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 '꺼리'가 있는 여행지인가요?
보은군, '꺼리'가 있는 여행지인가요?
  • 편집부
  • 승인 2018.01.25 12:16
  • 호수 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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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과 연락이 되면 서로 안부를 묻고 필자가 사는 곳이 '보은'이라고 말하면 '어디요? 보은? 거기가 어디죠?' 다시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속리산 있는 곳'이라고 말하면 '아! 거기군요.' 그제야 보은이 어디쯤 있는 곳인지 알았다는 눈치를 보내죠. 물론 타지의 모든 사람들이 보은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건 아닙니다. 필자의 한 사례일 뿐입니다.

그런데 정말 보은을 설명하기란 참 애매합니다. 대추가 유명한 곳이라고 하면 경북의 경산과 밀양의 대추도 있으니까요. 그럼 보은을 설명할 무엇이 있을까요? 좀 더 고민을 해봐야겠네요.

그럼 '보은'을 찾는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찾아올까요? 아마도 속리산을 제일 많이 찾는 듯합니다. 국립공원에 법주사도 있으니 등산 동호회에서 관광버스를 이용해 단체로 속리산에 왔다가 또 관광버스를 타고 되돌아가는 거죠, 그리고 대추축제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겠죠. 스포츠 대회를 하면 선수들과 응원을 위해 가족이 찾는 경우도 있겠군요. 참 특색없이 왔다 가는 것 같군요,

얼마 전 한국관광공사의 보도자료를 보았습니다. <17년, 18년 여행 트렌드 빅데이터 분석결과>라는 자료인데요. 그 자료에 따르면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누어 요즘 여행을 정리한 거죠.

첫째, 여행의 일상화, 근거리 여행이 있습니다. 여행을 특별한 날에 떠나는 것이 아닌 일상 중 틈틈이 짧은 시간을 즐길 수 있는 '당일치기' 또는 '1박2일 여행'으로 부산, 제주, 서울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는 군요.

두 번째로는 여행스타그램, 여행주간이라는 군요. '인스타그램'이 대세 SNS로 급부상하면서 여행의 기록을 사진 이미지로 편집엸기록해 여행자 개개인이 자신만의 스토리를 갖고, 또한 '인생샷(인생에서 찍은 사진 중 가장 잘나온 사진)'을 찍기에 적합한 장소를 찾는다는 군요.

세 번째는 혼행(혼자 하는 여행), 휘게라이프(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라는데요. 요즘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혼밥(혼자 먹는 밥)', '혼술(혼자 마시는 술)'에 이어 혼자라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찾는 '욜로라이프(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자)'가 젊은 층에 확산되면서 아름다운 풍경과 맛집 탐방 등 힐링 체험을 떠나는 나홀로 여행자가 많이 늘었다고 하네요.

네 번째는 도시재생, 원도심여행인데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걷는 거리, 골목, 시장으로 이어지는 구도심 문화, 예술, 역사가 있는 '감천문화마을', '동피랑마을'. 경주의 '황리단길', 전주의 '객리단길' 등을 찾는 사람들과 전통시장도 낡은 이미지를 벗어나 '푸드트럭', '핸드메이드 마켓', '문화공연' 등 색다른 즐길 거리, 먹거리를 제공해 성공한 지역을 찾는 추세라고 하네요. 마지막으는 여행예능, 드라마촬영지라는군요. 인기 드라마 <도깨비>, 힐링여행프로그램 <효리네 민박>, 먹거리, 역사, 교양 등 다양한 테마들이 결합된 <알쓸신잡>의 인기로 이 곳의 촬영지를 찾는 여행객들이 많다고 하는 군요.

이렇게 여러 방식으로 사람들은 여행지와 여행의 목적을 정해 떠난다는데 '보은'이 위의 여러 형태의 여행지에 속하는지는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자료를 활용해 여행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해야겠죠. 거대한 건물을 지어 그곳에 단체 관광객을 유치하면 대규모 숙소와 대규모 식당에게는 도움이 되겠지요. 그러나 혼자, 가족단위의 여행자가 '보은'을 찾는다면 여러 형태의 방식으로 각자의 여행을 SNS를 통해 기록하고 공유하면서 자연스럽게 '보은'이 홍보가 되고 또 찾는 삶이 많아지면 소규모 상점들에게도 도움이 되겠지요. 그럼 그들이 찾을 수 있는 '꺼리'를 만들어야겠죠. 무엇이 '꺼리'가 될 수 있을까요? 우리 모두 고민해야 할 문제일 것 같습니다.

/노정옥(마로 소여 /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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