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중초 전순억 교장
세중초 전순억 교장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7.09.21 11:02
  • 호수 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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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된 작은 학교에서 희망을 보다"
▲ 세중초 전순억 교장

급격한 인구감소로 농촌해체 위기가 현실화 되고 있으며, 매년 반복되고 있는 작은학교 폐교는 농촌해체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중초등학교에 최근 잇따라 전학생이 늘고 있어 지난 9월 18일, 전순억 교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변화된 세종초 교욱에 전학생 늘어

"전학생이 늘어 세중초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라, 세중초 교육을 받는 도시의 아이들이 살아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순억 교장의 첫마디는 새로운 관점에서 작은학교를 바라보게 하는 말이었다.

"아토피, 교육문제, 가정형편 등 이유는 각기 다르지만 전학생들의 공통적인 말은 '배움이 이렇게 즐거운 일인줄 몰랐다'입니다"

세중초 전학생은 2015년 3명, 2016년 2명에 이어 올해는 초등학생 5명, 유치원생 2명, 4살 아이까지 합치면 모두 8명이나 된다.

전체 학생수 또한 2015년 14명, 2016년 19명에서 올해는 28명에 유치원생까지 합치면 40명이나 된다.

"작은학교가 가지는 교육의 힘에 대해 학부모나 주민들과 잦은 대화를 나눴던 것이 이제 서서히 결과로 나타나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소통은 학교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고, 염두에 뒀던 지역 어르신들이 자신의 손주·손녀를 데려오기도 하고, 학부모들은 친인척에게 소개하기도 했던 것이다.

이렇게 세중초와 인연을 맺은 아이 중에는 발달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도 있었다. 그 아이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는 비장애인이지만 작은 아이도 세중초 교육을 받게 하고 싶어 전학을 시켰다.

#마을과 학교가 이뤄낸 작은 희망

"10월에 세중리로 이사를 오시는 분은 아이가 4명인데, 마을의 역할이 컸습니다"

작은 학교가 좋아서 전학을 고민하던 학부모는 살집이 문제였다. 이 문제에 대해 세중리 김종천 이장과 상의하게 됐다.

때마침 세중리는 구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해서 작은 영화관과 쉼터를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전 교장의 사정이야기를 듣고 전학생 가족을 위해 기꺼이 회관을 제공했다.

"학부모님이 회관을 보시고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마을과 학교가 힘을 합치면 못할 것이 없을 것이라는 작은 희망을 발견했지요"

지역주민과 학부모가 교육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면서 세중초는 차별화된 생태자연교육과 마을을 품은 축제, 우리고장 탐방, 지역문화유산을 활용한 교육 등 그야말로 살아 숨쉬는 '행복교육지구'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이는 세중초 교육에 대한 신뢰로 굳건히 자리잡게 됐다.

"부모가 맞벌이 하면서 각종 학원으로 아이들을 돌리면서 교육하는 것보다는 작은 학교 교육이 월등하다고 자부합니다"

부모가 함께 이사를 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여건이 안된다면 아빠는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엄마는 아이와 함께 시골에 오면 경제적으로나 교육적으로 아이들에게 좋다는 설명이다.

"요즘 밥상머리 교육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밥은 우리 몸에 영양소를 공급하는 차원을 넘는 것입니다"

같이 밥을 먹으면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정을 나누는 공간이며 인성교육의 장이 돼야할 밥상이 어느 새 각자 먹고 있는 것이 요즘이다.

"세중초는 매일 30분 이상, 아이들과 일상생활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합니다. 200일 등교로 계산하면 1년에 6천분이고, 6년동안, 아니 유치원까지 계산하면 9년이지요"

먹는다는 행복감과 정을 나누는 행복감을 몸으로 느끼며 강요하지 않는 살아있는 인성교육이 밥상을 통해 이뤄진다.

"행복은 머릿속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경험을 통해서 느끼고 축적하게 된다고 하지요. 작은 학교는 그런 행복을 경험하게 해주는 최적의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행복한 돌봄만이 청소년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임에도 가정과 학교, 마을, 사회가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서 문제 청소년들에게 손가락질 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전교장은 작은 학교의 가치에 대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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