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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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승인 2017.11.16 10:18
  • 호수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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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9일

아침 여섯시에 일어나 날씨가 쌀쌀하다. 밥을 하고 소고기 미역국을 끓여먹었습니다. 빨래하고 청소하고 싸리비로 마당을 쓸어요. 앞집 아주머니와 함께 마을회관에 가서 커피, 시루떡을 먹었습니다. 화투도 하고 놀았습니다. 점심으로 보리밥하고 된장에 호박, 고추, 느타리를 넣고 끓여 먹었습니다. 재미있게 놀았어요.

조영순(73, 보은 금굴, 흙사랑 한글학교)

2017년 11월 9일 월요일

오늘은 오후에 학교가는 날이라서 두시에 학교에 가서 영어공부하고 한자공부하고 여중학생들하고 삼년산성으로 현장학습을 하러 갔다. 삼년산성도 오래만에 가보니 많이 달라졌다. 성을 올라가보니 보은 시내가 다 보여 마음이 다 시원해지는 것 같아서 너무너무 좋았다. 오다가 선생님이 저녁을 사주어서 너무 배부르게 잘 먹었다. 선생님이 돈을 너무 많이 썼다.

이옥순(75, 보은 교사, 흙사랑 한글학교)

2017년 11월 14일

오늘 아침을 먹고 공부를 하러 가서 커피도 한잔먹고 친구도 만나서 좋았다. 시간이 되서 선생님이 오셨다. 수업이 시작하였다. 책에서 손녀 민희가 돌이 됩니다라는 공부를 하였습니다. 점심을 먹고 효당에 가서 물리치료를 받아서 좋았다. 집에 왔는데 시간이 3시가 됐다.

전갑순(74, 보은 삼산, 흙사랑 한글학교)

2017년 11월 13일

오늘 아침먹고 택시불러서 김씨방앗간에서 가서 기름 짜놓고 흙사랑학교에 갔다. 선생님이 칠판에 써놓고 쓰라면 눈이 안보여서 그것도 못따라 쓰네요. 언제 남보다 더 잘 쓸까? 어려서 못 배운걸 이제와서 배울라니까 머리속에 안들어간다.

2017년 11월 14일

오늘은 아침을 먹고 김장할라고 마늘을 까 놓고 알타리를 다듬어 놓았다. 집에 있으면 하는거 없이 해가 넘어간다. 오늘은 학교 못가고 내일 수요일 학교를 가야지. 빠지지 말고 가야지하는데 자꾸 빠지게 된다.

장종남(83, 산외 동화, 흙사랑 한글학교)

선생님 안녕하세요. 가을 바람이 붑니다. 나락도 볏다.

가을이 지나갑니다. 참 세월이 빠르다.

김치도 담았다. 아들이 김치를 가져갔다.

손자도 가져갔다. 쌀도 주었다. 암만 주어도 아깝지 않다.

이금순(82, 보은 장신, 흙사랑 한글학교)

2017년 11월 14일

학교를 일주일만에 갔더니 사무국장님이 내가 또 병원에 가서 못오는줄 알고 걱정을 하시다가 오늘 학교를 갔더니 박선생님이 그렇게 반가워했다. 내가 암투병 생활에 선생님이 어머니는 죽는 날까지 글을 쓰라고 해서 나는 다 포기했는데 선생님이 용기와 희망을 주셔서 그걸로 학교도 가고 선생님이 영동에 글쓰기 대회에 가자고 해서 영동에 가서 생각도 못한 등수에 들어서 상금을 타고보니 선생님 때문에 더 열심히 배워서 선생님 말대로 죽는 날까지 글을 쓰겠습니다.

선생님 말을 듣고 내맘이 다 나은 것 같았습니다. 이제 병원치료도 열심히 받고 글도 열심히 쓰겠습니다. 선생님 말한마디에 희망과 용기가 생겨서 글쓰는 취미로 즐거운 하루를 보냅니다. 글쓸 때마다 사무국장님을 생각겠습니다. 선생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임재선(74, 수한 질신, 흙사랑 한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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