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천 마로면 세중리 이장
김종천 마로면 세중리 이장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7.09.27 21:46
  • 호수 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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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행복한 마을을 꿈꾸며

#세중리에는 외딴 집 하나가 있다.

산을 가로질러 언덕배기에 있는 '잼마(잿마을)'에 사는 아이들은 바로 눈앞에 보이는 학교를 뒤로한 채 멀리 돌아 유치원에 간다.

"산길 하나가 있지만, 사람만 겨우 다닐 수 있는 길이어서 차가 다닐 수 없죠. 때문에 옥천 대성리를 지나 원남리에서 원정리까지 빙빙 돌아야 세중초등학교로 갈 수 있어요"

김종천 이장은 직선거리 700m를 눈앞에 두고 몇곱절이나 되는 먼길을 돌아 유치원에 다니는 7살과 5살 아이에 대한 안타까운 사연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경제적 논리로는 어떻게 들릴지 모르지만, 마을 이장의 눈으로 봤을 때, 우리 마을에 그것도 어린 아이들이 길이 제대로 나있지 않아 먼 길을 매일 아침 돌아서 등교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김 이장은 '길'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이웃과 이웃을 이어주는 것이라며, 한집이라도 소외되는 일이 없어야 함을 강조한다.

때문에 세중리 마을 여러 현안문제 중 우선해서 해결해야할 과제라며, 내년 마을사업으로 잼마길 확포장사업을 신청해 놓은 상태이다.

"내년 예산에 꼭 반영이 돼서 잼마 어린 꼬마들의 등굣길이 조금은 즐거워지길 바랍니다"

#세중리 동네 한가운데에는 또다른 특별한 집(?)이 탄생했다.

집이라기보다는 원래 옛날 마을회관이다.

"구회관을 최근 리모델링 했죠"

2층에는 빔프로젝트를 설치해 마을주민들의 교육공간과 영화감상과 같은 문화공간으로, 1층은 현대식 부엌과 방은 물론, 화장실은 2개나 된다.

"마을 주민들의 복지향상을 위해 리모델링 했는데, 지난 복달음 마을잔치 때, 세중초 전순억 교장선생님의 고민을 듣게 됐죠"

도시에서 네 아이를 둔 부모가 세중으로 이사를 오고 싶어하는데 거주할 집이 마땅치 않아 고민이라는 얘기에 김 이장과 마을주민들은 기꺼운 마음으로 그들에게 집을 제공하게 됐다.

학교와 마을이 교육을 함께 하면서 학교와 마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요즘 세중리는 오후만 되면 아이들 웃음소리가 동네 한가운데서 울려 퍼지죠. 마을에 생기가 돌아요"

#마을 주민의 대변자

"이장일을 맡으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주민의 뜻과 상위기관의 뜻이 다를 때입니다"

김 이장은 그런 일이 마주할 때마다, '내 개인적 의견이나 상부기관의 눈치를 보고 의견을 말하는 것인지, 주민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인지'를 정확하게 구분한다. 때문에 세중리는 임원회의나 주민총회가 다른 마을에 비해 잦다. 이장이 마을주민을 대변하기 때문에 어려운 사안일수록 주민의견을 취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장일을 맡고 세중리에는 크고 작은 문제가 많았습니다. 공원묘지, 농협세중지소, 세중보건지소, 소하천 정비 등... 그럴 때마다 이장 독단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반장과 새마을지도자, 부녀회장, 노인회장 등의 의견을 모으고 마을주민 전체의 의견을 충분히 토론하는 방식으로 일을 해결해 나갔지만 쉽지 않았죠"

어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임원들과 주민들의 마음을 모으고 단결된 힘이 있었기에 헤쳐나갈 수 있었다며 김 이장은 주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세중은 '세상의 중심'이라는 뜻을 지닌 동네죠. 한사람도 소외됨 없이 모두가 보다 행복해지는 마을이 되길 바라며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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