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덕 선생 충북무형문화재 지정
박영덕 선생 충북무형문화재 지정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8.01.19 12:04
  • 호수 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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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각인생 30주년 만에 각자장 기능보유자 쾌거 기
▲ 충북도무형문화재 제28호 각자장 박영덕 선생.

장안면 오창리에서 운봉서각원을 운영하는 운봉 박영덕 선생이 지난 1월 11일 충북도 무형문화재 제28호 각자장(刻字匠) 기능보유자로 지정됐다. 보은 각자장 보유자로 인정된 박영덕 선생은 서각 인생 30주년만에 이룬 쾌거다.

각자장은 대량 인출이 필요한 서적을 만들기 위해 책판의 글자와 세밀한 그림을 새김과 동시에 책판의 관리, 보수와 장판(藏板)을 전담하는 장인이다.

1988년 동천서각 송인선 선생 문하에 입문해 전통 각자 기법을 수업 받고 2000년엔 중요무형문화재 101호 금속활자장 고 오국진 선생으로부터 금속활자 주조와 책판 제작 기법을 전수받는 등 전통기법을 두루 섭렵한 후 서각에 몰두했다.

그 결과 2000년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서각부 장려상, 대한민국 현대서예문인화대전 서예 입선, 충북서예대전 서예 입선을 시작으로 2009년 제34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각자부문 입선(문화재청 소장-정조대왕 어필 안변 설봉산 석왕사비 목판 10판)했다.

2010년엔 직지세계문자서예대전 서각부 우수상 및 제35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에서 각자부문 입선(단산별곡)했다. 2012년 제37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에서는 각자부문 특선(문화재청소장-관세음보살 42수 진언 목판11판), 2012년 원주 옻칠공예대전 장려상, 2014년 제39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문화재청장상(훈민정음 해례본 33판, 능화판)을 수상했다. 2015년 제40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대통령상 수상(훈민정음 언해본 책판 및 능화판) 등 시간이 흐를수록 선생이 진가는 날로 빛이 났다.

외길 인생, 전통을 이어가는 길이 그리 녹록치 않지만 박영덕 선생의 무형문화재 각자장 기능보유자로서 길도 고생 그 자체였다.

전통 각자공예의 맥을 잇기 위해 조각칼을 품고 나무와 대화 하듯이 온 정성을 들여 구슬땀을 흘렸다. 재질이 단단하고 벌레나 습기에 버티는 힘이 강한 나무를 선택하고 뒤틀림 방지를 위해 소금물에 쪄 그늘에서 말려야 하는 고생도 감수했다.

주로 사용하는 산벚나무, 느티나무, 가죽나무, 자작나무, 돌배나무를 준비해 그늘에서 최소 3년 이상은 건조시키고 건조가 된 나무는 용도에 맞게 자르고 수백 번의 대패질 과정을 거치는 것은 물론이다.

그리고 나무가 건조되는 동안 고문헌에 기록된 것을 확인하고 글씨체를 선택해야 하는 공부의 과정이 남아있는데 글씨나 그림을 받은 후에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각자를 하는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각자는 오자가 나거나 틀리면 오랜기간 준비한 나무원판을 버려야 하는 정밀작업을 요구한다.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한자도 팔 수 없다. 또 원본 글씨의 필체나 느낌을 나무에 그대로 새기기 위해서는 서예, 동양화, 불교미술, 불경, 회화, 민화, 배첩, 옻칠, 밀랍, 목판, 금속활자, 조각 등 다양한 연계분야에 대해 깊이 공부하는 것은 필수다.

그래서 박영덕 선생은 "나무에 글자 한자 한자를 각자하는 과정이 마치 도를 닦는 과정과 같다"했던 말이 깊이 와닿는다.

이같은 과정을 도 닦듯이 거쳐온 박영덕 선생은 그동안 경북도가 주최하고 안동국학진흥원이 주관한 삼국유사 목판작업을 비롯해 서울대 규장각 준천첩 모본 제작, (사)유교문화보존회가 주최한 훈민정음해례본 완질 목판작업을 단독으로 완수하는 등 각자장으로서의 입지를 더우 강화했다. 이외에 청남대 대통령 기념관 현판을 비롯해 영동 국악촌에 있는 천고각 현판을 하는 등 수많은 현판 작업도 수행했다.

30년동안 한우물만 파는 아버지를 본 박영덕 선생 슬하의 2녀1남 자식들도 아버지의 길을 걷고 있다. 문화재수리기능사 자격을 취득해 2014녀부터 2017년까지 선생과 함께 규장각 책판인출사업에 참여한 첫째 딸인 박해원씨(27)는 직지문자서예대전과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미술 공예공모전, 원주 옻칠공예대전에서 입상했다.

안동대학교 민속학과를 졸업한 둘째딸 박지원씨(24)도 직지세계문자서예대전과 원주 옻칠공예대전에서 특선했다. 학교 주최로 열린 김홍도 선생의 씨름을 목판으로 새겨 판화한 작품이 규장각에 기증돼 있다. 막내아들 박성원씨(21)까지는 충북대학교 목재 종이학과에 진학해 실력을 연마하는 등 2녀1남 자녀 모두 기능 전수자로서의 길을 걷고 있다.

현재 박영덕 선생은 중요 무형문화재 기능보존협회 회원, 충북불교미술인회 부회장, 직지세계문자서예대전 초대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운봉 박영덕 경력
1988년 송인선 선생으로부터 각자 사사
2002년 중요 무형문화재 제101호 금속활자장 고 오국진 선생 사사
2004년 상현서원 현판 및 중수기 제작
2006년 화양서원, 만동묘 현판 4종 및 기문 제작
2008년 인천 가천 박물관 유가사지론 경판2판 제작
2009년 수원 화성 박물관 홍재전서 륜음 목판 3판 제작
2010년 충북문화재자료 제16호 석보군 묘각 현판 제작 및
경북 기념물 제25호 사별왕릉 영사전 현판 제작,
2011년 인천 가천 박물관 중수정화경사중류비용 본초 제17목판 제1판 제작
2012년 문화재기능자 자격 취득(칠공 6673호)
2013년 고창군 동학기념관 인물 목판 3판 제작 및 송자대전 어제서문전통
판각,청주배첩전수교육관 궁궐 벽지용 능화지 능화판 2판 제작
2014년 서울대 규장각 준천첩 모본 능화판 1판, 어제어필 목판 4판 제작 및
책판 2판 복원 3책3첩 인출 장황 청주 송상현선생 사당 및 천곡기념 관 현판 제작

◇상훈
2000년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서각부 장려상,
대한민국 현대서예문인화대전 서예 입선, 충북서예대전 서예 입선
2007년 행정자치부장관 표창
2009년 제34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각자부문 입선
(문화재청 소장-정조대왕 어필 안변 설봉산 석왕사비 목판 10판)
2010년 직지셰계문자서예대전 서각부 우수상 수상 및 제35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각자부문 입선 (단산별곡)
2011년 제36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각자부문 입선
(조맹부 서 현각선사 송 증도가 책판 29판)
2012년 제37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각자부문 특선
(문화재청소장-관세음보살 42수 진언 목판11판)
2012년 원주 옻칠공예대전 장려상 수상
2014년 제39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문화재청장상 수상
(훈민정음 해례본 33판,능화판)
2015년 제40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대통령상 수상
(훈민정음 언해본 책판 및 능화판)

◇전시활동
2008-2013년 충북불교 미술인 회원전
2010-2012년 대한민국 명품공예전(중요 무형문화재 기능보존협회)
2014년 한글과 세계문자서예동행전(국립세종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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