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동아리식당 정덕근 대표
속리산 동아리식당 정덕근 대표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7.10.26 11:30
  • 호수 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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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산채를 꽃으로 피워낸 연금술사
▲ 속리산 산채비빔밥 행사에서 10년간 대형 산채비빔밥 그릇에 나물을 놓는 일을 하고 있는 동아리식당 정덕근 대표. 속리산 산채를 꽃으로 피워내고 있는 연금술사이다.

속리산관광협의회가 주관하는 산채비빔밥 행사가 올해로 15년째를 맞았다. 2003년 속리산 가을한마당 행사의 일환으로 시작된 산채비빔밥 행사는 지금은 속리축전으로 집을 바꿨지만 이제는 속리산의 대표적인 문화행사로 자리를 잡았다. 처음 시작할 당시는 2003년에 의미를 부여 2003명에게 나물과 참기름, 고추장, 쌀까지 가짓수에 포함 총 23가지가 들어가 속리산 산채비빔밥을 제공했다.

속리산 산채 비빔밥을 맛보기 위해 줄지어선 행렬이 오리숲 식수대에서 시작해 매표소를 지나 법주사 입구까지 이어질 정도로 장사진을 이뤘다. 식판은 2003개만 준비해 2004번 부터는 대추를 선물하고 남은 비빔밥으로 주먹밥을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제공 넉넉한 인심도 호평을 받았다, 이로인해 전국 관광지 비빔밥 중 가장 맛있는 비빔밥은 속리산 산채비빔밥이란 등식이 성립할 정도였다.

그 명맥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지난 10월 21일에도 속리산잔디공원에서 대형 비빔 그릇에 형형색색의 나물을 배열하고 나중에 밥을 부어 비벼먹는 산채비빔밥 행사가 열렸다. 산채 비빔밥 그릇에 형형색색의 나물을 배열해야 하는데 나물을 배열한 사람이 바로 동아리식당 정덕근(65)대표다.  산채비빔밥 행사에서 나물 놓는 일을 10년 가까이 하고 있다.

이날 산채비빔밥은 속리산 천왕봉 높이인 1천58명분. 이 밥을 만들기 위해 준비한 나물만 11가지나 된다. 나물 중 가장 으뜸은 속리산에서 채취한 고사리와, 취나물, 다래순을 비롯해 뽕나물, 도라지, 시금치, 숙주, 무 생채, 표고버섯 등. 밥을 짓는데 쌀 80㎏ 2가마가 들어갔다.

정덕근 사장 등 속리산관광협의회원들은 산채비빔밥을 만들기 위해 미리 산채를 확보해놓고 행사가 열리는 2일 전에 삶아서 물에 담궈놓는다. 그리고 행사 전날인 20일 11가지 각각의 나물을 들기름으로 볶은 후 볶은 나물은 선풍기로 뜨거운 열기를 날려보낸다. 한낮엔 다소 더위가 느껴질 정도로 햇볕이 따가워 혹시 상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열기를 식힌 나물을 11개의 그릇에 각각 담아서 저온저장고에 보관한다.

그리고 행사 날인 지난 21일 오전 10시 경 산채비빔밥에 들어갈 모든 재료를 속리산 잔디공원으로 이동, 오전 10 30분경부터 본격적으로 대형 산채비빔밥 그릇에 산채를 하나하나 배열하기 시작한다. 그릇 한가운데 사람이 들어가서 그릇의 벽에 색깔을 맞춰가며 놓는데  배열에만 거의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나물 배열을 마치면 마지막으로 사람이 들어갔던 곳에 나물을 놓아야하는데 공중부양을 할 수 없으니 사다리를 그릇에 걸쳐놓은 후 딛고 마무리를 한다. 그리고 비비기 전 가지런히 배열된 산채 위에 참기름을 병째로 붓고 밥을 넣어 물푸레나무로 만든 대형 주걱, 삽, 밀개, 고무래 등 10개의 비빔도구로 나물과 참기름 그리고 밥이 고루 잘 섞이게 비빈다.

이 과정을 거쳐 올해도 산채비빔밥 행사는 차질없이 진행돼 속리산을 관광객들에게 맛있는 산채비빔밥이 제공돼 식도락을 충족시켜줬다.

정덕근 사장은 "비빔밥 행사를 처음 시작했던 고 이동락 회장 때 나는 홍보부장을 했었는데 당시 비빔밥으로 인해 속리산이 전국에 더욱 많이 알려지고 서울 등 전국 각지에 초청돼 비빔밥 행사를 하기도 하는 등 속리산산채비빔밥이 유명세를 탔었다"며 "한 번은 크레인이 달린 차량으로 대형그릇을 수송했는데 그릇 폭이 차량 적재함 폭보다 커서 차 밖으로 삐져나온 것이 교통순경에게 걸려서 딱지를 뗄 뻔한 적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한편 대형 산채비빔밥 그릇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지름 3.5m, 높이 1.2m, 받침대 0.9m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로 기네스북에 도전까지 했었다. 속리산사무소가 조형물로 인정해 오리숲 조각공원내에 보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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