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사랑 한글학교 어머니들 일기
흙사랑 한글학교 어머니들 일기
  • 편집부
  • 승인 2017.11.02 14:38
  • 호수 4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 기

2017년 10월 30일

너무 힘든가 봐 애들 학교 데려다 줘야지 출근 준비해야지 밤이면 학원 데려다 주고 데려 오고 하는게 너무 체력이 모자라나봐 보은 병원을 가도 아무것도 모르니 청주 큰 병원을 가보니 입원을 해야 한다고 하네요.너무너무 속상 해 엄마 살아 있을 동안은 아프지도 말고 건강하게 장 살면 좋겠다.

2017년 10월 31일

어늘은 막내 딸이 병원에 입원 한다고 짐을 싸가지고 가는 것을 보니 너무 맘이 아팠다. 그래서 학교도 가기 싫은데 집에 있으면 더 심란할 것 같아서 학교를 갔어도 마음이 심란하다. 시간을 마치고 집을 와 보니  왜 집이 다 빈 것 같으니 우리 막내 딸이 내가 많이 의지하는 가봐 오늘 갔는데 왜 그리 허전한지 너무 속사하다. 그래도 큰 병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생각해야지.

이옥순 (75, 보은교사, 흙사랑 한글학교

2017년 10월 28일

오늘은 메주콩을 뽑는데 억그제 심은 것 같은데 벌서 다 익었다. 그렇게 가뭄속에서 사라 난 콩, 팥, 둘깨는 지겨운 장마네 떠내려가고 살아 나문 콩이 익어서 툭툭 터진 콩알이 밭골에 대굴대굴 굴러다니는데 한 알, 한 알 떠러진걸 주머니에 주어 넣었다. 이 콩이야 말로 내 땀방울처럼 동골동골 땀방울처럼 생긴 콩이였다. 그 불빛같은 더위에 살지 못하고 죽어가는 곡식들이 살아서 내 땀과 물 준 콩, 팥, 들깨가 마당에 여기저기 옹기종기 모야서 가을맏이하며 웃고 인는 오곡들을 보니 정말 사랑스러웠다. 암투병속에서 사랑으로 가꾼 오곡들이 나를 사랑 해줘서 가을에 결실이 된 것 같았다. 내 사랑과 땀이 가꾼 가을이 우리 집에 다 모였다. 

임재선 (74, 수한 질신, 흙사랑 한글학교

10월 29일 일요일 맑음

오늘은 벼를 사러 둥덕에 갔다. 그리고 주인이 벼를 날라주었다. 남편은 벼를 싣고 탄부 숲피정미소로 간다. 나는 찹쌀이 필요해서 쌀집을 갔는데 찹쌀 값이 많이 올랐다. 그래서 걱정을 했는데 어쩔 수 없지 하고는 마음을 비우고 나서는 편했다.

10월 30일 월요일 맑음

오늘은 섣달그믐 이라는 문제가 숙제다. 그래서 섣달그믐에 대하여 일기를 쓴다. 잘 안댄다. 그리고 들깨 기피를 낼라고 방앗간을 갔다. 들깨 가루가 깨끗하게 잘 벗겨줬다. 그래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창고에 갖다 놓았다. 집으로 와서 피곤하였다.

전갑순 (70 보은읍 삼산리 흙사랑 한글학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