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중, 유소년축구단 학생들 대거 위장전입
보은중, 유소년축구단 학생들 대거 위장전입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7.11.09 11:26
  • 호수 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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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 스포츠마케팅 성공위해 교육까지 이용하는 것 아닌지 의혹...

보은FC U-15(유소년축구단) 소속 학생들이 위장전입과 집단 합숙훈련을 해온 정황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7월에 창단된 보은군체육회 가맹단체 보은FC 선수생활을 위해, 올 1학기초에 서울과 대전 등 외지에서 18명의 중1학생이 보은중학교로 전학을 왔다. 이들은 이평리 모아파트에서 합숙하면서 방과후활동과 보은체육시설 등에서 감독과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훈련을 해오다가 얼마전 종곡리로 숙소를 옮겼다.

문제가 불거진 것은 지난 9월. 축구부 소속 학생 중 한명이 감독과 동료 학생들과 갈등으로  축구단 활동을 그만두고 전학을 희망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문제의 학생이 동료학생에게 명찰뒤에 있는 옷핀을 이용해 문신을 새기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학교측이 조사에 나섰다. 이과정에서 학생들이 상시합숙훈련을 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해당 학부모에게 전입학 자격요건을 충족시켜달라는 가정통신문을 발송했다.

또다른 문제는 현재의 보은중 사태가 해결되기도 전에, 보은FC 선수생활을 희망하는 초등6학년 외지 학생 15명이 전학을 시도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은 보은중 전학이 까다롭고 동계훈련 등의 이유로 10월 중순경부터 초등학교로 전학을 시도했지만, 이또한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현재 계류중이다.

이처럼 보은FC 선수들이 중학교와 초등학교 전학이 원활히 추진되지 않는 가운데 학교와 학부모를 넘어 지역사회까지 갈등이 확산되고 있으며, 보은군은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어 보인다.

정상혁 군수는 지난해 보은고와 생명고, 정보고와 협의해 고등학교 축구부를 만들 것을 계획했지만, 각 학교의 사정으로 추진되지 못했다. 또한 현재 보은FC 이모 단장은 지난해 보은중을 방문해 축구 지정종목돼 있는데 왜 육성하지 않느냐며 군에서 예산지원을 해주겠다고 하는데 축구부를 운영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진행되지 못했다. 이에 정군수가 직접 나서 도교육청과 협의했지만 '엘리트 체육은 안된다'는 교육청의 확고한 입장에 좌절됐다.

결국 보은군체육회 가맹단체로 보은FC가 창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뿐만 아니다. 보은군은 현재 가칭 '축구센터'를 20억 규모로 준비중에 있다. 축구센터는 숙소와 식당, 휴게실, 물리치료실 등을 갖춘 시설로 계획중이다. 이는 보은FC 합숙소를 위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을 들게 한다. 왜냐하면 보은군 축구 동호회가 숙소를 이용할 이유가 없고, 무엇보다 이모 단장은 20억 규모의 기숙사를 군에서 지어, 아이들이 안전하게 합숙할 수 있다며 학교관계자에게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군관계자는 "축구인 불특정다수를 위한 시설이고 아직 계획단계로 어떤 결정도 된바 없다. 누군가 잘모르고 하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외에도 초중학교에 군 민원비서관이 방문하고 동문회장, 운영회장, 축구단장, 축구단학부모 등이 방문하며 전학생을 수요하지 않는 문제와 보은군 스포츠메카의 비젼 등에 대해 강조하며 학교의 협조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이는 학교 입장에서는 '압력'으로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학교 주장과는 달리 이모 단장은 "합숙훈련 금지하는 법조항이 없고 교육부지침은 법이 아닌 지침을 뿐이다. 또한 우리 아이들은 학생선수 자격이 아닌 일반학생으로 전학을 했기 때문에 합숙소여부와는 상관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 전학 허락할 때는 언제고 지금에 와서 보은중 전체 학생이 아닌, 보은FC 학생들만 선별해서 위장전입 조사를 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고,학교폭력문제도 사실과 다르게 확대됐다. 교육청, 초등학교, 중학교까지  법적 근거없이 전학을 막는 것은 위법한 일이다. 또한 보은군 스포츠마케팅이 성공하고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보은FC는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학교 관계자는 "초중학생은 부모와 함께 거주해야 한다.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암묵적 서열이라는 문화가 있다. 지금도 우리학교 일부 운동부는 자기들끼리만 뭉쳐 다닌다.  아직 어리고 소수이며 학부모가 지역주민이고 서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없이 지내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보은FC 형태가 지속되면, 한 학교에 축구부만 5~60명이 된다. 선후배 서열과 힘센사람의 서열이 매겨지면 전체 학교문화 자체에 영향이 미칠 소지가 있고, 더욱이 부모가 함께 살지 않는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전학을 하려면 학부모와 같이 거주이전을 하고 법적 요건을 갖춰라. 스포츠마케팅 성공을 위해 교육이 이용돼서는 안된다"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교육청 관계자 또한 "아이들이 신체와 정신의 조화로운 성장을 위해 엘리트체육이 아닌 생활체육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건강과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으로 시작했지만, 일부 학생들이 특기를 보인다면 학교에서는 그런 학생들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그 과정이 지역 아이들이 중심이 돼야 하며, 지역 아이없이 외부영입으로, 그것도 학부모도 없이 합숙형태로 운영된다면 우려지점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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