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보은군
이야기가 있는 보은군
  • 편집부
  • 승인 2017.09.27 21:22
  • 호수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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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옥

'도시재생 뉴딜'이 문재인정부의 핵심정책 중 하나로 추진될 전망이다. 구도심과 노후주거지같이 정비가 시급한 곳을 우선 대상으로 지방자치단체·지역전문가 등 추진주체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를 통해 도시 경쟁력 강화와 주민의 삶의 질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시재생만큼이나 농촌재생에도 신경을 써야할 시기이다. 한때 산업화로 인해 농촌의 인구가 도시로 유입되면서 농촌의 인구가 많이 줄었다. 현재도 농촌은 고령층의 노인과 주민감소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농촌 마을이 많다. 그러나 현재 귀농귀촌이 늘어나는 추세에 있어 농촌에 희망적인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들이 농촌을 찾는 이유는 농촌이 가지는 잠재력과 가치가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귀농귀촌이 늘어나면서 소소한 문제로 적응을 못하고 다시 도시로 되돌아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귀농귀촌인은 다른 지역의 농촌을 찾아 적응하면서 새로운 농촌의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다.

농촌재생, 마을재생에서 중요한 것은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지만 지역의 현황에 밝은 지자체장이나 지역 의원들의 의지가 필요하다. 진안군은 전국적으로 농촌재생, 마을재생의 성공사례로 꼽혀 타 지역에서 견학을 통해 벤치마킹을 하는 지역이다. 진안군이 성공적으로 농촌재생을 이끌고 있는 것은 지역 주민의 힘이 크겠지만 지자체 관계자들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본다. 진안군뿐만이 아니라 경남 함안군은 '아라농촌마을 재생사업'을 자체 기획·추진 중이며, 충북 증평군도 '마을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제 보은군도 농촌재생, 마을재생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할 때이다. 보은군의 역사, 문화, 생태적 유산의 가치는 매우 높다. 그 유산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보존하면서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 계획하고 실천해야할 것이다. 보기 좋은 건물을 지어 그 안에 보은군 유물을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을의 작은 실개천을 자연 생태적으로 살리고, 마을의 유산을 기록하는 등 여러 방법이 있다. 거창하고 거대한 것이 아닌 마을 공동체 활동을 통해 마을이 자체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각각의 마을에는 이야기가 있다. 그 마을의 이야기들은 역사이고 문화다. 그것을 바탕으로  특색 있는 마을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마로면 관기리에는 관터(官基)라는 지명이 있다. 보은에서 상주방향에 있는 마로면은 옛날에는 왕래면(旺來面)이었다. 그 이유는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침략을 피해 안동에 있다가 상주로 거쳐 청주로 가는 길에 왕래원(王來院 왕이 머물렀던 집)에서 머물렀다고 해서 불려졌다. 왕래원이었던 곳이 현재의 관기리이고 왕래원의 집 원(院)을 원용한 집 관(館)자를 써서 관터(館基)라 부르다가 1914년 벼슬 관(官)으로 바꿔 관기리(官基里)가 되었다. 공민왕이 관기리에서 소여리로 넘어갔던 고개를 왕래재라고 불렀고, 이 고개는 소여리 주민이 관기장날이나 학교를 가기 위해 넘어 다녔다. 현재는 새로운 길이 생겨 왕래재를 넘어 다니지 않지만, 아직도 소여리 주민들은 왕래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렇게 작은 관기리와 소여리에도 공민왕에 얽힌 왕래원, 왕래재 등의 재밌는 이야기가 있으나 활용을 못하고 입으로만 전해지고 있다.

찾아보면 보은군에 더 많은 재밌는 이야기가 있는 마을이 있을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활용해 특색 있고, 이야기가 있는 보은군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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