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정조대왕 능 행차 재현으로 전국적 주목받아
수원시 정조대왕 능 행차 재현으로 전국적 주목받아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7.11.02 14:21
  • 호수 4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조어가행렬 중단한 보은군, 관광상품 가능할 지 고민 필요
 

문화관광부 지정 대한민국 대표축제인 수원화성문화제의 백미는 정조대왕능행차 재연이다. 그동안 정조대왕의 능행차 재현은 수원 구간에서만 이뤄졌다가 지난해 서울 구간 재현을 시행한 후 올해는 화성시까지 완전하게 재현됐다.

올해 능행차 재현은 서울 창덕궁에서 출발해 정조대왕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묘가 있는 경기도 화성시 융릉까지 총 59.2㎞구간에서 이뤄졌다. 올해 능행차 재현에만 총 4천600명, 취타대 16개 팀, 말 690필이 소요됐다. 지난해보다 거리는 11.6㎞, 인원은 1천500여명이 증원됐으며 말은 280여필이 늘어난 규모다.

첫날 서울 창덕궁 앞에서 출궁의식을 시작으로 서울을 출발한 능행차 행렬은 서울 한강을 지날 때는 배를 이어붙인 다리, 일명 배다리로 한강을 건너는 장면은 장관을 이뤘고 보는 재미를 더했다.

정조가 수도를 삼으려고 화성을 축조한 수원구간 행차는 수원시민들이 다양한 퍼레이드에 참여해 조선백성 환희한마당을 선보였으며 능행차의 마지막 코스인 화성 융릉에서는 제례복으로 옷을 갈아입은 정조가 어머니 혜경궁 홍씨와 두 누이동생, 신하들과 함께 당시에 행했던 궁원의 제향을 재현했다.

 
 

수원화성문화제의 꽃인 능행차 재현  행렬은 서울, 안양, 의왕, 수원, 화성시까지 5개 시에 걸쳐 이뤄졌다. 능행차 재현일정이었던 지난 9월 22일부터 24일까지는 54회 수원화성문화제라는 축제가 열린 기간으로 수원에는 능행차 행렬을 보기 위해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 올해 수원화성문화제 기간 정조대왕능행차 재현구간마다 인산인해를 이뤘다.

보은군도 세조가 신미대사가 있는 복천사를 찾았던 역사를 근거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속리산면사무소에서 레이크힐스호텔까지 4㎞구간에서 어가행렬을 재현한 바 있다. 세조의 공과(功過)에 대해서 엄혹한 평가가 있지만 왕의 행렬을 재현한다는 의미에서 당시 많은 관심을 불러모았다.

장안면 행궁터, 말티재, 정이품송, 진터, 법주사, 복천사, 목욕소 등 보은은 세조와 관련된 유적이 많다. 볼거리로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는 수원시의 정조대왕능행차 재현 사례를 교과서 삼아 세조가 참회하는 것을 보은지명과 연결하는 차별화된 사업을 만들어 어가행렬을 재현한다면 속리산과 함께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초청약수로 세종대왕의 능행차를 재현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속리산 등 보은군이 관광군으로 거듭나는 계기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수원화성문화제의 백미 정조대왕 행차 재현

수원 화성문화제가 열리는 동안 화성은 야간에도 개방해 많은 관광객들이 발길을 불러모았다. 외부인들에게 수원을 관광도시로 기억하게 하는데 화성이 기여하는 바가 크다. 화성을 기반으로 정조대왕 행차, 행궁, 어차 운행, 장안문‧팔달문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원형이 잘 보존돼 있는 수원화성은 1997년 12월4일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열린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창덕궁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고 한국인이 꼭 가봐야할 한국관광100선에 3회 연속 선정되는 기염도 토했다.

대한민국 대표축제에 선정된 수원화성문화제의 대표상품인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을 보기 위해 지난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동안 수원에 머물렀다. 화성문화제라는 수원의 대표축제기간에 화성을 중심으로 들썩들썩했다.

화성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정조대왕능행차 재현을 외지인들뿐만 아니라 매년 본다는 수원시민들은 도로변마다 사람들이 북적거려 복잡한데도 정도대왕 행렬이 지나는 구간마다 몰려들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올해는 여민동락의 길을 주제로 한 재현됐는데 정조대왕 일행의 1795년 을묘원행 이후 222년 만에 처음으로 완벽하게 재현, 그 의미를 더했다.

정조대왕의 능행차는 어가행렬을 시작으로 취타대, 사회공헌공연단, 어린이체험단, 시민참여단 등의 순서로 이어졌는데 수원시 구간 능 행차 순수행렬만 1.7㎞에 달해 장관을 보여줬다. 30개팀과 초청된 7개팀이 다양한 볼거리로 퍼레이드를 한 '조선 백성 환희한마당'은 볼거리를 더했다.

정조대왕행렬이 지나는 구간 마다 특별한 이벤트를 펼쳐 재미를 더했다. 200여년 전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 현륭원의 식목관에게 내탕금(임금의 개인재산) 1천냥을 하사해 소나무 500주와 능수버들 40주를 심게 해 형성된 노송지대에서는 풍물과 타악공연이 펼쳐지고 화성의 정문이라고 할 수 있는 장안문에서는 군문의식과 수원의 현감과 유수의 정조맞이 의식을 재현했다.

도로변을 따라 늘어서서 능 행차를 기다리던 시민과 관광객들은 멀리 행렬단이 보이자 환호성을 지르고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정조대왕과 행렬단이 앞을 지나갈 때는 손을 흔들며 반기는 등 좋아했다. 수원시민들은 매번 능행차 행사를 보기 위해 행사장을 찾는다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매번 능행차 행사를 보는데 볼 때 마다 정조대왕의 효심을 실제 보는 것 같아서 가슴이 뭉클하다"고 말했다.

■정조대왕과 혜경궁홍씨 공개 선발로 시민 참여 높여

축제를 주관하는 수원문화재단은 능행차의 주요인물인 정조와 혜경궁 홍씨는 인터넷을 통해 대상자를 모집한다. 올해는 3월에 공개모집을 했는데 응모자를 대상으로 실제 의복을 갖춰 입게 하고 걷는 모습, 그리고  품위와 자태를 보고 후보자를 최종 선발한 다음 실제 정조대왕과 혜경궁 홍씨로서의 역할을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연기를 지도한다.

선발된 정조대왕과 혜경궁 홍씨는 임기 2년간 화성문화제 능행차 재현에서 활동하고 또 수원화성문화제 홍보요원으로 활약한다. 시민들도 선발된 정조와 혜경궁홍씨를 왕과 왕의 어머니로 대우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리고 2년 임기 후에는 재 선발되는 경우도 있는데 정조대왕과 혜경궁홍씨로 활약한 사람들은 정경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능행차 재현 행사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어가행렬에 필요한 요원들은 모두 이같은 과정을 거쳐 선발한다.

어가행렬단이 입는 옷은 일반 한복이 아닌 모두 조선시대 의상의 특징을 반영하는 등 모두 고증을 거쳐 제작된 것으로 수원시 소유로 수원시가 별도 보관하고 있다. 행사가 있을 때마다 착용하고 있는데, 정조대왕, 혜경궁 홍씨, 궁녀, 병사 등 어가행렬단이 입는 옷만 1천500여벌에 달한다. 방송국 사극 촬영시 필요한 복장을 갖추고 있는 곳만큼이나 의상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능행차의 꽃인 정조대왕이나 혜경궁홍씨는 정치인이나 자치단체장, 유명인이 아닌 일반 시민들 중에서 선발함에 따라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도가 높고 더욱 환영을 받는 행사로 꼽히고 있다. 매년 본다는데 계속 행렬을 보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시민들의 열성이 이해가 갔다.

■궁중문화도 보고 역사도 공부하고

1964년부터 개최된 수원화성문화제는 정조대왕 행차 재현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정조대왕이 수원화성으로 행차한 후 8일간의 머무르면서 행했던 것을 축제 프로그램으로 보여주고 있다.

행궁 내에서는 이성어보 전시와 규방공예전시, 지등 퍼포먼스 등 한국의 미를 느끼는 각종 작품 전시회가 열려 관람객들의 마음을 풍성하게 했다. 행궁 광장에서는 솟대타기와 사자놀음,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져 흥겨움을 더했으며, 화성행궁 봉수당에서는 혜경궁 홍씨 진찬연(회갑 잔치)도 재연하면서 궁중연희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궁중음악과 무용을 선보여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밖에 정조대왕이 수원지역 무사들을 등용하기 위해 치렀던 친림 과거시험 무과도 재현하고, 정조의 호위부대인 장용영이 자객들로부터 정조를 보호하는 자객대적공방전 시범도 선보이는 등 많은 볼거리가 이어져 수원을 찾은 관광객들의 눈과 귀를 호강시켜 줬다.

1795년(을묘년) 윤2월 9일. 정조대왕(正祖大王)은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수천 명의 신민들과 함께 화성으로 향했다. 사도세자라 일컬은 아버지 장헌세자(莊獻世子)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이었기 때문이다. 윤2월 16일까지 8일간의 장엄한 화성 행행은 표면적으로는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속내에는 정조대왕의 원대한 이상이 녹아 있다.

정조는 2년에 걸쳐 화성 행차를 준비했다. 궁을 비우고 행정부가 모두 이동하는 조선시대 최대 행차로 왕권이 확립됐음을 과시했다. 일행의 상당수가 처음 마주친 수원화성은 새로 도읍하기에 손색이 없는 규모였다. 주간과 야간에 걸친 친위부대의 군사훈련은 왕의 위엄을 보여주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정조는 조정 대신들에게 이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정조는 그 행차를 이끌고 세자 사도의 묘 현륭원에 참배했다. 나이 11살에 아버지 사도가 뒤주에서 굶어 죽는 모습을 목격한 정조가 왕이 된 후 사도의 묘에 절하자 문부백관들도 뒤에서 엎드릴 수밖에 없었고 이후 더는 사도의 문제를 제기하는 일은 없었다.

이같은 역사의 궤적을 축제 속에서 녹여낸 것이 수원화성문화제, 능행차재연이다. 축제를 주관하는 수원문화재단은 올해는 특히 시민의 정부 원년을 선포하며 수원화성문화제를 시민참여형 축제로 진행했다. 홍보, 공연, 의상, 먹거리 등 6개 분과에 250여명으로 구성된 시민추진위원회는 예산도 직접 집행하는 등 능동적이고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문화재단은 전문적인 부분만 주관했는데 이것이 축제가 성공하는데 바탕이 되었다.

또 능행차 참여희망자도 선착순 공개 모집해 외국인을 포함해 500여명이 참여했다. 시민참여형 축제에서 주목을 끄는 대목은 축제성금을 모금한 것. 범시민참여캠페인을 통해 축제성금을 모금했는데 3억5천만원을 모을 계획인 당초 목표액을 훌쩍 넘은 5억1천여만원이 모금됐다. 시민 기부자들이 낸 성금은 정조대왕의 효행을 바탕으로 '효행등'을 만들어 행궁앞 거리와 종합운동장~연무대 구간, 수원천변 거리에서 불을 밝혔다.

지난 2000년대 초 겨우 3회 하고 중단된 보은군의 세조어가 행렬 경험을 갖고 있는 보은군으로서는 부러울 따름의 모습이다.

재미있고 참신하고 관심을 끌어 지속가능할 수 있는 어가행렬 재현 계획을 수립하고 또 보은군이 주도적으로 키를 쥘 것이 아니라 수원처럼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행사를 이끌고 볼거리를 제공한다면 대전시 120만명 세종시 30만명, 청주시 87만명 위성 도시의 시민들을 관광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세조가 법주사. 복천사에 머무르면서 즉 보은에서 머무르면서 참회, 마음의 병을 씻었고, 피부병이 나았다는 기록을 바탕으로 한 상품을 연중 정기적으로 프로그램화 하는 것도 관광보은으로 부활하는데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