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사랑과 고민
자녀 사랑과 고민
  • 편집부
  • 승인 2018.02.01 12:20
  • 호수 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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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사랑과 고민

강환욱(관기초등학교 교사)

 

주말에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각자 뿔뿔이 흩어져서 살고 있기에 1년에 두 번 정도 밖에 만나지 못하지만 여전히 가장 친한 친구들이죠.

5명 중 저만 시골에 삽니다. 나머지 4명은 서울, 경기에 살고 있고요. 그래서 만날 때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번에는 암호화폐, GTX, 건강, 자녀 등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한 친구가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 걱정을 합니다.

'우리 아들이 좀 유별나서 일반학교에 보내야하나 고민이야.'

자세한 것은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그런 자녀가 있기 때문입니다.

친구의 이런 고민이 참 바람직해보였습니다. 그런 고민도 없이 무작정 집에서 가까운 학교를 보내는 것보다 낫죠. 인근 공립학교의 다인수 학급에 잘 적응할지 아니면 다른 형태의 학교가 나을지 고민되는 것은 자식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오니까요.

저는 작은학교나 대안학교도 좀 알아보라고 주문했습니다. 이들 학교는 비교적 소인수학급이라 개별학생에게 교사의 관심이 좀 더 갈 수 있기 때문이죠.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승전입시의 구조로 인하여 외면을 받기도 하고요. 마침 이 친구의 집 근처에 발도르프학교도 있더군요. 고민의 범위가 넓은 것이 부러웠습니다.

'대학을 꼭 가야할까? 10년 뒤에도? 요즘 대학은 취업에만 열을 올리는 것 같아.'

우리 아이들의 행복한 삶이 우선이기에 입시를 위한 공부기계로 키우기 싫다는 것이 결론이었습니다. 미래의 학벌을 위해 지금 당장 누려야 할 소중할 것들을 누리지 못하면서 발달과업도 이루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다는 것이죠. 고등학교를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할 줄 아는 것이 수능문제풀이 밖에 없다면 참으로 허무할 것 같기도 하고요.

어느 선생님은 교육의 목표는 딱 두 가지 힘을 기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제 앞가림을 할 수 있는 힘 그리고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는 힘이 그것이죠. 이를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시간'을 쥐어주고 '경쟁'은 뺏어야 합니다.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나는 그렇게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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