으며 2016년에는 74톤을 종자 등으로 판매해 7억8천800여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비롯해 개별판매 11억2천900만원까지 합하면 19억1천700여만원으로 조수익이 껑충 뛰었다. 불과 3년 만에 15.58%가 향상된 것.

■타 지역 비교 저장성 좋고 잘 썩지 않아

뒤늦게 재배에 뛰어든 보은의 대서마늘 재배는 마늘 주산지 및 집산지인 창녕의 대량 수집상들에게 믿음을 줬다. 보은농민들의 재배기술력이 높고 마늘도 저장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서 재배되는 대서마늘보다 단단해 저장성이 높고 또 잘 부패하지 않아 종자용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대서마늘을 팔기 위해 농민들이 일부러 시장에 갖고 나가지 않아도 수집상들이 보은에 와서 구입해 갈 정도로 판로의 어려움없이 재배하는 즉시 팔려나갔다.

이제는 탄부뿐만 아니라 마로, 삼승, 보은읍까지 재배지역이 확대되는 등 농민 참여도가 높아 2016년엔 보은대서마늘작목회로 이름을 바꿨고 준회원을 포함해 회원수가 35명으로 늘었으며 파종면적은 56㏊(17만평)로 늘었다. 이중 17농가는 1만여평에서 잎마늘을 재배해보는 등 사업의 다변화를 꾀해 조수익도 총 20억3천500여만원으로 신장되는 놀라운 기록을 보였다.

이는 3천300㎡(1천평) 당 2천만원의 조수익을 올리는 셈이다. 만약 같은 면적에 대서마늘을 재배하지 않고 벼를 재배할 경우 조수익은 300만원에 불과하다. 논에 벼가 아닌 타 작물 즉 대서마늘을 재배해서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여기에 논에 타작물 재배시 정부 지원금이 조사료는 ㏊당 400만원, 일반작물, 풋거름작물은 ㏊당 340만원, 두류(콩)는 ㏊당 280만원에 달해 논에 마늘 재배시 소득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현재는 2017년말 기준으로 회원은 32명, 재배면적은 70.1㏊, 즉 21만2천평으로 크게 늘었다.

작목회는 품질의 균일화를 위해 비닐, 비료, 농약, 칼슘재 등 마늘재배에 소요되는 자재 일체 구입처는 남보은농협 탄부지점을 지정해 이용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제재를 가할 정도로 이 조건을 철저하게 적용하고 있다.  또 매년 수확 후에는 품평회를 개최해 자기 상품과 다른 회원 상품과 비교의 기회를 갖고 재배기술을 교류하고 있다. 이같은 운영으로 보은대서마늘작목회가 생산한 마늘은 품질의 균일을 보여 마늘 수집상들이 직접 확인하지 않고 믿고 구입해갈 정도로 신뢰를 쌓았다. 이는 가격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보여 보은대서마늘이 타 지역의 마늘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100만평으로 확대 깐마늘공장 건립 절실

마늘은 비닐피복, 수확 등 기계화가 가능하고 또 사철 내내 마늘 포장에 매달려 있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재배가 수월하다. 여기에 타 지역 마늘보다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재배의향 농가가 점점 늘고 있다.

군내 대서마늘 재배면적은 대서마늘작목회원들이 식재면적으로 포함해 총 99.1㏊(30만평)에 달하는데 재배면적이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심경용 회장은 "짧은 기간에 면적이 크게 확대되긴 했지만 재배면적이 확대돼 지배력을 갖게 되면 가격도 선점할 수 있어 최대한 333㏊(100만평)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회장은 또 "지금은 창녕에서 마늘을 통째로 도매가로 가져가 자기들이 마늘을 까서 마트 등에 공급하고 또 품질이 다소 떨어지는 것은 갈아서 판매해 소득을 높이고 있다"고 말하고 "실제 보은농가들이 가져가야할 소득을 창녕 수집상들이 가져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농가 수취 가격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은에도 저온저장고 및 깐마늘공장 건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보은대서마늘작목회는 △회장 심경용(탄부 석화) △수석 부회장 임헌관(탄부 고승) △부회장 송효헌(탄부 상장) △감사 김병하(탄부 하장)‧김선식(탄부 대양) △기술부장 임영민(탄부 고승) △총무 주용만(마로 기대)씨가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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