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지 오염된 물 때문인지 골병들었어"
"폐광지 오염된 물 때문인지 골병들었어"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7.08.31 11:51
  • 호수 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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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남 판장2리 원 주민 3명, 오랫동안 폐광 오염수로 농사

▲회남면 판장2리 상류부의 폐광산에서 나오는 폐수로 인해 마전사골 하천 바닥에 흰앙금이 끼어있다.(사진 위)

▲회남면 판장2리 상류부 광산이 없었던 큰골 하천은 비록 이끼는 끼었지만 물이 맑고 깨끗함을 육안으로도 느낄 수 있다.(사진 아래) 

"우리동네는 조곡2리와 이어져 있어. 보은광산 우리는 제일탄광이라고 불렀는데 보은광산 위치는 조곡2리이지만 광산에서 나온 마전사골 물은 우리동네로 흘러내려와서 대청호로 들어가는 수계를 이루고 있어."

"환경부에서 폐광지 오염실태를 조사했다고 하는데 조사하면 뭐해. 실제 주민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는 정부도 지자체도 나몰라라 하고, 조사하고 나면 끝이야."

회남면 판장2리 이완근 이장은 환경부가 폐광지 오염실태를 조사하고 오염지는 각 지자체와 산자부 등에 피해대책 마련을 주문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주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대곡(큰골), 흐리실, 늘티, 도덕골, 도목 등의 자연부락으로 이뤄졌던 판장2리는 처음 50여가구가 화전을 일구고 살다가 화전이 정리되면서 20여호만 남았다.

     
 

그 뒤 제일탄광이 문을 열고 동네 뒤인 조곡2리 마전사골에서 캔 탄을 판장2리를 거쳐 대전으로 실어날랐다. 동네 주민들은 탄광이 있던 마전사골 하천수로 농사를 짓고 살았을 때다. 오염됐을 거라고는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이 물로 벼농사도 짓고, 콩고 심고, 배추농사도 지으며 살았다.

여름철 비만 오면 광산에서 시커먼 물이 콸콸 쏟아져 내려와 주민들이 항의하기도 했다. 당시 광산에서 한 대책이라곤 동네 상류부에 겨우 보조댐을 만든 정도. 보조댐라고 해봤자 직수로 내려오던 탄광물을 한 번 걸러 내려보내는 것에 불과해 정화와는 관계없는 시설이었다.

한 해, 두 해 탄광 성분이 녹아있는 물로 지은 농산물을 먹고 그 성분이 배출되지 않고 차곡차곡 몸 안에 쌓인 것인지 주민들은 시름시름 앓았다. 그 때도 주민들은 일을 많이 해서 등등의 이유로 병을 앓는 것이라고 운명으로 받아들였고 탄광이 원인이 됐을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않고 하나, 둘 정든 고향을 등졌다.

▲판장2리 동네 뒤의 모습이다. 가운데 수평으로 보이는 산은 조곡2리 마을 뒷산의 모습이고 오른 봉우리가 뽀쪽한 산은 탄광을 캐던 산이다.

대청호 수몰도 주민 이주의 원인이 됐지만 사람이 살기 어려운 환경으로 20여호 남았던 가구는 80년대 중반부터 20여년 이상 동네 원주민은 단 2가구만 남았을 정도로 동네는 거의 폐동이나 다름없었다.

원주민은 이완근 이장 부부와 김기수씨 부부. 이중 김기수씨는 각종 병을 앓다 사망했고 76세된 그 부인도 거의 거동을 하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앓고 있다.

이완근 이장 부부 또한 부인이 관절 수술을 받고 이완근 이장도 질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완근 이장은 당시 주민 모두가 아픈 것은 광산의 영향이 있는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완근 이장은 또 "동네 하천이 죽었어. 광산에서 나오는 물은 산성분이 강해 하천 상류부의 바닥은 흰 앙금이 도포하고 있디구. 그 영향인지 1급수에서 사는 어류나 올갱이 등이 전혀 없어 육안으로는 깨끗해보이지만 사실은 산도가 매우 높은 죽은 하천"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후 10가구가 전입한 우리동네는 현재 음용수를 탄광 골짜기가 아닌 동네 중간 꺼치롱골 계곡수를 사용하고 있지만 대전 청주 시민들은 마전사골 탄광폐광지에서 나오는 산성수가 유입된 대청호 물을 마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기관인 광해방지관리공단에서 마전사골 폐광지에서 나오는 오염된 갱내수 정화시설로 사방댐을 만들었는데 석회석 성분이 저류조에 흰앙금으로 쌓여 낮에는 청색의 빛깔을 보여준다고 한다. 판장2리 동네 뒤 마전사골 하천 상류부의 바닥에 흰 앙금이 낀 것과 무관해보이지 않는다.

주민들은 "어떻게 오염대책을 추진했는데 하천 바닥에 왜 흰앙금이 끼는 것이냐"며 정부를 불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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