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희망이 보인다
평창! 희망이 보인다
  • 편집부
  • 승인 2018.01.11 11:08
  • 호수 4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성진

2017년 11월 영국의 유력 일간지 '가디언'에서 특집기사를 실었습니다.

제목은 "돈만 먹는 애물단지를 뜻하는 흰코끼리(White elephant)TOP 10"즉 막대한 예산을 들이고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세계 건축물 10가지 입니다.

여기에는 미국의 '아무곳으로도 통하지 않는 다리(Bridge to Nowhere)'[인구 8천의 알레스카주 남부와 50여명이 사는 섬을 잇는 교량공사 프로젝트로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보다 긴 다리로 2005년 2억3000만 달러(한화 2439억)를 배정해 시작되었으나 지금은 미완성인채로 중단됨]와 캐나다의 "토론토 지하철역(Toronto subway station)"-[토론토 교외 스카보로까지 지하철을 연장하는 프로젝트로 7개역을 갖춘 경전철로 설계되었으나 그뒤 3개역을 갖춘 지하철역으로 다시 1개의 지하철역만 건설하기로 결정, 공사비는 33억5000만 달러(한화 3조5677억)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공사비가 들어간 지하철역이 될 전망임]그리고 자랑스럽게도 한국의 4대강 사업-[총 공사비 22조원을 투입했으나 설계부실로 16개의 보중 11개가 내구성이 부족하고 불합리한 수질관리로 오히려 수질이 더 나빠졌으며 앞으로 막대한 유지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됨]이 3위로 선정되었습니다.

그 밖에 베를린의 곧 완공될 공항, 러시아의 510억달러 짜리 마을, 스페인의 발렌시아 예술과학단지, 홍콩-마카오-주하이를 잇는 다리, 스페인의 돈키호테 공항, 스페인 해안도시 베니돔의 47층 콘도 빌딩, 평양의 유경호텔 등이 선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에서 우리의 미래와 연관된 건축물이 있었습니다.

바로 러시아의 510억달러 짜리 소치마을입니다. 러시아의 소치는 2014년 동계올림픽이 개최된 도시입니다.

러시아는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아무런 시설도 없는 소치라는 곳에 스포츠시설, 49개 호텔, 13개 기차역사, 5개 학교 , 6개 의료단지, 320Km의 새도로를 건설하는데 510억 달러(한화 54조 3760억원)를 투입했으나 올림픽이 끝난 뒤에는 예상과 달리 사업성이 없어 방치되어져 지금은 유령도시에 가깝게 변해버렸습니다.

올해 2018년 우리는 러시아 다음으로 동계올림픽을 평창에서 개최합니다. 하지만 2007년부터 시작된 평창 동계올림픽유치 노력은 3번의 실패 끝에 선정되어졌지만 그 유치 실패 과정에서 수많은 문제점을 보여주었습니다.

많은 언론들은 '쾌거'라고 칭하지만 10년전인 2007년 당시는 중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에 힘입어 국내 경제도 일시적 호황기를 맞고 있었던 상황이었고 이에 지방자치단체는 국제수준의 행사 개최를 통해 중앙 정부의 예산투입을 이끌어내 지방발전을 도모하려던 계획이 전국적으로 유행하던 시기였습니다.

'○○국제 영화제', '○○세계 박람회', '국제○○○'등등이 그러합니다.

어떠한 기반시설도 갖춰지지 않았고 국내 동계 스포츠 인구조차 희박하여 동계 스포츠에 대한 국민적 기반마저 없었던 평창은 이명박근혜 정부의 대국민 홍보를 통한 지지도 상승을 도모하기 위한 정치적 이해와 맞물려 계속적으로 동계올림픽 유치에 막대한 예산과 힘을 쏟을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2014년동계올림픽 개최가 확정될거란 잘못된 예상속에서 연예인 강호동의 부동산 투기 의혹등으로 알려진 평창 주변의 부동산 투기열풍까지 불었습니다.

러시아의 소치와 너무도 닮은 꼴인 우리나의 강원도 평창은 현재 12조8485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어 각종 동계올림픽 체육시설과 연계도로, 기반시설을 완공한 상태입니다.

동계올림픽이 끝난 후 이 모든 시설은 동계스포츠의 수요가 스키 말고는 전무한 우리나라에서 과연 얼마나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며 세계인에게 이용될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을 것인지는 희망 보다는 절망에 가까운 예상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2015년에 미국 보스턴, 독일 함부르크가 2016년에는 이탈리아 로마가 하계 올림픽 유치 포기를 선언하면서 2024년 하계 올림픽 유치를 희망하는 도시는 미국 LA와 프랑스 파리 두 도시 뿐입니다.

동계 올림픽 유치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2015년 스웨덴 스톡홀름, 노르웨이 오슬로, 폴란드 크라코우가 유치 포기를 선언하면서 평창동계올림픽 다음번인 2022년 동계 올림픽 유치 희망 국가는 중국 베이징, 카자흐스탄 알마티 두 도시만 후보로 남아 있읍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은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 올림픽,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 하계 올림픽에서 반복되어진 막대한 개최비용과 이후 유지비만 낭비되는 올림픽 유치를 경제적 이유로 포기하고 있읍니다.

이러한 불길한 전망 속에서 '북한의 평창 동계 올림픽 참가'라는 소식은 가뭄에 단비를 만난 듯 평창동계올림픽을 세계인이 주목하게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적 압박으로 촉발된 한반도 전쟁위기는 현재 극도로 위험한 상태에 와 있습니다.

이 위기상황을 일시적이나마 중단시키며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한 대화 채널이 재가동 되고 이후 이산가족상봉등 민족적 민간교류와 개성공단 재개등 경제적 협력을 이뤄낸다면 북한을 군사적 대결국면이 아니라 6자회담등을 통한 정치적 해결의 방향으로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이는 한반도 평화 정착뿐만 아니라 미-북, 미-중간 긴장완화를 통해 동아시아 평화모드조성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이 과정 속에서 한국의 역할은 중요해질 것이고 외교적 위상도 높아질 것입니다.

평창 동계 올림픽이 이러한 동아시아 평화모드 조성의 계기를 제공할 경우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실현하고 보여준 올림픽으로써 역사속에서 또한 세계인들의 인식 속에 기리 남을 것입니다.

이는 12조8485억원에 달하는 동계올림픽준비 예산을 어쩌면 1회성 사업을 위한 낭비되어지는 예산에서 평화를 위한 기여금이자 투자금으로 바꾸어 우리나라의 외교적 위상도 높이고 민족의 평화적 발전을 위한 미래 투자금으로서 가치를 더할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