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화석의 숨결을 느끼고 오다
나무 화석의 숨결을 느끼고 오다
  • 편집부
  • 승인 2017.08.17 10:28
  • 호수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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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7일 가족들이 방문한 김천의 인동 화석박물관에서 특별함을 경험했다. 어렸을 때부터 화석이나 공룡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화석 박물관이라는 명칭만 보고 고민 없이 경북 김천의 목적지로 향했다.

그러나 동양 최대의 화석 박물관이라고 했던 인동 화석 박물관은 철문으로 굳게 닫혀있었다. 철문 위에는 '확장 이전 관람객은 문의 주세요.' 라고 적혀있어서 전화로 방문 목적을 알리고 들어간 박물관은 생각보다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었지만 오랫동안 방문객이 없었음이 느껴졌다. 박물관을 관리하는 것 같은 아주머니 한 분이 "원래 김천시에서 지원을 해주기로 해서 개장을 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시장이 바뀌면서 지원을 해주지 않았다"며 문을 닫고 있는 상황에 대해 설명해줬다.

인동 화석 박물관 관장은 인체 파동원리에 대한 연구를 최초로 하신 분으로 인동은 그 분의 호라고 한다. 관장님은 지식들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자신이 수집한 역사물품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수련시설 겸 전시관을 지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지금은 김천시가 아닌 다른 곳으로 확장이전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물론 관람객이 오면 전시관은 관람할 수 있었다. 전시품은 중구난방으로 자리 잡고 있었지만 평범한 동물이나 식물 화석이 아닌 나무 화석이어서 그 자체만으로도 특별함이 느껴졌다.

이곳에 전시된 전시품은 '아끽' 바로 보석화 된 나무화석이었다. 암모나이트 화석, 삼엽충 화석들이 땅 속에 오랫동안 있었던 것과 비슷하게 나무가 오랜 시간동안 땅속 흙 성분에 들어있는 여러 광물질들을 흡수해 보석화가 되는데 주로 인도네시아에서 발굴된다고 했다. 전시관 내에는 그런 크고 작은 아끽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가장 눈에 띄었던 것들을 몇 개 소개하자면 3개로 나뉘어져서 전시 되고 있는 1톤짜리 규화목들이 그 중 하나인데 이 규화목들 중 검은색 바탕에 가운데 흰색 줄이 가장 선명한 규화목은 그 자체에서 음이온과 더불어 여러 가지 이온 물질들이 많이 방출 돼서 규화목 위에 손바닥을 대고 있으면 신체에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전시관을 반으로 가르는 약 13m 나무 화석도 있었고 각양각색의 나무 모양에 짱구, 태아, 고통과 같은 특별한 이름을 붙인 작품들도 웃음을 짓게 했다. 중국에서 수입한 수산 전황석 침대 유물은 약 1,100억 원에 육박하는 고가의 작품이라고 하는데, 돌 표면을 파내고 다듬어서 불상을 표현한 것이다. 물론 이런 나무 화석이나 돌 화석뿐만 아니라 다양한 수집품들 많았다. 내가 온힘을 다해도 들 수 없었던 운석 조각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1톤이 넘었다. 악어, 부엉이, 호랑이 같은 동물 박제들과 나뭇잎, 암모나이트 화석들도 전시관 내에 한 자리 잡고 있었다.

전시품에 대한 아주 세세한 설명을 듣지 못해 안타까웠지만 무엇보다 나무 화석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화석을 볼 수 있어서 정말 감명 깊었다.

우리 가족은 "확장 이전 하면 꼭 가봐야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진심으로 느낀 것 인데 공룡 발자국, 동물 화석들 위주로 전시하는 다른 평범한 화석 박물관과 다르게 전시 소재자체가 나무 화석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신선하고 특별했었다.

인동 화석 박물관을 보고 아끽의 중요성이 새삼 느껴졌다.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아끽(나무화석)에 대한 수출을 막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는 인동 박물관처럼 많은 양의 나무화석을 구할 수도 없을뿐더러 현재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이 분야에 대한 문화상품, 관광상품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하니 하루빨리 인동화석박물관이 자리잡아 대한민국만의 화석 박물관이 되었으면 한다.

박희태(보은고 2)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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