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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설맞이 풍경(회인 용촌리 미나네 가족)아빠 없어 친척들이 더욱 보고픈 미나는
김선봉 기자  |  bong@boeunpeop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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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호] 승인 2018.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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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나네 가족. 왼쪽부터 할머니(김영자씨), 최미나, 엄마(이인혜씨)

설날을 맞이하며 다문화가정의 명절맞이 풍경을 그리기 위해 2월 6일, 회인면 용촌리 미나네 가족을 만났다. 할머니와 엄마, 미나. 세식구만 사는 집에 명절이면 가족친척들의 방문으로 활기를 띄게 된다.

#미나는 좋겠다.

"새뱃돈 많이 받잖아요" 올해 10살이 되는 미나는 손꼽아 설을 기다린다.

차례음식과 가족·친척들을 위해 명절음식을 준비하는 엄마 옆에서 "김치전은 제가 다 먹어서 하나도 안남아요"라며 명절맞이 상상속으로 빠져든다.

"제가 돌이 되기도 전에 아빠가 돌아가셔서 할머니랑, 엄마, 저. 3명만 사는데 설에는 작은 아빠와 고모, 언니·오빠들이 와서 너무 신나요" 집안가득 친척들이 모일 때면 미나는 유난히 흥이 난다.

11년전, 25살의 나이로 회인면 용촌리에서 한국생활을 시작한 이인혜씨는 베트남여성이다. 베트남 시골마을에서 5남매의 맏딸로 태어난 인혜씨는 가난한 생활에 지쳐 한국으로 오게 됐지만, 미나를 낳고 얼마되지 않아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남편을 대신해 가장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다. 하루 꼬박 8시간 일해도 100만원도 안되는 수입이지만 그녀의 얼굴에서 어두운 그늘을 찾을 수 없다.

"밭농사로 채소와 양념거리는 충당하고 쌀과 고기, 계란, 생필품만 사면 돼요"라며 알뜰히 쓰면 문제없다는 표정이다.

"옆동네 외국에서 시집온 사람은 애 둘 낳고도 집을 나갔다는데, 기특하고 고맙지" 올해로 80세를 맞은 시어머니 김영자씨의 말이다.

"어찌나 알뜰하고 야무진지, 동네 사람들이 나더러 복을 타고 났다고 하네. 손주도 엄마를 닮아서 용돈 모아서 피아노 사고..." 할머니의 말에 미나는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명절이 더 거추장스럽지. 도시에서 애들키우며 사는게 팍팍할텐데 먼길 오느라 시간걸리고 돈도 많이 들고..." 미나의 아빠와 마찬가지로 할아버지 또한 심장마비로 환갑을 맞기도 전에 세상을 떴다. 때문에 명절이면 죽은 큰아들과 남편 생각에 더 심난하다며 할머니의 얼굴은 어두워진다.

"그래도 명절이라고 갈비와 떡, 전을 부치며 차례음식과 식구들 먹을 음식을 장만하는 며늘아기를 보면 기특해" 이때, "할머니는 음식을 하나도 안한대요"라며 미나가 장난스레 말을 꺼낸다.

"말은 저렇게 해도 우리 손주딸이 이 할미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 몇 년전 마당 빙판길에 넘어져 할머니는 팔이 부러졌다. 입원으로 할머니와 떨어져 자게된 미나는 몇날 며칠을 울며 할머니를 그리워했다.

"미나가 그림을 가르쳐줘서 그림도 함께 그렸어"라며 미나 방문 앞에 붙여둔 그림을 자랑한다.

"저는 화가도 되고 싶고, 선생님, 요리사, 가수... 하고 싶은게 너무 많아요"라며 미나는 엄마의 휴대폰에 있는 그림을 자랑한다.

모방한 그림이 아닌 미나가 상상해서 모두 그렸다는 그림이 보통 실력은 넘어 보였다.

"그림상도 많이 탔어요. 그리고 피아노, 우크렐레, 오카리나, 춤... 학교와 공부방에서 배워요"라며, 인기도 많아 남자애들한테 2번이나 고백을 받았다며 으쓱해한다.

이때, 할머니는 앨범 하나를 가져오며 미나가 탔던 상과 할아버지, 아들, 딸 자랑을 한다.

"할머니, 이분이 아빠야?"  "아니 할아버지. 니 아빠는 여기 있지" 앨범 속에는 아빠의 작은 사진만 남아 있어 미나는 아빠 얼굴이 늘 헷갈린다. "설이 빨리왔으면 좋겠다. 고모도 보고 작은 아빠도 보고" 설명절을 기다리는 미나의 얼굴이 해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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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네 가족. 왼쪽부터 할머니(김영자씨), 최미나, 엄마(이인혜씨)

미나가 8살에 그린 그림 중 가장 좋아하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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