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북초, 우리마을 원정대
내북초, 우리마을 원정대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7.10.19 10:38
  • 호수 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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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꿈이 자라는 상상놀이터
▲ 우리마을에 보물을 하나씩 찾아가는 내북초등학교 원정대가 다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옆동네를 한번도 가본적이 없어요

매일 다니는 학교, 매일 만나는 친구들...

그러나 스쿨버스로 학교와 집을 오가는 아이들은 친구가 사는 옆동네를 가본적이 없다.

"우리마을 원정대를 시작하면서 가장 좋았던 기억은 친구들한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거에요" 내북초 김은중 교사의 설명이다.

"화전리에는 누가 살지? 너네 집 마당에 강아지도 키워? 너네 논은 어딨어?"

친구들의 질문에 아이는 어깨가 절로 으쓱해진다.

"보은에 대해 혹은 고향, 부모님의 직업에 대해 자긍심을 갖자라고 말하는 것보다 친구들이 관심을 갖고 질문하는 사이에 아이는 자기의 기본이 되는 동네와 가족에 대해 처음으로 뿌듯함을 느끼죠"

내북초 마을원정대의 가장 큰 힘은 말이 아닌 아이들이 몸으로 느끼는 교육이다.

화전리에는 몇백년 동안 마르지 않는 샘물이 있고, 염둔리에 있는 폭약(?)은 신기하기만 하다. 동산리의 마을벽화와 120년 느티나무, 도원리의 술바위와 저수지에서 개구리를 잡고,  하궁리의 물레길 쉼터...

아이들은 우리동네에 보물을 하나씩 찾아간다.

"원정대가 깃발을 꽂고 마을을 지나가면 빨래를 널다가 손을 흔들고 들에서 일하시다가 막걸리를 권하시도 하죠(웃음)"

짧지 않은 꼬불꼬불 마을길을 걸으면서도 아이들은 지루함을 모른다. 메뚜기, 개구리 죽은 사체, 꽃을 관찰하고 발길에 차이는 돌이 그렇게 예쁜줄 몰랐다.

"돌아오는 길에 버스를 타면 영화를 찍는 것 같아요"

통학길은 포장된 길이어서 무미건조하지만, 마을길은 비포장이 많아 덜컹덜컹. 마치 유승호 배우가 어렸을 적 찍었던 '집으로' 영화의 한장면 같다.

#우리 마을에는 언제 오누~

우리마을 대장정은 오래전부터 준비했다. 지난해 지역현황을 조사하고, 올 학기초 지역기관단체와 만남부터 시작했다.

"내북 마을교육공동체(협의체)를 구성해 동네에 대해 기관단체장과 마을 이장님들이 도움을 주셨어요"

파출소는 순찰차를 타고 동네를 구경시키는 체험을, 면대장은 화전리를 방문하는 날에는 쌍안경과 무전기, 나침반 등을 사용하는 방법과 동산 오르기 체험을, 도원리에 방문할 때는 술바위와 봉황절터 전설을 설명해주고, 한화에서는 불꽃놀이 영상과 유탄발사 시범을 보여줬다. 11월에 있을 원정대는 주성교회에서 노인대학 어르신들과 공연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나눌 예정이다.

"마을이 학교와 이렇게 가까이 있었는지 미처 깨닫지 못했었죠"

학교 울타리를 넘어 동네로 들어가니 생생함이 전달된다. 학교 안에 있을 때 바깥 풍경은 사람 구경하기도 힘들고 변화없는 그저그런 농촌마을일 뿐이었다.

그러나 동네 안으로 들어가니 사람이 살고 있었고, 그 움직임이 너무나 역동적이어서 감동이 지금도 생생하다.

"아이들이 우리 동네는 언제 갈거냐며 성화에요. 주민들도 노란 깃발만 보면 언제 오냐고 묻곤 하죠"

자기집을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고 우리집 마당에는 뭐가 있는지 자랑하고 싶다.

"마을은 우리들의 꿈이 자라는 상상놀이터입니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에서부터 아이들의 꿈은 시작된다. 그렇게 시작된 꿈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는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은 그 무엇도 다 될 수 있어요. 자존감은 말로 아닌 체험에서, 우리마을에서 시작됩니다"라며 김은중 교사는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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