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얼굴
아버지가 나 어릴 때 그렇게 가고 싶은 학교를 못 가게 했지요. 그래서 나는 학교 가고 싶어서 울고 불고 하니 “육이오 난리에 여자가 학교가면 뭐 하니?" 하셨다. 나는 한글 배울 길리 없었다. 눈을 뜨고 못 보니 귀로 듣고 살아가는데 칠십 평생 그리워 하다가 흙사랑 학교를 다녀서 한글을 배웠어요. 아버지, 저 오늘 한글날 글쓰기 대회에 왔어요. 이제는 웃을 수 있어요. 아버지가 오셔서 활짝 웃는 저의 모습을 보아 주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버지께서도 활짝 웃어 주시겠지요. 아버지, 저는 흙사랑 학교를 다녀서 웃음으로 살아가요.
임재선(74, 수한 질신, 흙사랑 한글학교)
웃는 얼굴
사람의 인상 중에는 웃는 얼굴, 찡그린 얼굴, 슬픈 얼굴, 괴로운 얼굴, 아픈 얼굴 등 여러 가지 표정이 있습니다. 그 중에 제일 아름다운 얼굴은 아마 웃는 얼굴일 것입니다. 제가 글을 몰라 흙사랑 학교를 다녀서 그래도 책도 띄엄띄엄 읽고, 글도 써서 너무너무 좋아요. 이제라도 늦었지만 더 열심히 배워서 남에게 주눅 들지 않고 살고 싶은 생각은 드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려나 모르겠어요. 열심히 해 봐야지. 지금은 흙사랑을 다녀보니 한글도 배우고 영어도 배우고 한자도 배우니 너무너무 마음도 즐거워지고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남은 인생 더 열심히~~~
이옥순(75, 보은 교사, 흙사랑 한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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