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희 (탄부초 전래놀이)
손주희 (탄부초 전래놀이)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7.11.30 12:01
  • 호수 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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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가 선생님이 됐어요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마자 신발을 갈아싣는 번거로움도 잊은채 운동장으로 쏜살같이 달려나가는 아이들이 있다. 요즘 학교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풍경이지만, 추운 겨울에도 아랑곳 않고 씩씩하게 뛰어노는 탄부초 아이들이 귀엽기만 하다.

#엄마에서 선생님으로...

"아이랑 함께 놀려고 전래놀이를 배웠어요" 손주희 선생님의 말이다.

외둥이 딸을 둔 그녀는 아이와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지난해 보은도서관에서 전래놀이 강의를 들었다. 재미에 푹 빠진 주희씨는 올해에도 연이어 수강을 받아 덤으로 1급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이후 탄부초 방과후학교 전래놀이 강의를 맡아 현재는 교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얼마전에는 산외초 전래놀이 특강도 진행했다.

"수업시간이 너무 짧아요"

전래놀이의 유래와 방법을 익힌 후 팀을 나눠 놀이를 진행하는 데에 아이들은 늘 아쉬움을 나타낸다.  저학년은 몸으로 하는 놀이를 중심으로, 고학년은 전략적 사고를 요하는 전래놀이 중심으로 수업을 구성해 학년마다 특색있는 공동체놀이로 시간가는 줄 모른다.

제기차기와 죽방울·쌍륙·고누·딱지치기·구슬·비석치기·망줍기놀이 등.

교과서에 나오거나 익히 알고 있는 놀이도 있고 생소한 놀이도 있지만 그녀의 수업은 단순히 즐기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나만의 제기, 딱지 등을 만들어 놀면 아이들이 더 신나게 놀 수 있고 놀잇감을 소중히 다루게 돼죠"

돈으로 문구점에서 간편하게 해결하는 것이 아닌, 그녀의 놀잇감에는 아이들만의 색깔과 정성이 담긴 특별한 놀잇감이다.

또다른 전래놀이의 특징은 1대1 놀이와 단체게임, 혼자놀이도 가능하며, 저학년과 고학의 맞대결, 힘센 아이와 힘이 약한 아이도 맞대결할 수 있는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아이들이 모이면 장소를 불문하고 어떤 놀이도 가능하죠"

스마트폰과 컴퓨터, 텔레비전에 노출이 많아 노는 방법을 모르는 요즘 아이들과 달리, 탄부초 아이들은 노는아이(?)로 건강함이 넘친다.

#책 읽어주는 재능기부

손주희 선생님은 교육활동은 전래놀이에 그치지 않는다. 역사보드게임과 독서지도사 양성과정을 수료한 후 학교 아이들에게 책읽어주기 재능기부도 하고 있다.

"서윤이가 태어나고 보건소 오감발달과 도서관 책읽기 영유아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아이와 함께 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방법을 배웠는데 제 아이뿐만 아니라 이웃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기쁘죠"

딸아이 또한 엄마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아이들이 너희 엄마 너무 착하다라고 말한대요. 수업시간에도 선생님, 아줌마, 엄마 호칭도 다양하죠"

딸아이의 친구이자 이웃 언니, 오빠들 모두들 그녀가 익히 알고 있는 아이들이서 친밀감이 높고 격이 없어 편안하게 어우러질 수 있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중요하죠"

팽이 하나를 소개하더라도 궁금한 표정과 높낮이를 조절한 목소리, 생생한 언어로 몸짓으로 표현하면 아이들은 기대감으로 한껏 부풀어 오른다.

"우리 어른들은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냈잖아요. 동네 골목이 깜깜해지도록, 엄마가 밥먹어라 하는 목소리가 들릴 때까지 놀았던 추억을 아이들에게 되돌려 주고 싶어요"

잘노는 아이가 공부도 잘하고 자기 삶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간다고 확신하는 그녀는 겨울방학에는 학기중보다 심화된 전래놀이, 충분히 노는 전래놀이를 희망하며 아이처럼 함박 웃음을 지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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