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환욱 (관기초 4학년 담임)
강환욱 (관기초 4학년 담임)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7.11.16 10:36
  • 호수 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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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 같은 교실에서 놀면서 공부해요
▲ 관기초등학교 학생들이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앞에서 한복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사진 왼쪽 강환욱 4학년 담임선생님)

선한 눈매를 가진 관기초등학교 강환욱 교사를 만나기 위해 4학년 교실에 들어선 순간, 마치 캠핑장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이 공간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부러움이 몰려든다.

#해피버스를 타고 보은 곳곳을...

9명의 아이들이 공부하는 4학년 교실 한켠에는 농구골대와 야전침대, 캠핑의자, 보드게임, 다트, 블록, 실내자전거까지...

캠핑하듯 자유롭게 공부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한눈에 그려진다.

"아이들이 교실문을 열었을 때 행복하게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강환욱 교사의 말이다.

즐겁게 놀면서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설레이는 공간이었다.

그는 아이들을 위해 승용차에서 일부러 15인승 봉고차로 바꿨다.

"아이들에게 닉네임 봉고쌤으로 불리고 있죠"

봉고쌤은 '해피버스'를 타고 보은 곳곳을 돌며 언제든 캠핑은 물론, 지역탐방을 진행하고 있다. 해피버스를 타고 탄부면 벽지리의 찬샘도 가보고, 마로 소여리 공간 이노에 가서 할머니들의 작품 감상하기, 선애빌 마을 탐방, 얼마전에는 가람뫼 농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시골에 살면서도 방금 낳은 달걀을 만져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죠"

지금까지 세상에서 느끼던 따뜻함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갓낳은 달걀. 아이들의 작은 손이 경험했던 따뜻함은 평생 기억되리라.

"오늘 생일맞은 친구에게 받고 싶은 선물을 물었더니 캠핑이래요" 그날 해피버스는 친구의 소원을 풀어주기 위해 인근 마을로 별밤 캠핑을 떠났다.

#아이들이 사는 보은에 살아요

고향이 서울인 그는 4년전에 부인을 꼬드겨(?) 첫째 아이와 함께 보은으로 이사를 왔다.

"첫발령지가 보은이었어요. 처음에는 청주에서 출퇴근 했죠"

보은으로 이사와서 가장 편했던 것은 출퇴근 시간이 가까워졌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들이 사는 보은에 산사는 것이 어떠한 의미를 지니게 되는지 깊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보은에 관심이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이웃과 어울리면서 보은만의 문화를 느끼고 우리 아이들이 늘상 가까이 지내는 이웃의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를 직접 만나면서 보은을 사랑하게 되고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깊어졌다. 그렇게 보은과 시간을 함께 가지면서 둘째 아이도 선물로 받았다.

"아이들이 지역에 살면서도 보은을 잘 모르죠. 간혹 어른들도 그런 분들을 발견하게 되구요 때문에 그는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 혹은 가족과 함게 보은 곳곳을 다닌 곳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마을에 내려오는 전설들을 정리해나가기 시작했다.

그와같이 보은을 권역별로 나누어 지역을 탐방한 교사들이 모여 지역교과서를 제작하고 있다. 이는 보은지역 초등학교 3학년 공통교과서로 쓰일 예정이다.

그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4학년 아이들이 보드게임을 옆에서 진행하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담임선생님의 다른 점을 물었다.

"아이들을 생각하는 어른이에요", "재미없는 교과서를 재미있는 수업으로 만들어줘요", "캠핑카 선생님"... 아이들의 입에서 쉴새없이 무수히 많은 말들이 쏟아진다.

"교과서대로 수업하면 창의성없는 수업이 되기 쉽죠"

매일 먹는 점심을 같은 밥만 먹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메뉴를 즐기듯 그는 교과과정을 현장학습과 지역탐방, 고향 보은이 살아숨쉬는 교육과정으로 새롭게 연구하고 아이들과 함께 한다. 때문에 아이들의 몸으로 체득한 교육은 오래도록 머리와 가슴에 기억된다. 그리고 그 기억에 친구들과 선생님이 함께 있다.

"몇 년 후 보은군이 없어진다고 하는데, 보은회생의 가장 근본적 해결은 교육에 있다고 봐요"라며, "제가 생각하는 교육이란 '함께'라는 한마디로 요약하고 싶어요"

화창한 금요일 오후, 해피버스 앞에 서있는 그의 미소가 가을빛과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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