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보은대추축제가 지속되려면
[칼럼] 보은대추축제가 지속되려면
  • 편집부
  • 승인 2017.11.02 14:54
  • 호수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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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대추축제 10일간의 긴 일정이 마무리됐다. 축제 기간 방문객이나 판매액 등 보은군 보도 자료의 성과에 대한 의견은 다음으로 미루고자 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알고 있는 화천의 산천어 축제와 함평의 나비 축제 등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축제와 비교해 보면 보은대추축제의 보도 자료가 홍보용이라는 것이 빤히 보이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개최되는 축제가 연간 1500여 개에 달하는 요즘 축제장에 방문객을 유치하기는 특색이 없으면 힘들다. 많은 예산을 축제에 투자하는 것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홍보를 위함인데 방문객이 모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예산 낭비에 불과하다. 그리고 군소도시의 지역 축제는 그 지역의 특산물을 판매하는 '특별한 장날'일 뿐이다. 지역의 특색을 살리지 못하고 비슷비슷한 프로그램과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로 인해 축제장이라기보다는 장날에 가깝다.

이는 축제를 기획하면서 지역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기획을 해야 함에도 전년도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답습하는 행정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축제는 지역 단체장의 치적 과시용이 아닌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홍보를 통해 차후 관광객 유치 등 다양한 파급효과를 얻기 위한 기획이어야 하는데 단지 축제 기간의 실적에만 몰두해 인위적인 행정적 진행에 그치고 마는 것이다.

축제추진위원회가 있다고 하지만 전적으로 관에서 주도하다 보니 형식에 얽매이고, 축제현장의 시간적, 공간적 변화에 대응이 미흡하다, 또 축제를 이끌어 갈 전문 인력이 없다 보니 관료적, 행정적 진행으로 인해 틀에 박힌 축제가 될 수밖에 없다.

보은대추축제가 전국 축제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 대추와 농산물 판매가 중요하지만 단지 축제기간을 농산물 판매를 위한 장날로 활용할 것인가 아니면 축제 기간을 활용해 더 많은 파급효과를 얻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인가. 이제 생각의 틀을 바뀌어야 한다.

우선 축제추진위원회 구성을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으로 새롭게 꾸미고, 추진위원들은 새로운 기획을 만들어 군이 주도하는 축제가 아닌 추진위원회에서 주도하는 축제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보은군에서 대추축제를 지속해서 개최할 계획이라면 축제전담부서를 구성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그것이 어렵다면 일정 기간 축제 전문가를 감독으로 활용해 축제추진위원들과 함께 기획 운영하는 방법도 있다.

행정적 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군소도시에서도 지역의 특색에 맞는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화천 산천어 축제는 겨울 축제 중에서 제일가는 축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천군 인구수가 2만6천여 명에 불과하지만 겨울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고, 보은군과 비슷한 인구수를 가지고 있는 함평군 나비 축제도 매년 봄이면 나비 축제로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축제가 성공적이다 보니 관광객을 위한 숙박업소와 식당이 새롭게 문을 열고, 농산물 판매도 높아져 지역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 축제 기간이 아닌 날에도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이 두 곳은 다른 군소도시의 축제와 차이가 있는 것은 농산물 판매를 위한 축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화천군은 강원도의 추운 날씨를 활용한 산천어 축제이며, 함평군은 다른 축제와 차별을 위해 새롭게 기획을 해 스스로 찾아낸 지역 축제이다.

보은군 대추축제가 전국적인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행정적 틀에서 벗어나 민간과 군이 조화를 이루어 축제를 기획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또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보은군 역사, 문화, 전통, 자연 등을 활용해 특색 있는 축제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노정옥(마로 소여 /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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