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 건설기계연합회장
이주형 건설기계연합회장
  • 김선봉 기자
  • 승인 2017.08.31 11:57
  • 호수 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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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공사 지역 업체가 맡아야…
▲ 이주형 건설기계연합회장

이상기후는 농민들에게만 고통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가뭄으로 뜨거운 열기를 고스란히 견디며 비지땀을 흘리며 일하는가 싶더니, 하루가 멀다하고 내리는 긴 여름장마로 중장비 일을 하는 건설기계연합회 회원들의 일거리도 줄었다. 이런 가운데 회원들의 친목과 화합을 도모하고자 단합대회를 개최한 이주형 회장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늘 하루만큼은 모든 걸 잊고 회원들과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자 단합대회를 준비했어요"

모처럼 맑은 날씨를 보인 지난 28일은 회원들이 그동안 진행하지 못했던 일을 하느라 여느해보다 참여율은 낮아보였다.

"지역 건설경기가 침체됐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러나 지역 중장비 업체들의 체감경기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들어요"

올해 이상기후로 작업할 수 있는 날이 많지 않았고, 또한 보은군에는 각종 토목공사가 진행중이지만, 지역업체들의 참여율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군수님이 관급공사 시에 지역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고 있지만, 그래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보은산업단지 1공구의 경우, 당초에는 보은업체들의 공사참여율이 높았다. 그러나 한겨울 공사가 중단된 후, 봄철 재가동될 때에는 외지업체로 다 채워져 보은업체는 단 1개에 지나지 않았다.

"공사를 낙찰받은 업체에 대해 지속적인 관리로 지역업체 참여율의 변화를 체크하고 지역업체가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합니다"

또한 관급공사의 규모를 보다 세분화해 지역업체 낙찰율을 높이는 방안도 제시했다.

"지역업체들이 낙찰받을 수 있는 규모는 중견기업은 10억원대, 소규모는 1~2억대의 공사를 낙찰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세분화할 경우, 많은 지역업체들이 참여하고 분야별로 일일이 점검하면서 부실공사를 예방하는 측면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행정은 하나로 묶어서 하는 것보다 힘들 수는 있겠지만, 세분화하면 해당 공무원이 수시로 점검하고 이미 지역에서 검증된 장비들이 투입해 튼튼한 공사가 되며, 지역건설경기도 활성화돼 순환하는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이 회장은 이외에도 지역건설업체가 낙찰받았을 때에도 편중되지 않고 큰 회사나 작은 회사나 골고루 낙찰받아야 하는 문제를 거론했다. 또한 일부 지역업체 중, 낙찰 받은 후 지역중장비를 외면하고 같은 가격임에도 청주나 대전 중장비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에 대한 군의 협조를 강조했다.

"대규모 건설업체나 소규모 건설업체나 세금으로 진행되는 관급공사는 골고루 형평성에 맞게 이뤄져야 합니다"

보은건설기계연합회 회원들은 수십년 동안 지역에서 작업을 한 검증된 일꾼들이라는 얘기다. 또한 내지역을 '대충'할 수도 없고, 만약 부실공사가 있다하더라도 끝까지 책임지고 보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기 때문에 더욱 지역업체의 참여를 강조했다.

"도내 모지역의 경우, 얼마전 50억짜리 관급공사를 타지역 건설회사가 낙찰받은 적이 있는데 결국 포기한 일도 있지요"

담당 공무원은 타지역 업체가 낙찰받자, 우리 지역을 위해 포기해줄 것을 권고했다고 한다. 그러나 쉽게 포기하지 않자, 공사대금은 5억씩 10년에 걸쳐 지불하겠다는 '합법적인 협박?'에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우리 회원들은 지역의 재난이 있을 때마다 가장 먼저 달려가 무료로 재해복구를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지난 7월 산외면과 내북면 수해피해로 주민들이 시름에 잠겨 있을 때에도 이들은 한걸음에 달려가 그들과 아픔을 함께하고 무료로 복구를 도와주기도 했다.

보은 수해복구비로 118억원을 확보했다고 하는데, 과연 지역주민과 누구보다 아픔을 함께 했던 이들이 실질적으로 공사에 참여하는 비율은 어떻게 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의 봉사활동이 결코 생색내기를 위한 것은 아님에도, 지역공사에 있어 외주업체들이 판을 치는 것을 볼 때 드는 속상함은 지역주민 누구나 같은 마음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스쳤다.

"그래도 오늘은 군수님이 수해복구 현장에 지역업체가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시겠다는 약속도 하셨고, 회원들도 모처럼 웃으며 즐기고 있으니, 또다시 힘을 내봐야죠"라며 이주형 회장은 환한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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