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왕국 보은군 수의직은 단 1명
가축왕국 보은군 수의직은 단 1명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7.08.17 10:59
  • 호수 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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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인력 절대부족으로 담당자 업무 과중 피로도 높아

한육우 3만465두로 보은 실 거주민 육박, 최소 4명은 돼야
행정계, 충북도에 인원 확충 주문

보은군은 지난 2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구제역이 발생해 비상이 걸렸었다. 가축이동제한은 물론 사람조차도 이동제한이 걸려 경로당 운영 잠정 중단, 관기상가 개점휴업, 보은읍내까지 파급, 지역 경기까지 꽁꽁 얼어붙었었다. 가축 전염병이 가축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먹거리는 물론 일상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 이같이 구제역 및 조류인플루엔자 등 가축 전염병으로 방역에 대한 중요성이 크게 강조되고 있지만 가축왕국인 보은군은 방역 전문인력인 수의직이 단 1명에 불과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은군의 축산업무는 축산업을 진흥하는 축산계와 방역계로 나누고 있는데 이중 방역계 정원은 계장 1명과 수의직 2명으로 그나마 1명은 공석이다. 계장과 수의직 1명이 방역업무 뿐만 아니라 축산물 위생, 유통, 동물보호, 수산업무, 가축 전염병 예방 등을 총괄하고 있다. 즉 흔히 알고 있는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는 물론 부르셀라, 결핵관리, 백신공급, 길고양이나 강아지 등 동물보호 관리 업무 등을 관장하고 있다. 수의직 1명이 업무를 관장하기는 매우 과다하기 때문에 방역계는 업무를 총괄하는 계장까지도 주무관이 되어 업무를 보고 있다.

보건소 공중보건의처럼 공중방역수의사가 배치돼 있긴 하나 공무원이 아니어서 지출업무는 제외되고 현장 출장 등의 업무만 봐야 하는 한계가 있어 공무원들의 업무 과중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따라 방역계 수의직 등 방역전담인력은 가축왕국인 보은군 근무를 기피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올해 1월 축산계에 있던 수의직이 방역계로 발령을 받고 6개월 근무한 후 두 손을 들고 나갔다. 당시 전국에서 최초로 구제역이 발생해 업무 과중으로 야근은 물론, 주말도 없이 업무를 해도 과중한 업무는 해소되지 않자 사표를 낸 것이다.

보은군은 8월 12일 기준 소는 한육우와 젖소를 포함해 총 3만465두로 도내에서는 청원군과 통합된 청주시 다음으로 많다. 돼지 및 가금류 또한 도내에서 네, 다섯 번째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가축왕국이다.

보은군의 가축사육규모로 볼 때 수의직을 4명까지 확충해야 하지만 보은군은 턱없이 부족한 1명에 불과하다.

다른 지역의 실정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본 결과 보은군보다 한육우 마릿수가 떨어지는 충북 음성군은 팀장 외에 주무관 3명, 공방수의사 2명으로 방역계가 편제돼 있다. 브랜드 한우 등 축산업 규모가 큰 지역을 중심으로 방역계 구성을 살펴본 결과 △강원도 횡성군이나 △충남 홍성군의 경우 가축방계에 계장 외에 주무관 2명, 공방수의사가 2명이 있고 △전북 장수군과 △전남 장흥군은 계장 외에 주무관 3명으로 조직돼 있다. △경북 예천군은 계장 외에 주무관 4명, 전임계약직 1명으로 조직돼 있다. 방역업무를 관장하는 계의 구성원이 많아 업무를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보은군은 충북도가 권장하는 4명이 수행해야 하는 업무를 1명이 관장하기 때문에 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따라 계원이 많은 부서의 경우 담당자가 휴가를 가면 계장이나 계원들이 대체를 하는 등 업무가 중단되지 않도록 하지만 보은군 방역계는 이같은 업무 연계를 기대하기 어렵다.

더욱이 방역계에 대한 이해도 떨어지고 있다.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거나 주의보 발령시에만 대처하면 그 외에는 일이 별로 없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지만 사실상 그렇지않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2월 터진 구제역업무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것. 즉 방역 및 살처분은 위기만 넘긴 것일 뿐 상황이 완전 종식된 것이 아니고 백신접종, 접종결과 확인, 발생농장 위생 확인, 재입식 농장 관리, 매몰지 관리 등 업무가 계속되고 있다.

이같은 방역계의 근무여건은 근무자들에게 심적 부담감을 줄뿐만 아니라 근무 만족도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

군 행정계에서도 방역계 업무 과중을 인식하고 수의직 공석을 채우기 위해 충북도에 수의직을 요구하고 있고 신규시험으로 채용하는 것도 요청해놓은 상황이다.

그러나 공직에 대한 수의사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는 것이 군내에서 가축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수의사들의 전언이다. 왜냐하면 방역업무가 과로사를 유발하는 격무가 반복되고 공직 특성상 근평에서 불리하고 또 붙박이 근무, 승진 제약으로 인해 공직보다는 개업이나 임상에 쏠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

따라서 가축왕국인 보은군이 최소 4명의 수의직을 둬야하는 것은 고사하고 현재 공석인 1명 조차도 채우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근평에 인센티브를 반영하는 등 사기진작 방안이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인사부서의 전향적인 제도 개선 등이 요구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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