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보은 결초보은
청렴보은 결초보은
  • 편집부
  • 승인 2017.12.20 23:08
  • 호수 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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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재

연말이면 으레 각종 지표와 실적 그리고 이에 따른 표창과 수상 소식이 지면을 장식하고는 합니다만, 금년에 보은군이 높이 평가받은 것을 살펴보면 보면 △친환경농자재사업 최우수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사업 우수기관 선정 △공공기관 청렴도 1등급 △암관리사업 최우수기관 △하수도 운영, 관리 최우수 지자체 △노인일자리 창출 시군 평가 최우수 △가축방역평가 전국최우수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참, 대단한 성과입니다. 담당 공직자와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와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히 공공기관 청렴도 1등급을 받은 것은 매우 높이 평가함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한 두 사람, 어느 소관 부서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잖습니까. 모두가 다 하나같이 한 마음으로 해내지 않으면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기에 더욱 소중하고 높이 평가돼야 마땅합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전국의 기초지자체 중에서 1등급을 받은 곳은 8군데 밖에 없습니다.

지난 6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결과를 좀 더 살펴보면 보은군이 종합청렴도 8.24(1등급), 외부청렴도 8.33(1등급), 내부청렴도 8.00(2등급)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청렴한 지자체로 평가됐습니다. 충북도내에서는 보은군 다음으로 전국 3위를 차지한 옥천군(8.22)이 1등급이고, 2등급에는 영동군(8.03) 진천군(7.99) 증평군(7.97) 단양군(7.84), 3등급은 음성군(7.69) 충주시(7.52) 괴산군(7.36), 4등급 청주시(7.39), 5등급 제천시(6.99)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남부3군이 1, 2, 3위를 휩쓸었더군요.

국민권익위가 분석한 내용 중 자치단체 관련 부분을 들여다보면 외부청렴도에서 공공기관에 대해 금품, 향응, 편의 제공이 감소했는데, 이는 작년 9월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공직자에게 금품, 향응, 편의를 제공하던 부패 관행이 상당부분 개선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공사 관리감독과 인허가업무가 부패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소속 직원들이 평가하는 내부청렴도에 있어서는 조직문화 및 부패방지제도 등 청렴문화지수, 인사와 예산집행, 부당한 업무지시를 포괄하는 업무청렴지수가 모두 악화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직원들의 의식 향상에 비해 기관의 청렴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여 나타난 결과로 보입니다.

특히, 기초자치단체에서 인사 관련 금품, 향응, 편의 제공과 위법, 부당한 예산집행이 가장 높았다는 내부의 응답이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단체장이 가진 인사권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집행되지 않았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위법 부당한 예산집행을 직원들이 하겠습니까. 결국 공공기관 청렴도는 기관, 단체장의 의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공직자가 조직을 통솔하는 리더로서 성패를 가름하는 것이 위신(威信)이라고 합니다. 목민심서에 '馭衆之道(어중지도) 威信而已(위신이이) 威生於廉(위생어염) 信生於忠(신생어충) 忠而能廉(충이능염) 斯可以服衆矣(사가이복중의)' 즉 부하를 통솔하는 방법은 위엄과 신뢰, 곧 믿음입니다. 위엄은 청렴에서 생겨나고 신뢰는 성실에서 나오는 것이니 성실하고도 능히 청렴해야 이에 아랫사람을 복종시킬 수 있다는 것이지요. 윗사람만이 아닙니다. 대저 사람이 금전에 깨끗하면 어딜 가도, 누구에게나 떳떳하고 당당하게 큰 소리 칠 수 있으며, 부당한 압력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지킬 수 있으며, 위아래 누구에게나 영(令)이 선다는 것입니다.

2003년 말 강원도 최북단 어느 군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군수의 비리를 눈감으면 민원인이 전 재산을 날릴 판인데… 뜬 눈으로 밤을 새우는 아들에게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우리 가족은 준비가 되었다. 네가 옳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따르겠다."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공익제보이후 아들은 즉각 해임되었고, 아버지까지 직장을 잃었으며, 아내도 직장 안팎에서 괴롭힘을 당해 우울증과 단기기억력상실 등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소청심사를 통해 복직하기는 했지만 면사무소로 쫓겨나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말합니다. "민원인 가족이 평생을 모은 돈과 빌린 돈으로 산 땅이었습니다. 그 땅을 군수가 '자기 마음대로' 건물을 짓지 못하는 땅으로 만들어 버리면, 그대로 그 사람은 전 재산 날릴 판인데 어떡합니까. 난 공무원이고, 다시 돌아가도 똑같이 그 민원인을 돕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을 것입니다."

끝으로 목민심서 한 말씀 더, "수령이 청렴하지 않으면 백성들은 그를 도둑으로 지목하여 마을을 지날 때는 더럽다고 욕하는 소리가 들끓어 떠들썩할 것이다. 이 또한 수치스러운 일이다(牧之不淸 民指爲盜 閭里所過 醜罵以騰 亦足羞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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