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는
어디로 가나.
달도, 별도,
꽁-, 꽁-, 죄 숨었는데
촛불도 없이 어떻게 가나.
어두워지는 저녁 하늘로 날아가는 기러기를 보면서 쓴 동시다 , 생명을 가진 것들에 대한 애정과 연민이 가득하다. 날은 어두워지고 있다. 그날따라 날이 흐려 달도 별도 보이지 않는데 먼 길을 어떻게 갈지 걱정하는 어린이의 눈으로 대상을 바라보고 있다. 사람 같으면 촛불이라도 켜들고 갈 텐데 촛불도 없이 어떻게 막막한 하늘에서 길을 찾아 갈 것인가 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어두운 밤하늘과 외로운 기러기를 대비시킨 이 장면은 점점 어두워지는 당시의 현실과 그 속에서 길을 찾아가야 하는 여리고 힘없는 어린이들을 향한 연민과 그래도 어떻게든 자기 길을 가야 한다는 당부가 숨어 있다.
참고문헌- 오장환 동시집 (바다는 누가 울은 눈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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