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인파
구름인파
  • 편집부
  • 승인 2017.10.26 11:03
  • 호수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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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재

'구름인파 몰린 보은대추축제장' '이래야 진정한 축제' '전 국민 축제로 대박' 2017 보은대추축제를 보도하는 언론들의 제목입니다.

TV건 신문이건 모든 언론이 하나같이 보은대추축제의 성공을 다투어 알리고 있습니다. 참으로 기쁘고 다행스런 일입니다.

지난 번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올해 대추농사가 부진하다고 해서 다들 걱정했지만, 오히려 이러한 어려움을 뛰어넘어 대성공을 거둔 것이니 얼마나 대단합니까. 마음껏 자랑해도 지나칠 게 없다는 생각입니다.  

축제성과를 분석한 것을 보아도 불과 10일 동안에 90만명이 오셔서 대추를 비롯한 농특산물과 중소기업제품 그리고 먹거리 장터까지 84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답니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청주·대전·세종 등 인접한 충청권 방문객수와 그밖의 다른 지역 방문객수가 대등해졌다는 것과 지역분포가 전국적이라는 점입니다. 서울·인천·경기도를 비롯해 경북·전북, 멀리 울산·부산·대구 등 전국각지를 망라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전 국민 축제'란 기사제목도 이런 점에 착안한 것이지요. 시쳇말로 '전국구'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방문객의 분포에 주목하는 것은 동원된 인원으로 채워지는 축제인지, 자치단체장의 생색내기용 축제인지,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잣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꼭 그런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글을 쓰기 전날 있었던 '청주야행-밤드리노니다가' 평가회의에서도 이런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불과 3일간 야간에 진행된 행사에 10만 인파가 몰려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도록 대성황을 이룬 문화행사였지만, 방문객의 '지출패턴 및 경제적 직접효과' 분석을 보면 87%의 지역주민(청주시민)이 평균 2만원을 지출하여 5억4천만원을 소비한데 비해 외래방문객은 13% 남짓에 그쳤지만 평균지출액은 4만원에 가까워 약 1억7천만원을 썼다는 분석입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자면 외래방문객이 1박2일 또는 2박3일 체류할 경우 소비하는 금액, 즉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는 것입니다.

보은대추축제 방문객의 체류기간에 대한 분석은 어떠한지 궁금하군요. 금년 보은대추축제는 사전홍보에서나 언론보도 그리고 실제 참가해 보거나 예년에 비해 풍성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짜여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필자 개인의 사정으로 고루 다 둘러보지 못한 게 못내 아쉽습니다.

필자로서는 이번 대추축제에 맞춰 진행한 '제2회 속리산둘레길 걷기대회-대추익는 보은 가을을 걷다' 행사에 평소 함께하는 걷기모임 회원들과 참가한 후 대추축제장을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충북참여연대 회원 봉사단이 산외면 소재 대추농가에서 대추수확일손돕기를 한 다음 역시 대추축제장을 방문토록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오후 반나절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다 챙길 수 없었던 것이지요. 다채로운 공연과 함께 즐기는 체험행사들을 즐길 여유는 부리지 못했지만 흐드러지게 피어난 보청천변 국화꽃향기를 만끽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금년에 첫 회로 시작한 전국국악경연대회, 속리산단풍 마라톤대회와 속리산 관문 말티재 생태축 준공식, 보은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그리고 전국민속소싸움대회를 놓친 것이 많이 아쉽습니다.

특히 말티재 생태축을 복원한 것은 속리산둘레길걷기대회장에서 만난 정상혁 군수의 자랑이 아니더라도 매우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준공식은 보지 못했지만 일간 시간을 내서 찾아 볼 작정을 하고 있습니다.

한 일간지의 보도를 보니 "군은 많은 인파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콜센터, 안내소, 셔틀버스 등을 운영하고 축제장 주변 도로에는 공무원 및 자원봉사 교통 통제 요원 500여명을 배치해 질서정연하고 성숙한 축제 운영의 답안을 제시했다"고 호평했더군요.

그런데 주말에는 보은엸청주간 차량 정체가 극심했고 축제장 주변은 밀려드는 차량이 뒤엉켜 큰 혼잡을 빚었다고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보은대추축제의 유명세를 악용하는 악덕 관광상품이 기승을 부린다는 주의보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보은대추축제의 지속가능한 성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살펴볼 사항이 있을 것입니다.

성공한 축제가 계속 발전해 가는 데는 일관되게 지속되는 정체성이 확립되어야 하는 반면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통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성공을 거둘수록 냉철한 평가와 새로운 시도를 추구해야 하는데, 그간의 과정을 복기해 보면서 협소해진 축제장소의 적절성 문제, 부대행사와 다양한 프로그램의 정체성 문제 등을 고민해 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017 보은대추축제의 큰 성공을 축하하면서, 관계자 여러분 특히 노심초사 대추농사와 보은특산물 생산에 애쓰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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